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2020; 30(1): 89-110
Published online February 28, 2020 https://doi.org/10.29275/jerm.2020.02.30.1.89
Copyright © Korea Society of Education Studies in Mathematics.
Myoung Hwa Lee1, Sun Hee Kim2
Correspondence to:1) 이 논문은 이명화의 박사학위논문의 내용 일부를 요약, 정리한 것임
†corresponding author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analyze the abduction in mathematical problem-posing and problem-solving activities. Abduction is more concerned with creating new things than deduction and inductive reasoning. According to the student"s rules, abduction are classified as selective and creative. Selective abduction is again classified into ‘manipulative selective abduction’ and ‘theoretical selective abduction’. Creative abduction is again classified into ‘little creative abduction’ at the level of mathematics in school and ‘big creative abduction’ at the level of academic mathematics. Four middle school sophomore students performed problem-posing activities on four tasks. As for the results of analysis on abduction types by problem-posing stages, all four abduction types were observed. But at the problem-solving stages, manipulative selective abduction and theoretical selective abduction were frequently used, while creative abduction was never used. Thus, for the education of mathematical creativity, deepening and expanding problem-posing is necessary that all the type of abduction has been expressed in the problem-posing activity.
Keywordsproblem posing, problem solving, abduction, Toulmin model
쏟아지는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의 구성원들은 몇 가지의 지식을 알고 폐쇄적인 문제의 정답을 찾는 것보다 상황에 적절한 질문을 하고 의미 있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이에 UNESCO(2012)는 수학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기본 역량 8가지 중하나로 문제 만들기(posing) 역량을 제시하였고,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도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수ㆍ학습 방법으로 문제 만들기를 제안하고 있다. Kim(2005)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보다 문제를 만드는 능력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데 더 많은 공헌을 하기 때문에 문제를 만드는 활동이 수학적 창의성을 신장시키기 위한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기법이라고 하였다. 수학에서 발견의 중요성, 학생들의 창의적인 수학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의 향상을 위한 도구로서의 문제 만들기 활동의 연구만이 아닌, 문제 만들기자체의 필요성, 효과를 분석한 연구가 필요하다.
문제 만들기에 대한 최근 연구는 문제 만들기를 통한 문제 해결 향상에 관한 연구(Ko & Jeon, 2009; Lee & Bang, 2015; Jung & Park, 2010; Cho & Paik, 2009), 초등 교사들의 문제 만들기활동 지도에 관한 연구(Goldberg, Cai, Peppa, Dardaine, Baliga, Uribarri, & Vlassara, 2004), 수학 예비 교사들의 문제 만들기에 대한 인식과 수업에서 활용에 관한 연구(Noh, 2017; Noh & Ko & Huh, 2016; Lee & Kim, 2018; Huh & Shin, 2013), 수학영재들의 문제 만들기 활동에 관한분석(Kim, 2013; Na, 2017; Lee & Kim, 2016; Lee & Song, 2013), 초등학생들의 문제 만들기활동에 관한 분석(Lee, 2012), 교과서 문제 만들기 문항에 대한 분석(Ko, 2014; Choi & Mok, 2011) 등이 있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가장 많고 중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미흡한 편이다. 내용적인 측면으로는 문제 해결역량 향상을 위한 교수ㆍ학습 방법으로서의 문제 만들기를 연구한 논문이 많다. 또한, 문제 만들기 자체의 효과를 강조한 선행연구는 대체로 문제 만들기 활동 이후 학습자의 설문이나 면담을 분석하거나 학생이 만든 문제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Lee, 2020, p. 3). Lee(2017)는 선행 연구가 학생들이 문제를 만드는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지 못하여 각 단계가 어떻게 관련 있는지, 나타난 특징이 어떠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하였다. 즉문제 만들기와 관련된 선행연구들은 학생이 만든 문제라는 결과물을 분석하였으나 학생이 문제 만들기 상황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는지, 왜 그런 아이디어가 생성되었는지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문제 만들기 활동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학생들이 문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사고와 추론을 하는지 심층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Augustus de Morgan(1866)은 “수학적 발견의원동력은 논리적인 추론이 아닌 상상력이다.”고하였다(Mann, 2006, p.236에서 재인용).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학적 추론으로 연역과 귀납을 인지하고 있으나 학생들이 새로운 문제를 만들 때 떠오르는 짐작이나 최초의 아이디어와 같은 것들은 연역이나 귀납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므로 학생들의 짐작이나 추측의 개연적 추론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Peirce가 제시한 가추(abduction)는 주어진 현상이나 문제에 대한 가장그럴듯한 설명을 할 수 있는 가설을 발견하여 제시하는 추론법이다(CP 5.171). 가추는 창의적사고의 논리라고 간주될 수 있는데, 그럴듯하고설득력 있는 가설의 발견을 위한 창의성과 통찰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Kang & Lee, 2014). 가추는 결과로부터 사례에 대한 가설을 세워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알아내는 방법으로서(Kim & Lee, 2002), 학생들의 창의성을 고려할 때 연역과 귀납보다 더 가치 있는 추론이다. 이에 본연구는 학생들이 문제를 만들고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각 과정에서 어떤 것을 짐작하고 떠올리는지 학생들의 가추를 통해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문제 해결에 비하여 문제 만들기가 새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더 유발할 수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제 만들기 과정에 나타난 가추는 무엇인가?
둘째, 문제 해결 과정에 나타난 가추는 무엇인가?
문제 만들기는 problem posing(Brown & Walter, 2005)을 번역한 것으로 문제 설정, 문제 제기로번역되기도 한다. Silver(1994)는 문제 만들기를정보, 상황, 경험 등 주어진 조건에 기초하여 새로운 문제를 생성(generation)하거나 주어진 문제를 기초로 하여 문제를 재구성(re-formulation)하는 것이라고 하였고, Stickles(2006)는 주어진 상황이나 배경으로부터 문제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 하였다.
Brown & Walter(2005)는 문제 만들기를 주어진 것을 수용하기(accepting)와 주어진 것에 도전하기(What if not)의 두 단계로 나누었는데, ‘주어진 것을 수용하기’는 문제를 탐구하는 과정에서주어진 조건이나 상황 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단계이고, ‘주어진 것에 도전하기(What-if-Not전략)’는 주어진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도전함으로써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단계이다. Lee(2012)는 수학 수업에서 문제 만들기 활동 결과를 이용하여 초등학생들의 수학적 창의성을 분석하면서 문제 만들기 활동 단계를 문제 제시 및 풀이, 속성 나열하기, what if not 전략 구사, 문제 만들기, 정리로 나누었다. Mumford, Mobley, Reiter-Palmon, Uhlman, & Doares(1991)은 문제 발견의 과정을 문제를 구성하는 과정으로 보고, 그 과정을 ‘범주화(category search) - 정보색인(information encording) - 문제 구성(problem construction)’으로 제시하였다(Kim & Seo & Park, 2017, p. 19). 러시아의 심리학자인 Rubinshtein (1989)은 인간의 “사고 과정은 무엇보다도 분석과 분석하여 얻어진 것들의 종합을 꼽을 수 있다. 그 다음에는 분석과 종합의 산물인 추상화와일반화이다. 이들 과정의 규칙성과 이들의 상호관계는 사고 과정의 바탕이 되는 내적 규칙성이다”라고 하였다(Lee, 2020, p. 15). Mumford et al.(1991)과 Rubinshtein(1989)의 의견을 종합하면문제 만들기는 관찰한 자료를 분석하고 이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학생이 만든 문제의 정당성을 보이기 위한 문제 해결은 문제 만들기에 비해 많은 선행 연구가 있다. Schoenfeld(1980)는 문제 해결 과정을문제 분석과 이해, 해결 계획, 해 구하기, 확인네 단계로 제시하였다. Pólya(1957)은 문제 해결의 과정을 문제 이해, 계획 수립, 계획 실행, 반성의 네 단계로 나누었다. Merrifield, Guilford, Christensen, & Frick (1962)는 준비, 분석, 산출,검증, 재적용으로 나누었고, KEDI(1989)는 문제의식, 문제 이해, 계획 수립, 계획 실행, 반성으로 나누었다. 이 외에도 학자들마다 자신의 연구에 따라 문제 해결 과정을 제시하였다.
학생의 문제 만들기 활동은 주어진 정보에 기초하여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자신이 만든 문제가 옳은지 검증하기 위해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므로(Lee, 2020, p. 7), 문제 만들기와문제 해결을 분리할 수 없다. 본 연구는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어떤 가추가 나타나는지를 분석할 것이므로, 문제 만들기의 과정은 ‘관찰→분석→종합→문제 만들기’로, 문제 해결 과정은 Pólya에 따라 ‘문제 이해→계획→실행→반성’의 단계로 살펴볼 것이다. 이때 문제 해결은 학생들이 만든 문제의 해결이다.
연역, 귀납과 함께 수학적 추론의 한 형태로제시된 가추는 Peirce에 의해 제안되었다. 가추법은 일반적 규칙과 결과로부터 특정한 사례를 도출하는 종합 추리로(CP 2.623), 엄격한 논리적형식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운 개연적인 추론 방법이다. 또한, 전제가 결론을 부분적으로나마지지하는 상황에서 전제들이 논리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내용을 넘어선 결론을 도출하게 한다는 점에서 확장적인(ampliative) 추론 방법이다(Magnani, 2001; Psillos, 2000).
연역은 사례와 규칙에 의해 결과를, 귀납은 사례와 결과로부터 규칙을 찾아내지만, 가추는 규칙, 결과로부터 사례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는 추론이다. 여기서 결과는 자료에서 제시하는 정보와 같은 사실, 관찰로 얻어진 사실이며, 가추를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 사례가 그 다음 가추에서 결과가 되기도 한다(Lee, 2020, p. 46). 규칙은 수학의 정리와 같이 ‘p이면 q이다’와 같은일반적 진리나 명제, 그리고 관찰된 자료를 보고새롭게 떠올린 아이디어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인 경험, 설명, 영감, 행동을 말한다. 사례는 관찰로 얻어진 정보나 사실로, 가추에서는 학생들의 새로운 아이디어, 가정, 주장을 포함한다(Lee, 2020, p. 46).
