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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저널 논문

2021; 31(2): 131-152

Published online May 31, 2021 https://doi.org/10.29275/jerm.2021.31.2.131

Copyright © Korea Society of Education Studies in Mathematics.

A Case Study on Learning Proofs of the Pythagorean Theorem through Diagramming: Based on the Châteletean Perspective

다이어그래밍을 통한 피타고라스 정리 증명 학습 사례 연구: Châteletean 관점을 중심으로

Jeong-Won Noh1, Kyeong-Hwa Lee2, Sung-Jae Moon3

1Graduate Stud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2Professor, Seoul National University, 3Lecturer, Gyeongin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South Korea

1서울대학교 대학원 학생, 2서울대학교 교수, 3경인교육대학교 강사

Correspondence to:Kyeong-Hwa Lee, khmath@snu.ac.kr
ORCID: https://orcid.org/0000-0002-2784-3409

Received: March 25, 2021; Revised: April 30, 2021; Accepted: April 30, 2021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This study aims to reveal how diagramming in the everyday mathematics classroom supports students’ mathematical learning, based on the Châteletean perspective. To this end, we analyzed the diagramming of two 9th grade students who participated in the task of proving the Pythagorean theorem through diagrams in a geometry lesson. In particular, we focused on the epistemic distance as well as the material directness between the students and the diagrams. As a result, the students discovered mathematical ideas while they engaged in direct or indirect diagramming; they actualized virtual mathematical objects and relationships that were not visible in the given diagrams. During diagramming, the epistemic distance between the students and the diagrams was also dynamically changing. The findings suggest that diagramming in mathematics classrooms is not just a static representational activity, but an indeterminate and mobile engagement, which materially interacts with diagrams at varying degrees of epistemic distance.

Keywordsdiagram, diagramming, Châteletean perspective, inclusive materialism, materiality, indeterminacy, epistemic distance

수학교육 연구에서 학습자와 다이어그램 사이의 상호작용이 수학 학습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포착하고자 하는 시도는 오랫동안 이루어져 왔다(Arcavi, 2003; Cho et al., 2013; de Freitas & Sinclair, 2012; Duval, 1995; Fischbein, 1993; Herbst, 2004; Kwon & Yim, 2007; Na, 2009; Noh et al., 2019; Radford, 2008; Ryu & Chang, 2009; Stylianou, 2002). 이러한 연구들이 주로 취해온 관점은 다이어그램이 표상하는 수학적 대상과의 연관성이나(Duval, 1995), 그것을 시각화하고 이해하는 인간의 주체적인 능력(Arcavi, 2003), 또는 그것이 매개하는 보다 넓은 문화적인 체계(Bussi & Mariotti, 2008) 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정작 물질적인 다이어그램 자체의 중요성에는 덜 주목하였다. 하지만 보다 최근의 사회-문화적이고 체화된 관점에서의 연구들은 인간의 경험으로부터 새로운 수학이 창발하는 “시적인 순간”(Radford, 2010, p. 6)에서의 창조를 단지 인간의 합리적인 정신적 활동으로 환원시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마음과 거리가 먼 곳에서 이루어지는 감각적이고 물질적인 과정의 중요성을 보다 전면에 내세운다(de Freitas & Sinclair, 2012; de Freitas, 2016; Thom & Roth, 2011).

특히 근래에 주목 받고 있는 포괄적 유물론의 접근은 수학 학습에서 물질성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이론화 하여, 새로운 수학이 창발하는 순간에 작동하는 물질 자체의 행위성에 주목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4). 포괄적 유물론이 그 기반을 두고 있는 수학철학자 Gilles Châtelet (2000)의 관점에 따르면, 다이어그램은 그것을 생성한 신체적인 제스처, 즉 다이어그래밍을 일시적으로 붙잡아 놓은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절대 완전할 수 없으며 지속적으로 새롭게 창발할 수 있는 역동적인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 기반을 두고 수학교육 현상을 살펴보는 연구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Moon et al. (2020)은 포괄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수학 수업의 설계와 실행을 분석하는 사례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의 연구들은 주로 실험실 환경에서의 초기 기하 또는 초기 대수를 그 내용으로 삼아 이루어지거나(Moon & Lee, 2020; Sinclair et al., 2018), 역동 기하 소프트웨어 환경 또는 넓은 범위의 신체적인 활동이 포함된 특수한 환경에서의 수업 사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에서(Sinclair et al., 2013, Moon et al., 2020), 보다 일상적인 지필 중심의 교실 환경에서의 수학 학습을 포착하는 데에는 한계를 갖는다.