Peirce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올바로 가추할 수있는 천부적 능력이 있다. 마치 병아리가 알에서깨어나자마자 모이를 쪼아 먹을 수 있는 능력이나 새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처럼 자연 본능에 가깝다(Eco & Sebeok, 2015, p. 360). 그러나 수학에서의 가추는 학생들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 보는 활동에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만드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불완전한 문제를 제시하거나 아예 문제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문제를해결하는 방법을 바로 찾아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문제를 이해하는 키워드도 찾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 이는 새로운 사례를 추측하는 데 근거가 되는 규칙의 활용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규칙에 대한 지식은 축적된 경험에 의해서 주어진다. 만약 같은 것을 보고 서로 다른 것을 느끼거나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주어진 ‘결과’에 경험에 따른 상이한 ‘규칙’을 적용하기 때문이다(Eco & Sebeok, 2015, p. 362). 교사는 모든 학생들이 올바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완성도높은 문제를 만들 수 있도록 돕기를 원한다. 그러나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였는지에 관한 설명이나, 어떻게 하여 그런 문제를 만들었는지에 관한 설명은 문제 해결 과정이나 새롭게 만든 문제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결과물이 나오기 이전의 추측들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Lee, 2020, p. 39).
선행연구에서 가추 유형은 추론 과정에서 규칙이 단 하나 존재하거나 여러 규칙 중 하나를 선택하는 등 규칙의 수에 따라 정해졌다(Eco, 1983; Pedemonte & Reid, 2011; Lee & Kahng, 2013). 이는 문항을 분석하거나 과제를 제시하는교사에게 용이하지만, 규칙을 찾아야 하는 학생에게는 자신이 만들 ‘규칙의 수’보다 어떤 종류의 규칙을 떠올리거나 만들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더 필요하다. 즉 학생은 규칙의 개수보다는이전 지식에서 각 상황에 맞는 규칙을 선택하여 사용하거나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가추를 해야 하므로, 어떤 규칙인가가 더 중요하다.
가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가설을 상정하는 데 관건이 되는 것은 규칙을 어떻게 추리해내는가 하는 것이다(Lee, 2020, p. 35). 가추에서 규칙으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고, 이중 적절한 것을 발견하거나 창안해 내는 추론자의 역할이 중요하다(Haig, 2005; Oh, 2006; Thagard, 2010). Oh(2006)는 가추가 어떤 현상을설명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활용 가능한 다양한 규칙들 중에서 가장 유력한 것을 선택하거나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규칙을 창안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Magnani(2004)는 가추를 이론적 가추(theoretical abduction), 조작적 가추(manipulative abduction), 시각적 가추(visual abduction)로 구분하였다. 이론적 가추는 설명적 가설이 생성되고 평가되는 추론 과정으로 어떤 사실 또는 법칙(혹은 두 가지모두) 그리고 새로운 현상 또는 관찰을 설명하거나 발견하는 그럴듯한 진술들을 만드는 가설들을 추론하는 과정이다(Lee, 2020, p. 36). 조작적 가추는 행동(doing)을 통하거나 행동에 대해사고할 때 추론자들의 행위를 강조하는 추론이다. 단순하고 특수한 형태의 시각적 현상으로 추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시각적 가추라 한다. Magnani(2004)는 또한 이론적 가추를 모델 기반가추(model based abduction)와 명제적 가추(sentential abduction)로 구분하였다. 모델 기반 가추는 모델을 통해 규칙이나 사례를 제안하는 사고 과정을 뜻한다. 명제적 가추는 문장(명제)의형식으로 표현된 가추이다.
가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결과에 대해 어떤 규칙에 근거하여 사례를 도출하는지가 중요하므로, 본 연구는 가추를 규칙 상정에 따라 분류하고자 한다. 여기서 규칙은 ‘p이면 q이다.’의명제뿐 아니라 Magnani(2004)의 조작적 가추처럼시각, 후각, 촉각, 청각, 미각, 운동 감각적인 것들, 수학의 방정식, 물리적 모델, 컴퓨터 모델 등의 비언어적인 표상일 수도 있다(Magnani, 2006; Thagard, 2010; Oh, 2016). Eco(1983), Pedemonte & Reid(2011)는 가추를 기본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규칙에서 선택하느냐와 새로운 규칙을 만드느냐의 두 가지로 구분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학생이 가추에서 규칙을 상정하는 것을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즉 학생이 기존에알고 있던 것에서 규칙을 선택하는 경우를 ‘선택적 가추(Selective abduction)’로, 알지 못하는지식을 규칙으로 창조하여 추측하는 경우를 ‘창의적 가추(Creative abduction)’로 본다(Lee, 2020, p. 40). 이미 알고 있는 것에서 규칙을 선택하는선택적 가추는 조작적 가추(Manipulative selective abduction)와 이론적 가추(Theoretical selective abduction)로 구분한다. 조작적 가추는 가추를 형성하는 규칙이 지식이 아닌 직관적, 비언어적으로 표현되는 경우의 추론으로, 직관적이거나 조작적으로 자동적 혹은 반자동적으로 행하는 행동을 의미하고, 이론적 가추는 가추를 형성하는규칙이 지식인 경우의 추론을 의미한다(Lee, 2020, p. 41).
창의적 가추는 학생이 배우지 못한 것을 생각해 내거나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을 떠올리거나 발명하여 규칙으로 삼는 것으로, 이미 알고 있는지식을 떠올려 선택하는 선택적 가추에 비해 더 창의적이다. 학생의 창의적 가추에서는 학생이이미 세상에 존재하지만 아직 배우지 못해 알지 못하는 규칙을 발견한 경우와 실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서 학생이 알지 못하는 규칙을 발명하거나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을 생각한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전자를 ‘학교수학 수준에서의 창의적 가추(Little creative abduction)’로, 후자를 ‘학문적 수학 수준에서의 창의적 가추(Big creative abduction)’로 부를 것이다(Lee, 2020, p. 42).
본 연구에서 가추의 유형은 Figure 1과 같다.
논증에 대한 Toulmin 모델은 수학적 논증을분류할 때나 논증의 질을 평가할 때 사용되며(Inglis, Mejia-Ramos, & Simpson, 2007; Pedemonte, 2007; Weber & Alcock, 2005), 논증 과정에서 가정과 결론의 상호작용 구조를 판단하는 데 효과적인 분석틀이다(Osborne, Erduran, & Simon, 2004; Stephan & Rasmussen, 2002). 교사와 학생들의 논증 과정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 담화를 분석하는 유용한 도구도 될 수 있다(Furtak, Hardy, Beinbrech, Shavelson, & Shemwell, 2010; Inglis, Mejia-Ramos, & Simpson, 2007; Jimenez-Aleixandre, Rodriguez, & Duschlet, 2000; Simon, Osborne & Erduran,, 2003; Yackel, 2001). 특히, Toulmin의 모델은 Peirce의 추론 유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적합하다(Pease & Aberdein, 2011). 따라서 본 연구는 Toulmin의 모델을 분석 도구로 사용하여 학생들의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에서 나타난 추론, 특히 가추를분석하고자 한다.
Conner, Singletary, Smith, Wagner & Francisco (2014)는 가추를 Toulmin의 모델에 적용시켜
질적 연구방법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상황에서 연구 참여자의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여 복잡한 상황에 대한 묘사를 바탕으로 한다. 이를 통해 특정 주제가 연구 참여자에게 지니는 의미를 파악하는 데 적용된다(Crerwell, 2014). 본 연구는 학생의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에서 나타나는 가추 유형을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질적 연구방법을 선택하였다. 특히, 둘또는 그 이상의 연구 참여자나 장소, 상황, 또는문서보관소를 연구하는 다중사례연구(multicase studies)로, 네 명의 학생에게 네 개의 과제를 제시하고 사례연구를 수행한 다음 비교와 대조를 실시하여야 하므로 본 연구는 비교사례연구를 수행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은 연구자 중 한 명이 지도하고 있는 농·산촌형 벽지 지역에 소재한 공립 중학교 2학년 남학생 2명, 여학생 2명으로 총 4명이다. 이들은 이전에 문제 만들기 활동을 경험해보지 않은 학생들이다.
학생 K는 남학생으로 학업성취도가 높고 수업시간에 다양한 질문을 하는 학생이다. 수학 개념을 설명할 때 수준 높은 질문을 하고 개념 간의 관련성을 연결하여 설명하면 이해가 빠르다. 문제를 해결할 때도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며, 학생이 해결한 방법 이외의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교사의 말에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학생이다. 수학에 대한 흥미나과제집착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학생 L은 남학생으로 수학에 대한 흥미가 높고 학업성취도가 높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높고 수학을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과제집착력이 높아서 주어진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수업 시간에 새로운 개념에 대해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제시된 문제에 대하여 정형화된 풀이 이외에도 새로운 풀이법을 제시하거나 수학적이지 않더라도 문제에서 제시한 조건의 공통되는 규칙을 찾아 해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궁금증이 많은 학생으로 수업 시간에 질문이 많은 편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여러 분야가 통합된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어렵고 힘들어하지만, 학생 L은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인다. 앞으로수학 교사가 되고 싶다는 장래 희망을 갖고 있다.
학생 H는 꼼꼼한 성격으로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학업성취도가 높은 여학생이다. 문제 해결 과정을 주변 친구들에게 잘설명해주며 서술형 평가 시 문제 해결 과정을 빠짐없이 잘 적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수학 수업 시간에 진행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이 해결한 과정을 학생들 앞에서 설명하는 것도 어려워하지 않고 해낸다.
학생 C는 나머지 세 학생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높지 않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여학생이다. 수줍음이 많아 학생들 앞에서 문제를 설명하거나 해결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만 수업 시간에 성실히 참여하며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수학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수업 시간에 대답하는 빈도와 서술형 평가의 점수가 높아지고 있으며, 수학에 대한 자신감도 점점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평소 수업 때 접해보지 않은 문제 만들기 활동을 접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떠올린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만든 과정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본 연구의 초점이 문제 만들기 활동에서학생의 가추를 확인하는 것이므로 학생들이 스스럼없이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에 학생들이 연구자와 서먹하거나 연구자를 어려워한다면 자신의 생각을 쉽게 표현하지 않을 것이므로 래포가 잘 형성되어 있는 학생들로 구성하였다. 이는 연구의 초점과 관련된 현상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질적 연구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Strauss& Corbin, 1998; Wolcott, 1994).
본 연구는 학생들에게 문제 만들기와 해결 과제를 4가지로 제시하였다. 과제 선정의 기준은학생들의 다양한 가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전략이나 다양한 산출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문제 만들기에 대한 선행연구인 Brown & Walter(2005)의 권고에 따라 다양한 문제 만들기가 나올 수 있는 과제를 선정하였다. Brown & Walter(2005)는 더 이상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주 간단한 상황이나, 수학 문제인지 아닌지, 수학 문제를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는, 무엇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의미 있다고 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학생들에게 상황만 제시한 과제를 2개 주었다. 하나는 실생활 상황만 준것이고, 하나는 패턴을 제시한 상황이다. 그리고 Brown & Walter(2005)가 문제를 일단 풀어봐야풀기 전에 깨닫지 못했던 문제와 관련된 일련의 새로운 질문이나 문제를 제기할 위치에 설 수 있다고 한 것처럼, 정형 문제와 학생들이 생소한비정형 문제를 제시하여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해결하도록 하는 과제를 제시하였다. 학생들에게제시한 과제는 <부록 1>에 있다.
문제 만들기 과제를 설계하고 설계한 과제를 수학 교사에게 검토 받아 수정·보완 후 완성된과제를 각 학생에게 제시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의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하였고, 개인적인 일정을 고려하여 학생이 동의하는 시간으로 실험 시간을 정하였다. 네 학생 모두 개별적으로 과제를 수행하였다. 학생에게 네 과제 중한 개를 제시하고 학생이 과제 수행을 모두 마치면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학생은 과제 수행을 하면서 자신의 활동을 되도록 말로 소리 내도록 하였다. 과제마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만들면서 말로 표현하지 않은 경우 활동 후 자신의 활동을 설명하도록 하였다. 또한 활동지에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자세히 표현하도록 하였다. 전체 과제를 해결한 이후 문제를 만들거나 해결한 과정에 대해 설명하도록 연구자와 인터뷰를 하였다. 한 학생이 모든 과제를 마무리 짓는데 대략 2시간이 걸렸고, 학생마다 과제마다 소요된 시간은 개인 차이가 있었다. 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략 2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자료의 출처를 다양화하기 위해 관찰, 인터뷰, 문서 등 자료 수집 방법을 모두 동원하였다. 학생 활동 전 과정을 관찰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녹화하였으며 활동 중 하는 모든 말을 녹음한 뒤 전사하였다. 이때 실험을 기록하기 위해 보이스리코더, 캠코더, 사진기를 사용하였다. 학생이 활동할 때, 연구자는 관찰자로서 연구가 진행되는동안 발생하는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과 분위기, 느낌 등을 관찰하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메모하였다. 실험 직후 연구자는 학생의 활동 과정을담은 촬영 영상과 음성파일을 반복하여 보고 들으며 모든 활동을 전사하였다. 또한, 학생들의 활동지는 모두 스캔하였으며, 활동 중 일어난 교사와 학생의 질문과 답변, 활동이 끝난 후 이루어진 인터뷰 내용도 녹음한 뒤 모두 전사하였다.
영상과 녹음된 음성파일을 기본으로 전사하였고, 학생이 활동지에 표현한 그림이나 글씨도 전사 자료에 표현하였다. 또한 연구자가 관찰한 학생의 표현이나 느낌을 전사 자료에 괄호로 표시하여 표현하였다. 영상 자료와 녹취록, 활동지에기록된 사항을 모두 전사한 이후 학생이 문제를 만들거나 해결하면서 나타낸 가추를 도출하였다.
자료의 분석은 반복적 비교 분석법을 활용하여 질적인 방식을 취하였다. 수집된 자료에 대한개방코딩, 범주화, 범주확인 단계를 밟았다. 즉, 개방코딩으로 수집된 전사본과 활동지로부터 학생들이 문제를 만들면서 제시하는 아이디어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교화하는 과정들을 결과-규칙-사례로 분류하고 Toulmin틀을 활용하여 추론 과정을 살폈다. 또, Toulmin틀, 전사자료, 활동지를 반복적으로 비교 분석하여 결과를 확정하였다. 다음으로 Toulmin틀에 제시된 가추를 확인하고 각 상황에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 사용한 규칙에 따라 가추 유형별로 범주화하였다. 이렇게 세분화된 범주를 다시 전사 자료에 비추어 검토하여 분석 결과가 학생의 추론 내용을 충실하고 신뢰할 수 있게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다중사례연구는 단일사례연구에 비하여 연구결과의 타당성을 훨씬 강하게 확보할 수 있다 (Eilbert & Lafronza, 2005; Hanna, 2005). 따라서 본 연구는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위해 다중사례연구를 선택하고 네 개의 과제를 네 명의 학생에게 제시하여 총 16개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자료 분석 시 풍부하고 밀도 높은 서술을 하여 연구의 내적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였다. 또한, 서술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수학교육학 박사 1명, 박사과정 수료자 1명에게 검토를 받아 동료점검(Creswell, 2009)을 수행하였다. 해석 결과가동료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은 경우, 논의를 통해해석 결과에 대한 조정을 거쳐 수정 및 보완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어떠한 규칙을 떠올리느냐에 따라 학생들이 문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가추 유형이 나타났다. 실생활 상황을 제시한 과제에 대한 문제 만들기 과정의 한 예를 보면, ‘100L의 물탱크에 현재 40L의 물이 들어 있다.’는 상황을 제시한 과제에 대해 학생 K는 제시된 문제 상황을관찰하고 물탱크에 물을 채우거나 빼는 경험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만들었다.
학생 K의 문제 만들기와 비슷하게 학생 L도 ‘1분에 1L씩 넣어서 꽉 채운다면 몇 분이 걸릴것인가?’라는 문제를 만들었다. 학생 H도 ‘전체용량이 100L인 물탱크에 물 40L가 들어있다. 이물탱크에 2분에 3L씩 물을 채울 때, 전체 용량이 100L인 물탱크의 물이 꽉 차려면 몇 분 동안물을 채워야 하는지 구하시오.’라는 문제를 만들었다. 상황만 제시한 물탱크 문제의 경우 조건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단계에서 학생들은 조작적 가추를 사용하였다.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문제를 만드는 단계에서는 조작적 가추와 이론적 가추를 사용하였다. 학생들이 문제를 만들기 위해추가한 조건들은
Table 1 The different rules set forth by the students when the situation was presented (Lee, 2020, p. 82)
학생 | 학생들이 만든 조건 | 가추 |
---|---|---|
K | 1. 1분에 2L씩 추가할 수 있다. 2. 1분에 1L씩 뺄 수 있다. 3. 구멍이 뚫려 1분에 1L씩 빠짐. 4. 8L짜리 바구니, 3L짜리 바구니. | 이론적 조작적 이론적 이론적 |
H | 1. 2분에 3L씩 채운다. 2. 1분에 2L씩 뺀다. 3. 40L의 물을 친구들에게 나눔. | 이론적 조작적 이론적 |
L | 1. 1분에 1L씩 채운다. 2. 1분에 1L씩 뺀다. 3. 10분에 100ML씩 증발한다. 4. 40L의 물과 함께 갇혔다. | 이론적 조작적 이론적 이론적 |
C | 1. 물탱크의 모양은 원기둥이다. 2. 물탱크의 모양은 직육면체이다. | 이론적 이론적 |
본 연구에서 제시한 네 과제의 문제 만들기 과정에서 나타난 학생들의 가추는 차이가 있었다. 네 가지 과제에 대한 문제 만들기 활동의 각과정에서 주로 사용된 가추 유형을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Table 2 The type of abduction generally used in stages of problem posing (Lee, 2020, p. 84)
단계 | 관찰 → 분석 | 분석 → 종합 | 종합 → 문제 만들기 |
---|---|---|---|
과제 | |||
정형화 | 조작적 | 조작적 이론적 | 이론적 창의적 |
비정형 | 조작적 | 조작적 | 이론적 창의적 |
실생활 상황 | 조작적 이론적 | 조작적 이론적 | 조작적 이론적 |
패턴 상황 | 조작적 | 조작적 | 조작적 창의적 |
문제 만들기 과정별로 나타난 가추를 분석해보면, 관찰에서 분석으로의 단계에서 학생들은제시된 문제나 상황에서 관찰한 조건들을 바탕으로 문제를 만드는 데 사용할 규칙이 될 자원들을 분석할 때 주로 조작적 가추를 사용하였다. 문제에서 관찰한 조건을 자신이 만들 문제의 대상으로 인식하여 규칙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제시된 그림을 숫자로 표현하는 행동이나 그림의 일반적인 패턴을 찾아내고, 제시된 상황의 역반례를 생각하는 등의 형태가 나타났다. 이처럼문제를 만들기 위한 가추에 동원된 규칙은 비이론적인 것이었다. 실생활 문제로 제시된 물탱크문제에서는 조작적 가추 이외의 이론적 가추도 발현되었다. 이때 이론적 가추는 수학적 지식이아닌 물탱크를 채우는 일상생활의 경험적 지식을 사용한 경우였다.
분석에서 종합으로의 단계에서는 조작적 가추, 이론적 가추가 주로 나타났다. 이 단계에서는 문제에서 분석한 조건을 수학적 대상으로 인식하여 선택하는 행동이나 문제에 제시된 그림의 패턴 찾기, 이전의 비슷한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기능한 조건을 사용하여 현재 주어진 상황을 설명하는 등의 행동이 많이 나타났다. 그리고 수학문제를 만들기 위한 규칙을 상정하는 단계이므로 수학적 지식을 사용하는 이론적 가추를 많이 사용하였다. 모든 과제에서 조작적 가추가 다수발현되었고, 정형화된 문제로 제시한 일차함수문제와 실생활 상황을 제시한 물탱크 문제에서 이론적 가추가 발현되었다. 이때 정형화된 문제에서는 수학적 지식을 규칙으로 사용한 가추가 나타났고, 실생활 상황을 제시한 문제에서는 경험적 지식을 규칙으로 사용한 가추가 나타났다.