한편 수학 학습의 물질적인 측면에 주목한 연구들은 학습 주체의 의식적인 인지와 의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모호하고 비자발적인 사유의 과정을 설명하고자 시도해왔다(de Freitas & Sinclair, 2014; Moon & Lee, 2020; Noh & Lee, 2016; Roth, 2011). 수학 학습을 위한 탐구 과정의 모호성과 불확정성은 수학 학습의 본질적인 측면이지만, 분석의 어려움 때문에 관련 연구가 매우 부족한 편이다(de Freitas & Sinclair, 2014; Lee & Lee, 2010; Lee et al., 2020). 이와 관련하여 담론적 분석에 초점을 맞춘 일부 선행연구들에서는 학생들의 탐구 과정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유형의 언어적 표현 또는 신체적 제스처의 변화를 통해 그들과 탐구되고 있는 내용 사이에 존재하는 인식론적인 긴장을 관찰 가능한 형태로 포착하고자 시도한 바 있다(Conlin & Scherr, 2018; Reinholz & Pilgrim, 2021). 다이어그래밍을 포함한 물질적인 탐구 과정에서의 모호하고 불확정적인 측면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분석 방식을 보완적으로 적용해보는 방안을 기대해볼 수 있다(Chen & Herbst, 2013; Thom & McGarvey, 2015).

이상의 맥락에서 본 연구는 수학 학습 과정에서의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을 다룬 기존의 연구들이 제한적으로만 설명해왔던 물질적인 차원에서의 역할과 기여를 보다 전면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포괄적 유물론의 관점 하에서 수행된 선행연구들에서 잘 주목하지 않았던 중등 수준의 일상적인 지필 중심의 수업 환경에서의 수학 학습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그 과정에서 포착되는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긴장에 주목하여 수학 학습 과정의 모호하고 불분명한 측면에 대한 물질적인 차원에서의 설명을 시도한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수학 교실에서 관찰되는 학생들의 직·간접적인 다이어그래밍은 그들의 수학 학습을 어떻게 지원하는가?

(2) 다이어그래밍을 통한 수학 학습 과정에서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1. 수학 학습에서의 다이어그램과 다이어그래밍

수학교육 문헌들에서 다이어그램을 바라보는 관점은 그들이 취하고 있는 이론적 배경에 따라 매우 상이하다(Arcavi, 2003; Duval, 1995; de Freitas & Sinclair, 2012; Fischbein, 1993; Herbst, 2004; Radford, 2008; Stylianou, 2002). 기하 교수-학습에 관한 연구들이 전통적으로 취해 온 기호-인지적인 관점에서는 물질적인 표현으로서의 다이어그램 자체와 그것이 참조하는 이론적이고 수학적인 대상을 뚜렷하게 구분하여 바라본다(Duval, 1995). 이러한 관점에서 다이어그램은 수학적 대상을 표상하는 시각화 과정에 의해 만들어진 최종적인 생산물로서, 인간 주체가 이해하여 번역해야 하는 정적이고 수동적인 수단에 머무르게 된다(Menz, 2015). 이에 따라 다이어그램 자체의 물질성은 수학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를 혼동시키는 “구조상의 내적인 제약”(Duval, 1995, p. 142)이 되며, 다이어그램을 이용한 수학 학습은 이러한 이해의 장애물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된다(Iori, 2017).

하지만 다이어그램의 생성 및 그것과의 상호작용에 보다 초점을 맞춘 연구들에서는 수학 학습에서 다이어그램 자체가 지니고 있는 물질적인 차원에서의 잠재성을 중요하게 강조한다. 본 연구에서는 관련 문헌들에서 다이어그램의 생성과 관련된 행위들을 통칭하여 사용하는 동명사 형식의 ‘다이어그래밍(diagramming)’이라는 용어를, 물리적인 표면 위에 실재하는 대상으로서의 다이어그램과 구분하여 사용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Menz, 2015; Thom & McGarvey, 2015). 선행연구에 따르면 다이어그래밍은 학생들로 하여금 가설을 발견하고 그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Gibson, 1998), 그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반이 된다(Stylianou, 2002). Herbst (2004)는 기하 수업에서 교수 상황에 따라 학생들이 참여하게 되는 다이어그램과의 상호작용의 유형을 구분하여 제시하는데 특히 다이어그램에 대한 표상적 또는 설명적 상호작용과 구분되는 생성적인 방식의 상호작용, 즉 다이어그래밍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성적인 상호작용에서 다이어그램은 단지 최종적인 산물로서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이어그램 내에 주어지지 않은 새로운 구조가 추가되고 그 방향이 변경되는 등의 물질적인 변형을 통해 학생들의 “합리적인 추측”의 생성을 지원한다(Herbst, 2004, p. 134). Herbst (2004) 역시 Duvalian 접근의 기반 하에서 물질적인 다이어그램 자체와 구분되는 추상적인 수학적 대상과의 관계성을 전제하고 있지만, 다이어그램 자체와 행위자 사이의 상호작용에 보다 주목하며 수학적인 논증의 산물로서의 다이어그램뿐만 아니라 새로운 논증의 생산을 지원하는 다이어그래밍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이전의 관점과 구분된다(Figure 1).