종합에서 문제 만들기로의 단계에서는 가추의 모든 유형이 나타났으나 이론적 가추와 창의적 가추가 주로 나타났다. 이론적 가추는 수학적 지식이나 경험적 지식을 사용하여 문제를 만든 경우이다. 창의적 가추로 분류한 경우는 제시된 문제 영역 이외의 수학적 지식을 재구성하여 문제를 만들거나 구체화된 내용을 바탕으로 공식을 만드는 형식화 활동으로 문제를 만든 경우이다. 정형화된 일차함수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단원의 수학적 내용을 연결하여 규칙을 상정하는 가추를 사용하여 창의적 가추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정형화된 문제에서 제시된 문제는 일차함수문제로 일차함수와
또한, 비정형 문제와 패턴 상황을 제시한 과제에서는 제시된 구체적인 상황을 일반화와 형식화시켜 제시된 상황을 공식으로 만드는 경우로 창의적 가추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학생 K는패턴상황을 보고 그림의 점들을 수로 표현하여 1,4,6,16⋯을 쓰고 수들이 3,5,7⋯씩 증가한 패턴을 발견한다. 이후 처음 제시한 수들을 제곱수 12, 22, 32, 42⋯로 표현하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증가한 수인 3,5,7⋯를 제곱수의 밑과의 관계를 찾아 형식화시키는 활동을 하였다. 즉, 앞과 뒤의 숫자들 사이에 관계를 발견하고 3=1+2=앞+뒤, 5=2+3=앞+뒤, …이런형태의 구체적인 패턴을 일반화하여 관계식
상황만 주고 문제를 만드는 과제를 제시했을 때, ‘가능한 많이 만들라.’는 문구는 만드는 문제의 ‘양’에 주목하기 쉽다. 그러나 학생들은 주어진 지시에 따라 문제를 계속 만들면서 융통성 있게 더 다양한 규칙들을 선택하거나 창조하였다. 이를 통해 이전 문제보다 상대적으로 수준이높은 문제를 제시하여 문제의 ‘질’을 높였다. 이는 조작적 가추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이론적 가추, 창의적 가추 등 여러 유형의 가추를 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0L짜리 물탱크에 현재 40L가 있다.’라는 상황만 제시한 과제의 경우 처음에는 물탱크를 채우거나 비우는 상황의 물의 양을 구하는 아주 단순한 문제를 제시하는 조작적 가추를 대체로 사용하였지만, 가능한 한 많이 만들라는 요구에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경험적 지식을 동원하여 필요한 조건을 만들어 다양한 문제를 만들어내기 시작하였다. 이때는 경험적 지식이나 타교과 지식을 사용하는 이론적 가추를 대체로 사용하였다.
반면 정형화된 과제와 비정형화된 과제를 제시하고 제시된 과제와 해결방법이 비슷한 문제를 만들도록 안내된 과제에서는 ‘가능한 한 많이만들라.’는 지시가 없었다. 학생들은 제시된문제의 조건을 대상으로 인식하는 조작적 가추를 사용하여 숫자만 바꾸어 문제를 한 가지만만들었다. 문제를 다 만들었다는 학생에게 연구자는 ‘다 만든 건가요? 더 만들 수 있는 다른 문제는 없나요?’라고 질문하였다. 이에 학생들은다시 문제를 관찰하고 추가의 문제를 만들면서이론적 가추, 창의적 가추를 발현하였다. ‘가능한 한 많이 만들어 보아라.’라는 요구가 유창성과 융통성의 창의성을 유도하여 문제의 양과 질에 기여하였다. 이때 학생들의 가추도 다양하게발현되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실생활 상황을 제시하였을 때의 추론 과정을 Toulmin틀에 나타내어살펴본다.
비정형화된 과제에서는 단계마다 성냥개비가 일정하게 늘어난다는 패턴을 발견하는 조작적 가추와 만든 관계식에 수치를 대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수학적 지식을 활용한 이론적 가추가 발현되었다. 정형 문제에서는 제시된 일차함수문제에 대해 기울기를 찾고, x절편, y절편을 구하고, 삼각형의 넓이 구하는 공식을 사용하는 등수학적 지식을 사용하는 이론적 가추가 주를 이루었다. 실생활 상황을 제시한 과제와 패턴상황을 제시한 과제에서는 주어진 상황을 이용하여 만든 문제를 해결하면서 등식의 성질이나 이항과 같은 수학적 지식을 선택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이론적 가추와 자료들 속의 패턴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조작적 가추가 대체로 발현되었다.
과제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주로 사용된 가추 유형을 살펴보면
Table 3 The type of abduction generally used in stages of problem solving (Lee, 2020, p. 105)
단계 | 문제 만들기 → 문제 이해 | 문제 이해 → 계획 | 계획 → 실행 | 실행 → 반성 |
---|---|---|---|---|
과제 | ||||
비정형 | 조작적 | 조작적 이론적 | 이론적 | 이론적 |
정형 | 조작적 | 이론적 | 이론적 | 이론적 |
실생활 상황 | 조작적 | 이론적 | 이론적 | 이론적 |
패턴 상황 | 조작적 | 조작적 | 조작적 | 조작적 |
문제 해결의 경우 창의적 가추는 사용되지 않고 이론적 가추가 대체로 사용되었다. 이때의 이론적 가추는 모두 수학적 지식만을 사용한 것이다. 조작적 가추도 사용되었는데, 제시된 문제의 조건을 대상으로 인식하여 문제 해결의 규칙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일차함수 문제는 제시된 문제 해결 과정이 네 학생 모두 동일하게 수학적 지식을 사용한 추론 과정을 거쳤다. 따라서 문제 해결만으로는 다양한 가추를 기대하기 어렵다.
학생들이 만든 문제를 해결할 때는 대부분 반성의 과정을 거쳤다. 이 반성 과정에서 새로운문제를 제시하기도 하고 자신이 만든 문제의 오류를 해결하는 활동으로 진행되기도 하였다. 자신이 만든 문제의 오류를 찾고 해결하면서 자신이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오류를 바로잡아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연쇄적 문제 만들기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본 연구는 제시된 네 과제에 대해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의 과정마다 일어나는 가추 유형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문제 만들기 모형에서주로 많이 나타나는 가추 유형을 표현하면
본 연구는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에서 학생들의 가추 유형을 살펴보았다. 학생들이 떠올려야 할 규칙의 수에 초점을 맞추어 가추를 분류한 선행연구와 달리 본 연구는 학생의 입장에서 가추를 할 때 어떠한 규칙을 떠올려야 하는지를 바탕으로 가추 유형을 분류하였다는 것과 학생의 문제 만들기 과정별로 나타난 가추를 보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문제 만들기 과정 중 학생들은 관찰에서 분석으로 넘어가는 단계는 조작적 가추를 대체로 사용하였고, 분석에서 종합으로 가는 단계에서는조작적 가추, 이론적 가추를 대체로 사용하였다. 종합에서 문제 만들기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세 가지 가추 유형 모두 나타났다. 다양한 가추가 발현되었다는 결과는 문제 만들기 전체 상황에서 학생들의 떠올리는 규칙이 수학적 지식에 치우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직관적이고 비언어적인 행동을 실행하는 조작적 가추, 수학적 지식과 경험적 지식 및 타 교과 지식 등 다양한 지식을 선택한 이론적 가추, 다른 영역의 지식을결합하거나 형식화, 일반화, 전혀 관련이 없는규칙의 상정으로 창의적 가추가 발현되어 학생들은 새로운 문제를 다양하게 만들어냈다. 문제만들기에서 학생들의 가추는 수학적 창의성을 발현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수학적 창의성교육의 과제로 학생이 문제를 만들어 보는 과제의 선택이 의미가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 해결 과정별 가추 유형을 분석한 결과, 학생들이 만든 문제를 관찰하여 문제 이해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제시된 정보를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상으로 인식하는 조작적 가추가 대체로 발현되었다. 문제 이해에서 계획으로 가는 단계에서는 조작적 가추, 이론적 가추가 주로 나타났고, 계획에서 실행으로 가는 단계에서는 이론적 가추가 주를 이루었다. 실행에서 반성의 단계에서도 수학적 지식을 사용하는 이론적 가추가 나타났다. 따라서 문제 해결 전체 과정에서 이론적 가추가 많이 나타나고 창의적 가추는 일어나지 않았다. 더욱이 문제 해결 과정에서 나타난이론적 가추는 수학적 지식만을 선택하여 규칙으로 상정하는 가추였다. 이는 문제 만들기에서수학적 지식뿐만이 아닌 경험적 지식이나 타 교과지식을 사용하는 다양한 이론적 가추가 발현된 것과 차이가 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창의적 가추가 발현되지 않았다는 것과 이론적 가추도 수학적 지식만을 규칙으로 상정한 가추의 발현만 이루어졌다는 것은 수학적 창의성 교육 연구의 분야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 영역을 넓혀야 함을 시사한다. 교사들이 수학적 창의성 교육의 필요성은느끼지만 학교에서 창의성 교육의 실현은 낮다. 문제 만들기 과제는 교사가 더 쉽고 빠르게 구성하여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가추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추론이라 할 때, 본연구의 결과로 문제 만들기 활동에서 다양한 가추가 발현되었다는 것은 문제 만들기가 수학적 창의성 교육의 한 교수학적 방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문제 만들기가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수·학습 방법으로서 그 역할로 그칠 것이 아니라 수학적 창의성 교육, 개연적 추론인가추 교육의 한 방법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문제 만들기에서 가추를 위한 규칙을 형성하는 데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배경 지식이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실생활 문제로 물탱크에물이 일부 들어 있는 상황을 제시하였을 때 학생마다 자신의 경험적 지식을 사용하는 것에 따라 다른 유형의 문제를 제시하였다. 타 교과 지식을 사용하는 학생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즉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과자신이 새롭게 만든 아이디어들이 정보가 되어 문제 만들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학생들에게 수학 지식 및 다양한 영역의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문제 만들기활동 중에 학생이 문제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교사들이 과제와 관련된 규칙을 제공하여 문제만들기 및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창의적 가추가 발현되지 않고 조작적 가추와 이론적 가추만이 발현된 것은 과제의 종류, 학생의 성향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문제 해결은 학생이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이때학생들이 만든 문제가 대부분 수학 문제이고, 이수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지식을 활용하는 이론적 가추가 발현되는 것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다. 또한, 학생이 만든 문제이므로 문제를 해결하기 전 문제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이미 학생에게는 떠오른 규칙, 알고 있는 규칙으로 문제를 만들었기에 학생의 수준에서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창의적 가추가 발현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문제 만들기에서 자신이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 해결이 아닌 다양한 가추가 발현될 수 있는 문제 해결 과제에 대해서는 창의적 가추가 발현될 수 있다. 따라서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에서 다양한 가추가 발현될 수 있는 과제의 개발이 필요하다.
2020; 30(1): 89-110
Published online February 28, 2020 https://doi.org/10.29275/jerm.2020.02.30.1.89
Copyright © Korea Society of Education Studies in Mathematics.