Figure 1.Generative mode of interaction (Herbst, 2004, p. 134)1)

보다 최근의 기호적 중재 및 사회-문화적인 접근 하에서의 연구들은 물질적인 기호로서의 다이어그램의 역할 및 신체적인 행위로서의 다이어그래밍의 중요성을 전면에 내세운다(Arzarello, 2006; Bussi & Mariotti, 2008; de Freitas & Sinclair, 2012; Radford, 2008, 2010). 이러한 관점에서 다이어그램을 비롯한 물질적인 기호적 자원의 생성 및 활용은 수학적 구조가 드러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으로서 고려되며(Radford, 2008), 나아가 물질적인 다이어그래밍 과정 자체를 수학적인 인지 또는 학습으로서 바라본다(de Freitas & Sinclair, 2012; Thom & McGarvey, 2015). 또한 이러한 접근의 연구들은 다이어그램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언어, 제스처 등의 다중양식적인 기호적 자원들이 동반된다는 점에 주목한다(Arzarello, 2006). 특히 제스처는 잠재적인 가능성으로서의 수학적인 상상을 물질적으로 체화하는 수단으로서(Nemirovsky & Ferrara, 2009), 학생들의 아이디어나 개념이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경우에 이를 지각 가능한 실체로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한다(Roth & Lawless, 2002). 다이어그램을 생성하는 신체적인 행위인 다이어그래밍 역시 보다 일반적으로 제스처의 영역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다이어그램과 제스처는 밀접하게 관련되지만 많은 연구들에서 그 둘은 서로 별개의 영역에 속한 실체로서 고려되어 왔다(de Freitas & Sinclair, 2012). 다음 절에서는 다이어그램과 제스처 사이의 관계성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한 수학철학자 Châtelet (2000)의 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래밍에 관한 관점에 대해 논의한다.

2. 다이어그램과 다이어그래밍에 관한 Châteletean 관점

수학철학자 Châtelet (2000)는 수학사에 대한 고찰을 통해 수학에서의 직관, 발명, 발견에 있어서 수학자의 다이어그래밍이 수행해온 핵심적인 역할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수학의 학문적인 정체성을 논리와 동일시하거나 고정되고 절대적인 것으로 신화화 하는 가정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 물질적인 궤적을 지워버림으로써 수학의 실제를 왜곡한다(Knoespel, 2000). 그는 움직이는 물질과 움직일 수 없는 수학을 구분하고자 하는 시도를 “합리적인 환상”(Châtelet, 2000, p. 14)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그의 관점에서 수학적 탐구는 이론적이고 합리적으로 정리된 수학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으며, 그것이 발생하는 실제적인 장소는 그림을 그리고, 표시를 생성하고, 스케치하고, 낙서하는 물질적인 공간이다. 그는 Leibniz, Newton, Grassmann 등의 역사적인 사례들을 재해석하여 수학자들의 필사 원고 속에서 당연한 것으로만 여겨져 왔던 “낙서 자국”이 그들의 수학적인 탐구와 발견을 가능하게 한 핵심적인 메커니즘이라는 것을 드러낸다(Knoespel, 2000, p. xviii).

Châtelet (2000)의 재해석은 다이어그램과 제스처 사이의 엄격한 구분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그는 수학적 탐구 과정에서 동원되는 다이어그램이 단지 공간적인 묘사가 아니라 그것을 만들어낸 신체적인 제스처, 즉 다이어그래밍의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포착한 것으로서 다이어그래밍의 유동성(mobility)과 비결정성(indeterminacy)이 잠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의 관점에서 다이어그램은 그 자체로서 완전하게 고정될 수 없으며, 언제나 다시 그려지고 새롭게 재형상화(refigure)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유동적이다(Knoespel, 2000). 또한 온전하게 결정되어 있는 의미를 표상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현실화 될 수 있는 새로운 의미 또는 관계성이 잠재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비결정성을 지닌다(Lee et al., 2020). 요컨대, 다이어그램과 다이어그래밍은 상호-전제적인(mutually presupposing) 관계에 놓여 있다(de Freitas & Sinclair, 2012). 즉, 다이어그램은 다이어그래밍의 일시적인 포착에 해당하며, 다이어그램에 내재된 잠재성은 다시 새로운 다이어그래밍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그 둘은 선명하게 분리되지 않는다.