Myoung Hwa Lee1, Sun Hee Kim2
* Graduate Student, Kangwon National University, South Korea, hahahoho98@nate.com
** Professor, Kangwon National University, South Korea, mathsun@kangwon.ac.kr
Correspondence to:1) 이 논문은 이명화의 박사학위논문의 내용 일부를 요약, 정리한 것임
†corresponding author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analyze the abduction in mathematical problem-posing and problem-solving activities. Abduction is more concerned with creating new things than deduction and inductive reasoning. According to the student"s rules, abduction are classified as selective and creative. Selective abduction is again classified into ‘manipulative selective abduction’ and ‘theoretical selective abduction’. Creative abduction is again classified into ‘little creative abduction’ at the level of mathematics in school and ‘big creative abduction’ at the level of academic mathematics. Four middle school sophomore students performed problem-posing activities on four tasks. As for the results of analysis on abduction types by problem-posing stages, all four abduction types were observed. But at the problem-solving stages, manipulative selective abduction and theoretical selective abduction were frequently used, while creative abduction was never used. Thus, for the education of mathematical creativity, deepening and expanding problem-posing is necessary that all the type of abduction has been expressed in the problem-posing activity.
Keywords: problem posing, problem solving, abduction, Toulmin model
쏟아지는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의 구성원들은 몇 가지의 지식을 알고 폐쇄적인 문제의 정답을 찾는 것보다 상황에 적절한 질문을 하고 의미 있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이에 UNESCO(2012)는 수학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기본 역량 8가지 중하나로 문제 만들기(posing) 역량을 제시하였고,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도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수ㆍ학습 방법으로 문제 만들기를 제안하고 있다. Kim(2005)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보다 문제를 만드는 능력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데 더 많은 공헌을 하기 때문에 문제를 만드는 활동이 수학적 창의성을 신장시키기 위한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기법이라고 하였다. 수학에서 발견의 중요성, 학생들의 창의적인 수학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의 향상을 위한 도구로서의 문제 만들기 활동의 연구만이 아닌, 문제 만들기자체의 필요성, 효과를 분석한 연구가 필요하다.
문제 만들기에 대한 최근 연구는 문제 만들기를 통한 문제 해결 향상에 관한 연구(Ko & Jeon, 2009; Lee & Bang, 2015; Jung & Park, 2010; Cho & Paik, 2009), 초등 교사들의 문제 만들기활동 지도에 관한 연구(Goldberg, Cai, Peppa, Dardaine, Baliga, Uribarri, & Vlassara, 2004), 수학 예비 교사들의 문제 만들기에 대한 인식과 수업에서 활용에 관한 연구(Noh, 2017; Noh & Ko & Huh, 2016; Lee & Kim, 2018; Huh & Shin, 2013), 수학영재들의 문제 만들기 활동에 관한분석(Kim, 2013; Na, 2017; Lee & Kim, 2016; Lee & Song, 2013), 초등학생들의 문제 만들기활동에 관한 분석(Lee, 2012), 교과서 문제 만들기 문항에 대한 분석(Ko, 2014; Choi & Mok, 2011) 등이 있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가장 많고 중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미흡한 편이다. 내용적인 측면으로는 문제 해결역량 향상을 위한 교수ㆍ학습 방법으로서의 문제 만들기를 연구한 논문이 많다. 또한, 문제 만들기 자체의 효과를 강조한 선행연구는 대체로 문제 만들기 활동 이후 학습자의 설문이나 면담을 분석하거나 학생이 만든 문제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Lee, 2020, p. 3). Lee(2017)는 선행 연구가 학생들이 문제를 만드는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지 못하여 각 단계가 어떻게 관련 있는지, 나타난 특징이 어떠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하였다. 즉문제 만들기와 관련된 선행연구들은 학생이 만든 문제라는 결과물을 분석하였으나 학생이 문제 만들기 상황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는지, 왜 그런 아이디어가 생성되었는지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문제 만들기 활동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학생들이 문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사고와 추론을 하는지 심층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Augustus de Morgan(1866)은 “수학적 발견의원동력은 논리적인 추론이 아닌 상상력이다.”고하였다(Mann, 2006, p.236에서 재인용).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학적 추론으로 연역과 귀납을 인지하고 있으나 학생들이 새로운 문제를 만들 때 떠오르는 짐작이나 최초의 아이디어와 같은 것들은 연역이나 귀납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므로 학생들의 짐작이나 추측의 개연적 추론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Peirce가 제시한 가추(abduction)는 주어진 현상이나 문제에 대한 가장그럴듯한 설명을 할 수 있는 가설을 발견하여 제시하는 추론법이다(CP 5.171). 가추는 창의적사고의 논리라고 간주될 수 있는데, 그럴듯하고설득력 있는 가설의 발견을 위한 창의성과 통찰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Kang & Lee, 2014). 가추는 결과로부터 사례에 대한 가설을 세워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알아내는 방법으로서(Kim & Lee, 2002), 학생들의 창의성을 고려할 때 연역과 귀납보다 더 가치 있는 추론이다. 이에 본연구는 학생들이 문제를 만들고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각 과정에서 어떤 것을 짐작하고 떠올리는지 학생들의 가추를 통해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문제 해결에 비하여 문제 만들기가 새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더 유발할 수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제 만들기 과정에 나타난 가추는 무엇인가?
둘째, 문제 해결 과정에 나타난 가추는 무엇인가?
문제 만들기는 problem posing(Brown & Walter, 2005)을 번역한 것으로 문제 설정, 문제 제기로번역되기도 한다. Silver(1994)는 문제 만들기를정보, 상황, 경험 등 주어진 조건에 기초하여 새로운 문제를 생성(generation)하거나 주어진 문제를 기초로 하여 문제를 재구성(re-formulation)하는 것이라고 하였고, Stickles(2006)는 주어진 상황이나 배경으로부터 문제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 하였다.
Brown & Walter(2005)는 문제 만들기를 주어진 것을 수용하기(accepting)와 주어진 것에 도전하기(What if not)의 두 단계로 나누었는데, ‘주어진 것을 수용하기’는 문제를 탐구하는 과정에서주어진 조건이나 상황 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단계이고, ‘주어진 것에 도전하기(What-if-Not전략)’는 주어진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도전함으로써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단계이다. Lee(2012)는 수학 수업에서 문제 만들기 활동 결과를 이용하여 초등학생들의 수학적 창의성을 분석하면서 문제 만들기 활동 단계를 문제 제시 및 풀이, 속성 나열하기, what if not 전략 구사, 문제 만들기, 정리로 나누었다. Mumford, Mobley, Reiter-Palmon, Uhlman, & Doares(1991)은 문제 발견의 과정을 문제를 구성하는 과정으로 보고, 그 과정을 ‘범주화(category search) - 정보색인(information encording) - 문제 구성(problem construction)’으로 제시하였다(Kim & Seo & Park, 2017, p. 19). 러시아의 심리학자인 Rubinshtein (1989)은 인간의 “사고 과정은 무엇보다도 분석과 분석하여 얻어진 것들의 종합을 꼽을 수 있다. 그 다음에는 분석과 종합의 산물인 추상화와일반화이다. 이들 과정의 규칙성과 이들의 상호관계는 사고 과정의 바탕이 되는 내적 규칙성이다”라고 하였다(Lee, 2020, p. 15). Mumford et al.(1991)과 Rubinshtein(1989)의 의견을 종합하면문제 만들기는 관찰한 자료를 분석하고 이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학생이 만든 문제의 정당성을 보이기 위한 문제 해결은 문제 만들기에 비해 많은 선행 연구가 있다. Schoenfeld(1980)는 문제 해결 과정을문제 분석과 이해, 해결 계획, 해 구하기, 확인네 단계로 제시하였다. Pólya(1957)은 문제 해결의 과정을 문제 이해, 계획 수립, 계획 실행, 반성의 네 단계로 나누었다. Merrifield, Guilford, Christensen, & Frick (1962)는 준비, 분석, 산출,검증, 재적용으로 나누었고, KEDI(1989)는 문제의식, 문제 이해, 계획 수립, 계획 실행, 반성으로 나누었다. 이 외에도 학자들마다 자신의 연구에 따라 문제 해결 과정을 제시하였다.
학생의 문제 만들기 활동은 주어진 정보에 기초하여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자신이 만든 문제가 옳은지 검증하기 위해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므로(Lee, 2020, p. 7), 문제 만들기와문제 해결을 분리할 수 없다. 본 연구는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어떤 가추가 나타나는지를 분석할 것이므로, 문제 만들기의 과정은 ‘관찰→분석→종합→문제 만들기’로, 문제 해결 과정은 Pólya에 따라 ‘문제 이해→계획→실행→반성’의 단계로 살펴볼 것이다. 이때 문제 해결은 학생들이 만든 문제의 해결이다.
연역, 귀납과 함께 수학적 추론의 한 형태로제시된 가추는 Peirce에 의해 제안되었다. 가추법은 일반적 규칙과 결과로부터 특정한 사례를 도출하는 종합 추리로(CP 2.623), 엄격한 논리적형식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운 개연적인 추론 방법이다. 또한, 전제가 결론을 부분적으로나마지지하는 상황에서 전제들이 논리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내용을 넘어선 결론을 도출하게 한다는 점에서 확장적인(ampliative) 추론 방법이다(Magnani, 2001; Psillos, 2000).
연역은 사례와 규칙에 의해 결과를, 귀납은 사례와 결과로부터 규칙을 찾아내지만, 가추는 규칙, 결과로부터 사례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는 추론이다. 여기서 결과는 자료에서 제시하는 정보와 같은 사실, 관찰로 얻어진 사실이며, 가추를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 사례가 그 다음 가추에서 결과가 되기도 한다(Lee, 2020, p. 46). 규칙은 수학의 정리와 같이 ‘p이면 q이다’와 같은일반적 진리나 명제, 그리고 관찰된 자료를 보고새롭게 떠올린 아이디어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인 경험, 설명, 영감, 행동을 말한다. 사례는 관찰로 얻어진 정보나 사실로, 가추에서는 학생들의 새로운 아이디어, 가정, 주장을 포함한다(Lee, 2020, p. 46).
Peirce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올바로 가추할 수있는 천부적 능력이 있다. 마치 병아리가 알에서깨어나자마자 모이를 쪼아 먹을 수 있는 능력이나 새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처럼 자연 본능에 가깝다(Eco & Sebeok, 2015, p. 360). 그러나 수학에서의 가추는 학생들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 보는 활동에서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만드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불완전한 문제를 제시하거나 아예 문제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문제를해결하는 방법을 바로 찾아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문제를 이해하는 키워드도 찾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 이는 새로운 사례를 추측하는 데 근거가 되는 규칙의 활용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규칙에 대한 지식은 축적된 경험에 의해서 주어진다. 만약 같은 것을 보고 서로 다른 것을 느끼거나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주어진 ‘결과’에 경험에 따른 상이한 ‘규칙’을 적용하기 때문이다(Eco & Sebeok, 2015, p. 362). 교사는 모든 학생들이 올바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완성도높은 문제를 만들 수 있도록 돕기를 원한다. 그러나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였는지에 관한 설명이나, 어떻게 하여 그런 문제를 만들었는지에 관한 설명은 문제 해결 과정이나 새롭게 만든 문제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결과물이 나오기 이전의 추측들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Lee, 2020, p. 39).
선행연구에서 가추 유형은 추론 과정에서 규칙이 단 하나 존재하거나 여러 규칙 중 하나를 선택하는 등 규칙의 수에 따라 정해졌다(Eco, 1983; Pedemonte & Reid, 2011; Lee & Kahng, 2013). 이는 문항을 분석하거나 과제를 제시하는교사에게 용이하지만, 규칙을 찾아야 하는 학생에게는 자신이 만들 ‘규칙의 수’보다 어떤 종류의 규칙을 떠올리거나 만들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더 필요하다. 즉 학생은 규칙의 개수보다는이전 지식에서 각 상황에 맞는 규칙을 선택하여 사용하거나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가추를 해야 하므로, 어떤 규칙인가가 더 중요하다.
가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가설을 상정하는 데 관건이 되는 것은 규칙을 어떻게 추리해내는가 하는 것이다(Lee, 2020, p. 35). 가추에서 규칙으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고, 이중 적절한 것을 발견하거나 창안해 내는 추론자의 역할이 중요하다(Haig, 2005; Oh, 2006; Thagard, 2010). Oh(2006)는 가추가 어떤 현상을설명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활용 가능한 다양한 규칙들 중에서 가장 유력한 것을 선택하거나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규칙을 창안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Magnani(2004)는 가추를 이론적 가추(theoretical abduction), 조작적 가추(manipulative abduction), 시각적 가추(visual abduction)로 구분하였다. 이론적 가추는 설명적 가설이 생성되고 평가되는 추론 과정으로 어떤 사실 또는 법칙(혹은 두 가지모두) 그리고 새로운 현상 또는 관찰을 설명하거나 발견하는 그럴듯한 진술들을 만드는 가설들을 추론하는 과정이다(Lee, 2020, p. 36). 조작적 가추는 행동(doing)을 통하거나 행동에 대해사고할 때 추론자들의 행위를 강조하는 추론이다. 단순하고 특수한 형태의 시각적 현상으로 추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시각적 가추라 한다. Magnani(2004)는 또한 이론적 가추를 모델 기반가추(model based abduction)와 명제적 가추(sentential abduction)로 구분하였다. 모델 기반 가추는 모델을 통해 규칙이나 사례를 제안하는 사고 과정을 뜻한다. 명제적 가추는 문장(명제)의형식으로 표현된 가추이다.
가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결과에 대해 어떤 규칙에 근거하여 사례를 도출하는지가 중요하므로, 본 연구는 가추를 규칙 상정에 따라 분류하고자 한다. 여기서 규칙은 ‘p이면 q이다.’의명제뿐 아니라 Magnani(2004)의 조작적 가추처럼시각, 후각, 촉각, 청각, 미각, 운동 감각적인 것들, 수학의 방정식, 물리적 모델, 컴퓨터 모델 등의 비언어적인 표상일 수도 있다(Magnani, 2006; Thagard, 2010; Oh, 2016). Eco(1983), Pedemonte & Reid(2011)는 가추를 기본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규칙에서 선택하느냐와 새로운 규칙을 만드느냐의 두 가지로 구분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학생이 가추에서 규칙을 상정하는 것을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즉 학생이 기존에알고 있던 것에서 규칙을 선택하는 경우를 ‘선택적 가추(Selective abduction)’로, 알지 못하는지식을 규칙으로 창조하여 추측하는 경우를 ‘창의적 가추(Creative abduction)’로 본다(Lee, 2020, p. 40). 이미 알고 있는 것에서 규칙을 선택하는선택적 가추는 조작적 가추(Manipulative selective abduction)와 이론적 가추(Theoretical selective abduction)로 구분한다. 조작적 가추는 가추를 형성하는 규칙이 지식이 아닌 직관적, 비언어적으로 표현되는 경우의 추론으로, 직관적이거나 조작적으로 자동적 혹은 반자동적으로 행하는 행동을 의미하고, 이론적 가추는 가추를 형성하는규칙이 지식인 경우의 추론을 의미한다(Lee, 2020, p. 41).
창의적 가추는 학생이 배우지 못한 것을 생각해 내거나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을 떠올리거나 발명하여 규칙으로 삼는 것으로, 이미 알고 있는지식을 떠올려 선택하는 선택적 가추에 비해 더 창의적이다. 학생의 창의적 가추에서는 학생이이미 세상에 존재하지만 아직 배우지 못해 알지 못하는 규칙을 발견한 경우와 실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서 학생이 알지 못하는 규칙을 발명하거나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을 생각한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전자를 ‘학교수학 수준에서의 창의적 가추(Little creative abduction)’로, 후자를 ‘학문적 수학 수준에서의 창의적 가추(Big creative abduction)’로 부를 것이다(Lee, 2020, p. 42).
본 연구에서 가추의 유형은 Figure 1과 같다.
논증에 대한 Toulmin 모델은 수학적 논증을분류할 때나 논증의 질을 평가할 때 사용되며(Inglis, Mejia-Ramos, & Simpson, 2007; Pedemonte, 2007; Weber & Alcock, 2005), 논증 과정에서 가정과 결론의 상호작용 구조를 판단하는 데 효과적인 분석틀이다(Osborne, Erduran, & Simon, 2004; Stephan & Rasmussen, 2002). 교사와 학생들의 논증 과정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 담화를 분석하는 유용한 도구도 될 수 있다(Furtak, Hardy, Beinbrech, Shavelson, & Shemwell, 2010; Inglis, Mejia-Ramos, & Simpson, 2007; Jimenez-Aleixandre, Rodriguez, & Duschlet, 2000; Simon, Osborne & Erduran,, 2003; Yackel, 2001). 특히, Toulmin의 모델은 Peirce의 추론 유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적합하다(Pease & Aberdein, 2011). 따라서 본 연구는 Toulmin의 모델을 분석 도구로 사용하여 학생들의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에서 나타난 추론, 특히 가추를분석하고자 한다.
Conner, Singletary, Smith, Wagner & Francisco (2014)는 가추를 Toulmin의 모델에 적용시켜
질적 연구방법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상황에서 연구 참여자의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여 복잡한 상황에 대한 묘사를 바탕으로 한다. 이를 통해 특정 주제가 연구 참여자에게 지니는 의미를 파악하는 데 적용된다(Crerwell, 2014). 본 연구는 학생의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에서 나타나는 가추 유형을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질적 연구방법을 선택하였다. 특히, 둘또는 그 이상의 연구 참여자나 장소, 상황, 또는문서보관소를 연구하는 다중사례연구(multicase studies)로, 네 명의 학생에게 네 개의 과제를 제시하고 사례연구를 수행한 다음 비교와 대조를 실시하여야 하므로 본 연구는 비교사례연구를 수행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은 연구자 중 한 명이 지도하고 있는 농·산촌형 벽지 지역에 소재한 공립 중학교 2학년 남학생 2명, 여학생 2명으로 총 4명이다. 이들은 이전에 문제 만들기 활동을 경험해보지 않은 학생들이다.
학생 K는 남학생으로 학업성취도가 높고 수업시간에 다양한 질문을 하는 학생이다. 수학 개념을 설명할 때 수준 높은 질문을 하고 개념 간의 관련성을 연결하여 설명하면 이해가 빠르다. 문제를 해결할 때도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며, 학생이 해결한 방법 이외의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교사의 말에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학생이다. 수학에 대한 흥미나과제집착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학생 L은 남학생으로 수학에 대한 흥미가 높고 학업성취도가 높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높고 수학을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과제집착력이 높아서 주어진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수업 시간에 새로운 개념에 대해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제시된 문제에 대하여 정형화된 풀이 이외에도 새로운 풀이법을 제시하거나 수학적이지 않더라도 문제에서 제시한 조건의 공통되는 규칙을 찾아 해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궁금증이 많은 학생으로 수업 시간에 질문이 많은 편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여러 분야가 통합된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어렵고 힘들어하지만, 학생 L은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인다. 앞으로수학 교사가 되고 싶다는 장래 희망을 갖고 있다.
학생 H는 꼼꼼한 성격으로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학업성취도가 높은 여학생이다. 문제 해결 과정을 주변 친구들에게 잘설명해주며 서술형 평가 시 문제 해결 과정을 빠짐없이 잘 적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수학 수업 시간에 진행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이 해결한 과정을 학생들 앞에서 설명하는 것도 어려워하지 않고 해낸다.
학생 C는 나머지 세 학생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높지 않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여학생이다. 수줍음이 많아 학생들 앞에서 문제를 설명하거나 해결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만 수업 시간에 성실히 참여하며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수학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수업 시간에 대답하는 빈도와 서술형 평가의 점수가 높아지고 있으며, 수학에 대한 자신감도 점점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평소 수업 때 접해보지 않은 문제 만들기 활동을 접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떠올린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만든 과정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본 연구의 초점이 문제 만들기 활동에서학생의 가추를 확인하는 것이므로 학생들이 스스럼없이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에 학생들이 연구자와 서먹하거나 연구자를 어려워한다면 자신의 생각을 쉽게 표현하지 않을 것이므로 래포가 잘 형성되어 있는 학생들로 구성하였다. 이는 연구의 초점과 관련된 현상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질적 연구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Strauss& Corbin, 1998; Wolcott, 1994).
본 연구는 학생들에게 문제 만들기와 해결 과제를 4가지로 제시하였다. 과제 선정의 기준은학생들의 다양한 가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전략이나 다양한 산출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문제 만들기에 대한 선행연구인 Brown & Walter(2005)의 권고에 따라 다양한 문제 만들기가 나올 수 있는 과제를 선정하였다. Brown & Walter(2005)는 더 이상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주 간단한 상황이나, 수학 문제인지 아닌지, 수학 문제를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는, 무엇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의미 있다고 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학생들에게 상황만 제시한 과제를 2개 주었다. 하나는 실생활 상황만 준것이고, 하나는 패턴을 제시한 상황이다. 그리고 Brown & Walter(2005)가 문제를 일단 풀어봐야풀기 전에 깨닫지 못했던 문제와 관련된 일련의 새로운 질문이나 문제를 제기할 위치에 설 수 있다고 한 것처럼, 정형 문제와 학생들이 생소한비정형 문제를 제시하여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해결하도록 하는 과제를 제시하였다. 학생들에게제시한 과제는 <부록 1>에 있다.
문제 만들기 과제를 설계하고 설계한 과제를 수학 교사에게 검토 받아 수정·보완 후 완성된과제를 각 학생에게 제시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의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하였고, 개인적인 일정을 고려하여 학생이 동의하는 시간으로 실험 시간을 정하였다. 네 학생 모두 개별적으로 과제를 수행하였다. 학생에게 네 과제 중한 개를 제시하고 학생이 과제 수행을 모두 마치면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학생은 과제 수행을 하면서 자신의 활동을 되도록 말로 소리 내도록 하였다. 과제마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만들면서 말로 표현하지 않은 경우 활동 후 자신의 활동을 설명하도록 하였다. 또한 활동지에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자세히 표현하도록 하였다. 전체 과제를 해결한 이후 문제를 만들거나 해결한 과정에 대해 설명하도록 연구자와 인터뷰를 하였다. 한 학생이 모든 과제를 마무리 짓는데 대략 2시간이 걸렸고, 학생마다 과제마다 소요된 시간은 개인 차이가 있었다. 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략 2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자료의 출처를 다양화하기 위해 관찰, 인터뷰, 문서 등 자료 수집 방법을 모두 동원하였다. 학생 활동 전 과정을 관찰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녹화하였으며 활동 중 하는 모든 말을 녹음한 뒤 전사하였다. 이때 실험을 기록하기 위해 보이스리코더, 캠코더, 사진기를 사용하였다. 학생이 활동할 때, 연구자는 관찰자로서 연구가 진행되는동안 발생하는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과 분위기, 느낌 등을 관찰하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메모하였다. 실험 직후 연구자는 학생의 활동 과정을담은 촬영 영상과 음성파일을 반복하여 보고 들으며 모든 활동을 전사하였다. 또한, 학생들의 활동지는 모두 스캔하였으며, 활동 중 일어난 교사와 학생의 질문과 답변, 활동이 끝난 후 이루어진 인터뷰 내용도 녹음한 뒤 모두 전사하였다.
영상과 녹음된 음성파일을 기본으로 전사하였고, 학생이 활동지에 표현한 그림이나 글씨도 전사 자료에 표현하였다. 또한 연구자가 관찰한 학생의 표현이나 느낌을 전사 자료에 괄호로 표시하여 표현하였다. 영상 자료와 녹취록, 활동지에기록된 사항을 모두 전사한 이후 학생이 문제를 만들거나 해결하면서 나타낸 가추를 도출하였다.
자료의 분석은 반복적 비교 분석법을 활용하여 질적인 방식을 취하였다. 수집된 자료에 대한개방코딩, 범주화, 범주확인 단계를 밟았다. 즉, 개방코딩으로 수집된 전사본과 활동지로부터 학생들이 문제를 만들면서 제시하는 아이디어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교화하는 과정들을 결과-규칙-사례로 분류하고 Toulmin틀을 활용하여 추론 과정을 살폈다. 또, Toulmin틀, 전사자료, 활동지를 반복적으로 비교 분석하여 결과를 확정하였다. 다음으로 Toulmin틀에 제시된 가추를 확인하고 각 상황에서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 사용한 규칙에 따라 가추 유형별로 범주화하였다. 이렇게 세분화된 범주를 다시 전사 자료에 비추어 검토하여 분석 결과가 학생의 추론 내용을 충실하고 신뢰할 수 있게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다중사례연구는 단일사례연구에 비하여 연구결과의 타당성을 훨씬 강하게 확보할 수 있다 (Eilbert & Lafronza, 2005; Hanna, 2005). 따라서 본 연구는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위해 다중사례연구를 선택하고 네 개의 과제를 네 명의 학생에게 제시하여 총 16개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자료 분석 시 풍부하고 밀도 높은 서술을 하여 연구의 내적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였다. 또한, 서술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수학교육학 박사 1명, 박사과정 수료자 1명에게 검토를 받아 동료점검(Creswell, 2009)을 수행하였다. 해석 결과가동료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은 경우, 논의를 통해해석 결과에 대한 조정을 거쳐 수정 및 보완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어떠한 규칙을 떠올리느냐에 따라 학생들이 문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가추 유형이 나타났다. 실생활 상황을 제시한 과제에 대한 문제 만들기 과정의 한 예를 보면, ‘100L의 물탱크에 현재 40L의 물이 들어 있다.’는 상황을 제시한 과제에 대해 학생 K는 제시된 문제 상황을관찰하고 물탱크에 물을 채우거나 빼는 경험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만들었다.
학생 K의 문제 만들기와 비슷하게 학생 L도 ‘1분에 1L씩 넣어서 꽉 채운다면 몇 분이 걸릴것인가?’라는 문제를 만들었다. 학생 H도 ‘전체용량이 100L인 물탱크에 물 40L가 들어있다. 이물탱크에 2분에 3L씩 물을 채울 때, 전체 용량이 100L인 물탱크의 물이 꽉 차려면 몇 분 동안물을 채워야 하는지 구하시오.’라는 문제를 만들었다. 상황만 제시한 물탱크 문제의 경우 조건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단계에서 학생들은 조작적 가추를 사용하였다.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문제를 만드는 단계에서는 조작적 가추와 이론적 가추를 사용하였다. 학생들이 문제를 만들기 위해추가한 조건들은
Table 1 . The different rules set forth by the students when the situation was presented (Lee, 2020, p. 82).
학생 | 학생들이 만든 조건 | 가추 |
---|---|---|
K | 1. 1분에 2L씩 추가할 수 있다. 2. 1분에 1L씩 뺄 수 있다. 3. 구멍이 뚫려 1분에 1L씩 빠짐. 4. 8L짜리 바구니, 3L짜리 바구니. | 이론적 조작적 이론적 이론적 |
H | 1. 2분에 3L씩 채운다. 2. 1분에 2L씩 뺀다. 3. 40L의 물을 친구들에게 나눔. | 이론적 조작적 이론적 |
L | 1. 1분에 1L씩 채운다. 2. 1분에 1L씩 뺀다. 3. 10분에 100ML씩 증발한다. 4. 40L의 물과 함께 갇혔다. | 이론적 조작적 이론적 이론적 |
C | 1. 물탱크의 모양은 원기둥이다. 2. 물탱크의 모양은 직육면체이다. | 이론적 이론적 |
본 연구에서 제시한 네 과제의 문제 만들기 과정에서 나타난 학생들의 가추는 차이가 있었다. 네 가지 과제에 대한 문제 만들기 활동의 각과정에서 주로 사용된 가추 유형을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Table 2 . The type of abduction generally used in stages of problem posing (Lee, 2020, p. 84).
단계 | 관찰 → 분석 | 분석 → 종합 | 종합 → 문제 만들기 |
---|---|---|---|
과제 | |||
정형화 | 조작적 | 조작적 이론적 | 이론적 창의적 |
비정형 | 조작적 | 조작적 | 이론적 창의적 |
실생활 상황 | 조작적 이론적 | 조작적 이론적 | 조작적 이론적 |
패턴 상황 | 조작적 | 조작적 | 조작적 창의적 |
문제 만들기 과정별로 나타난 가추를 분석해보면, 관찰에서 분석으로의 단계에서 학생들은제시된 문제나 상황에서 관찰한 조건들을 바탕으로 문제를 만드는 데 사용할 규칙이 될 자원들을 분석할 때 주로 조작적 가추를 사용하였다. 문제에서 관찰한 조건을 자신이 만들 문제의 대상으로 인식하여 규칙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제시된 그림을 숫자로 표현하는 행동이나 그림의 일반적인 패턴을 찾아내고, 제시된 상황의 역반례를 생각하는 등의 형태가 나타났다. 이처럼문제를 만들기 위한 가추에 동원된 규칙은 비이론적인 것이었다. 실생활 문제로 제시된 물탱크문제에서는 조작적 가추 이외의 이론적 가추도 발현되었다. 이때 이론적 가추는 수학적 지식이아닌 물탱크를 채우는 일상생활의 경험적 지식을 사용한 경우였다.
분석에서 종합으로의 단계에서는 조작적 가추, 이론적 가추가 주로 나타났다. 이 단계에서는 문제에서 분석한 조건을 수학적 대상으로 인식하여 선택하는 행동이나 문제에 제시된 그림의 패턴 찾기, 이전의 비슷한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기능한 조건을 사용하여 현재 주어진 상황을 설명하는 등의 행동이 많이 나타났다. 그리고 수학문제를 만들기 위한 규칙을 상정하는 단계이므로 수학적 지식을 사용하는 이론적 가추를 많이 사용하였다. 모든 과제에서 조작적 가추가 다수발현되었고, 정형화된 문제로 제시한 일차함수문제와 실생활 상황을 제시한 물탱크 문제에서 이론적 가추가 발현되었다. 이때 정형화된 문제에서는 수학적 지식을 규칙으로 사용한 가추가 나타났고, 실생활 상황을 제시한 문제에서는 경험적 지식을 규칙으로 사용한 가추가 나타났다.
종합에서 문제 만들기로의 단계에서는 가추의 모든 유형이 나타났으나 이론적 가추와 창의적 가추가 주로 나타났다. 이론적 가추는 수학적 지식이나 경험적 지식을 사용하여 문제를 만든 경우이다. 창의적 가추로 분류한 경우는 제시된 문제 영역 이외의 수학적 지식을 재구성하여 문제를 만들거나 구체화된 내용을 바탕으로 공식을 만드는 형식화 활동으로 문제를 만든 경우이다. 정형화된 일차함수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단원의 수학적 내용을 연결하여 규칙을 상정하는 가추를 사용하여 창의적 가추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정형화된 문제에서 제시된 문제는 일차함수문제로 일차함수와
또한, 비정형 문제와 패턴 상황을 제시한 과제에서는 제시된 구체적인 상황을 일반화와 형식화시켜 제시된 상황을 공식으로 만드는 경우로 창의적 가추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학생 K는패턴상황을 보고 그림의 점들을 수로 표현하여 1,4,6,16⋯을 쓰고 수들이 3,5,7⋯씩 증가한 패턴을 발견한다. 이후 처음 제시한 수들을 제곱수 12, 22, 32, 42⋯로 표현하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증가한 수인 3,5,7⋯를 제곱수의 밑과의 관계를 찾아 형식화시키는 활동을 하였다. 즉, 앞과 뒤의 숫자들 사이에 관계를 발견하고 3=1+2=앞+뒤, 5=2+3=앞+뒤, …이런형태의 구체적인 패턴을 일반화하여 관계식
상황만 주고 문제를 만드는 과제를 제시했을 때, ‘가능한 많이 만들라.’는 문구는 만드는 문제의 ‘양’에 주목하기 쉽다. 그러나 학생들은 주어진 지시에 따라 문제를 계속 만들면서 융통성 있게 더 다양한 규칙들을 선택하거나 창조하였다. 이를 통해 이전 문제보다 상대적으로 수준이높은 문제를 제시하여 문제의 ‘질’을 높였다. 이는 조작적 가추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이론적 가추, 창의적 가추 등 여러 유형의 가추를 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0L짜리 물탱크에 현재 40L가 있다.’라는 상황만 제시한 과제의 경우 처음에는 물탱크를 채우거나 비우는 상황의 물의 양을 구하는 아주 단순한 문제를 제시하는 조작적 가추를 대체로 사용하였지만, 가능한 한 많이 만들라는 요구에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경험적 지식을 동원하여 필요한 조건을 만들어 다양한 문제를 만들어내기 시작하였다. 이때는 경험적 지식이나 타교과 지식을 사용하는 이론적 가추를 대체로 사용하였다.
반면 정형화된 과제와 비정형화된 과제를 제시하고 제시된 과제와 해결방법이 비슷한 문제를 만들도록 안내된 과제에서는 ‘가능한 한 많이만들라.’는 지시가 없었다. 학생들은 제시된문제의 조건을 대상으로 인식하는 조작적 가추를 사용하여 숫자만 바꾸어 문제를 한 가지만만들었다. 문제를 다 만들었다는 학생에게 연구자는 ‘다 만든 건가요? 더 만들 수 있는 다른 문제는 없나요?’라고 질문하였다. 이에 학생들은다시 문제를 관찰하고 추가의 문제를 만들면서이론적 가추, 창의적 가추를 발현하였다. ‘가능한 한 많이 만들어 보아라.’라는 요구가 유창성과 융통성의 창의성을 유도하여 문제의 양과 질에 기여하였다. 이때 학생들의 가추도 다양하게발현되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실생활 상황을 제시하였을 때의 추론 과정을 Toulmin틀에 나타내어살펴본다.
비정형화된 과제에서는 단계마다 성냥개비가 일정하게 늘어난다는 패턴을 발견하는 조작적 가추와 만든 관계식에 수치를 대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수학적 지식을 활용한 이론적 가추가 발현되었다. 정형 문제에서는 제시된 일차함수문제에 대해 기울기를 찾고, x절편, y절편을 구하고, 삼각형의 넓이 구하는 공식을 사용하는 등수학적 지식을 사용하는 이론적 가추가 주를 이루었다. 실생활 상황을 제시한 과제와 패턴상황을 제시한 과제에서는 주어진 상황을 이용하여 만든 문제를 해결하면서 등식의 성질이나 이항과 같은 수학적 지식을 선택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이론적 가추와 자료들 속의 패턴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조작적 가추가 대체로 발현되었다.
과제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주로 사용된 가추 유형을 살펴보면
Table 3 . The type of abduction generally used in stages of problem solving (Lee, 2020, p. 105).
단계 | 문제 만들기 → 문제 이해 | 문제 이해 → 계획 | 계획 → 실행 | 실행 → 반성 |
---|---|---|---|---|
과제 | ||||
비정형 | 조작적 | 조작적 이론적 | 이론적 | 이론적 |
정형 | 조작적 | 이론적 | 이론적 | 이론적 |
실생활 상황 | 조작적 | 이론적 | 이론적 | 이론적 |
패턴 상황 | 조작적 | 조작적 | 조작적 | 조작적 |
문제 해결의 경우 창의적 가추는 사용되지 않고 이론적 가추가 대체로 사용되었다. 이때의 이론적 가추는 모두 수학적 지식만을 사용한 것이다. 조작적 가추도 사용되었는데, 제시된 문제의 조건을 대상으로 인식하여 문제 해결의 규칙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일차함수 문제는 제시된 문제 해결 과정이 네 학생 모두 동일하게 수학적 지식을 사용한 추론 과정을 거쳤다. 따라서 문제 해결만으로는 다양한 가추를 기대하기 어렵다.
학생들이 만든 문제를 해결할 때는 대부분 반성의 과정을 거쳤다. 이 반성 과정에서 새로운문제를 제시하기도 하고 자신이 만든 문제의 오류를 해결하는 활동으로 진행되기도 하였다. 자신이 만든 문제의 오류를 찾고 해결하면서 자신이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오류를 바로잡아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연쇄적 문제 만들기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본 연구는 제시된 네 과제에 대해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의 과정마다 일어나는 가추 유형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문제 만들기 모형에서주로 많이 나타나는 가추 유형을 표현하면
본 연구는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에서 학생들의 가추 유형을 살펴보았다. 학생들이 떠올려야 할 규칙의 수에 초점을 맞추어 가추를 분류한 선행연구와 달리 본 연구는 학생의 입장에서 가추를 할 때 어떠한 규칙을 떠올려야 하는지를 바탕으로 가추 유형을 분류하였다는 것과 학생의 문제 만들기 과정별로 나타난 가추를 보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문제 만들기 과정 중 학생들은 관찰에서 분석으로 넘어가는 단계는 조작적 가추를 대체로 사용하였고, 분석에서 종합으로 가는 단계에서는조작적 가추, 이론적 가추를 대체로 사용하였다. 종합에서 문제 만들기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세 가지 가추 유형 모두 나타났다. 다양한 가추가 발현되었다는 결과는 문제 만들기 전체 상황에서 학생들의 떠올리는 규칙이 수학적 지식에 치우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직관적이고 비언어적인 행동을 실행하는 조작적 가추, 수학적 지식과 경험적 지식 및 타 교과 지식 등 다양한 지식을 선택한 이론적 가추, 다른 영역의 지식을결합하거나 형식화, 일반화, 전혀 관련이 없는규칙의 상정으로 창의적 가추가 발현되어 학생들은 새로운 문제를 다양하게 만들어냈다. 문제만들기에서 학생들의 가추는 수학적 창의성을 발현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수학적 창의성교육의 과제로 학생이 문제를 만들어 보는 과제의 선택이 의미가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 해결 과정별 가추 유형을 분석한 결과, 학생들이 만든 문제를 관찰하여 문제 이해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제시된 정보를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상으로 인식하는 조작적 가추가 대체로 발현되었다. 문제 이해에서 계획으로 가는 단계에서는 조작적 가추, 이론적 가추가 주로 나타났고, 계획에서 실행으로 가는 단계에서는 이론적 가추가 주를 이루었다. 실행에서 반성의 단계에서도 수학적 지식을 사용하는 이론적 가추가 나타났다. 따라서 문제 해결 전체 과정에서 이론적 가추가 많이 나타나고 창의적 가추는 일어나지 않았다. 더욱이 문제 해결 과정에서 나타난이론적 가추는 수학적 지식만을 선택하여 규칙으로 상정하는 가추였다. 이는 문제 만들기에서수학적 지식뿐만이 아닌 경험적 지식이나 타 교과지식을 사용하는 다양한 이론적 가추가 발현된 것과 차이가 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창의적 가추가 발현되지 않았다는 것과 이론적 가추도 수학적 지식만을 규칙으로 상정한 가추의 발현만 이루어졌다는 것은 수학적 창의성 교육 연구의 분야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 영역을 넓혀야 함을 시사한다. 교사들이 수학적 창의성 교육의 필요성은느끼지만 학교에서 창의성 교육의 실현은 낮다. 문제 만들기 과제는 교사가 더 쉽고 빠르게 구성하여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가추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추론이라 할 때, 본연구의 결과로 문제 만들기 활동에서 다양한 가추가 발현되었다는 것은 문제 만들기가 수학적 창의성 교육의 한 교수학적 방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문제 만들기가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수·학습 방법으로서 그 역할로 그칠 것이 아니라 수학적 창의성 교육, 개연적 추론인가추 교육의 한 방법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문제 만들기에서 가추를 위한 규칙을 형성하는 데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배경 지식이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실생활 문제로 물탱크에물이 일부 들어 있는 상황을 제시하였을 때 학생마다 자신의 경험적 지식을 사용하는 것에 따라 다른 유형의 문제를 제시하였다. 타 교과 지식을 사용하는 학생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즉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과자신이 새롭게 만든 아이디어들이 정보가 되어 문제 만들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학생들에게 수학 지식 및 다양한 영역의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문제 만들기활동 중에 학생이 문제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교사들이 과제와 관련된 규칙을 제공하여 문제만들기 및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창의적 가추가 발현되지 않고 조작적 가추와 이론적 가추만이 발현된 것은 과제의 종류, 학생의 성향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문제 해결은 학생이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이때학생들이 만든 문제가 대부분 수학 문제이고, 이수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지식을 활용하는 이론적 가추가 발현되는 것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다. 또한, 학생이 만든 문제이므로 문제를 해결하기 전 문제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이미 학생에게는 떠오른 규칙, 알고 있는 규칙으로 문제를 만들었기에 학생의 수준에서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창의적 가추가 발현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문제 만들기에서 자신이 만든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 해결이 아닌 다양한 가추가 발현될 수 있는 문제 해결 과제에 대해서는 창의적 가추가 발현될 수 있다. 따라서 문제 만들기와 문제 해결에서 다양한 가추가 발현될 수 있는 과제의 개발이 필요하다.
Table 1 The different rules set forth by the students when the situation was presented (Lee, 2020, p. 82)
학생 | 학생들이 만든 조건 | 가추 |
---|---|---|
K | 1. 1분에 2L씩 추가할 수 있다. 2. 1분에 1L씩 뺄 수 있다. 3. 구멍이 뚫려 1분에 1L씩 빠짐. 4. 8L짜리 바구니, 3L짜리 바구니. | 이론적 조작적 이론적 이론적 |
H | 1. 2분에 3L씩 채운다. 2. 1분에 2L씩 뺀다. 3. 40L의 물을 친구들에게 나눔. | 이론적 조작적 이론적 |
L | 1. 1분에 1L씩 채운다. 2. 1분에 1L씩 뺀다. 3. 10분에 100ML씩 증발한다. 4. 40L의 물과 함께 갇혔다. | 이론적 조작적 이론적 이론적 |
C | 1. 물탱크의 모양은 원기둥이다. 2. 물탱크의 모양은 직육면체이다. | 이론적 이론적 |
pISSN 2288-7733
eISSN 2288-8357
Frequency : Quart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