특히 Châteletean 관점은 다이어그램 자체의 물질적 행위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다이어그래밍에 대해 기존 수학교육 연구들이 취해온 관점들과 구분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예를 들어 인지의 감각적이고 체화된 측면에 주목한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의 연구들은 물질적인 기호와 신체적인 제스처를 “사고의 진정한 구성 요소”(Radford, 2009, p. 113)로 보고 그것이 지닌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여전히 인지의 행위성은 개별적 또는 집단적인 인간 신체에 위치시킨다는 점에서 물질 자체의 행위성을 포착하는 데에는 한계를 갖는다(de Freitas & Sinclair, 2014). 반면에 Châtelet (2000)는 다이어그램에 잠재된 “환기(evocation)의 힘”(p. 10)으로부터 기존의 의미작용을 넘어서는 창의적인 다이어그래밍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이는 비-인간 물질들에게 행위성이 분배되어 있다고 보는 Deleuze나 Rotman, Barad 등의 신유물론적인 관점과 공명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4).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과 비-인간 행위 주체로서의 다이어그램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이어그래밍 과정에는 의도되지 않은 비결정적인2) 움직임이 수반되며, 그로부터 새로운 의미가 솟아날 수 있다.

이와 같은 Châteletean 관점에 기반을 둔 수학교육 연구들은 다이어그래밍에 대한 그의 수학사적인 재해석의 실증적인 증거를 제공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Menz, 2015; Sinclair et al., 2013; Sinclair et al., 2018; Thom & McGarvey, 2015). 특히 전문적인 수학자들 및 대학원생들의 세미나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을 상세히 분석한 Menz (2015)의 연구는 역사적인 수학자들의 필사 기록에 바탕을 두고 있던 Châtelet (2000)의 이론적 관점을 실제적인 다이어그래밍을 통한 수학적 발견 과정의 생생한 기록에 대한 분석을 통해 확장하고 보완한다. 수학자들의 에피소드에서 관찰된 다양한 유형의 다이어그래밍에 대한 그의 분석은 수학 수업에서 관찰되는 교사 및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을 포착하는 데에도 유용한 렌즈로서 적용될 잠재력을 갖는다(Menz, 2015).

3. 다이어그래밍에서 학생-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

물질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인식론적인 긴장이 존재한다(Conlin & Scherr, 2018). 선행연구들은 학생들이 탐구 과정에서 긍정과 부정 사이의 넓은 스펙트럼 사이에 놓인 불확실성을 다양한 유형의 담론적인 움직임이나 신체적인 제스처를 통해 나타낸다는 것을 확인하였다(Conlin & Scherr, 2018; Reinholz & Pilgrim, 2021). 예를 들어 학생들은 관찰된 사실에 대해 어떤 주장을 제시할 때 “이건 내 생각인데”라고 애매한 태도를 취하거나,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억양의 변화, 또는 자세 변경이나 얼굴 표정 등의 비언어적이고 신체적인 제스처를 통해 불확실성의 정서를 전달한다(Conlin & Scherr, 2018). Conlin & Scherr (2018)는 화자가 이러한 언어적, 비언어적 조치를 통해 해당 진술과의 “인식론적 거리(epistemic distance)”를 조정한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인식론적 거리는 다이어그래밍을 통한 수학적인 탐구 과정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 학습자가 다이어그램을 생성해나가는 과정에는 미리 가정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가능성들이 지속적으로 창발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명확하고 확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접근하기 어렵다(Thom & McGarvey, 2015). Merleau-Ponty (2004)가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기하 증명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과정에 대해 현상학적으로 고찰한 다음과 같은 진술은 다이어그래밍 과정에서 학습자-다이어그램 사이에 만들어지는 인식론적 거리를 잘 드러낸다. “종이 위에 삼각형의 윤곽을 가진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 나는 이미 결정되고 생기 없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 모든 곳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향들이 드러났다”(p. 185). Chen & Herbst (2013)는 학생들이 다이어그램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확실히, 아마도, 어쩌면”(p. 290) 등의 특정한 양식의 언어 자원들이 그 상호작용의 모호하고 불확실한 특성을 드러낸다고 보았다.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 활동에서의 인식론적 거리는 그들에게 주어진 교수 상황에 따라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에 포함된 다이어그램이 일정 수준 불완전하거나 비결정적인 상태로 제시되어 그들이 다이어그램 내에 물리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잠재적인 대상 또는 관계성에 대한 가설을 생성해야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Chen & Herbst, 2013; Noh et al., 2019; Lee et al., 2020). 이러한 맥락에서 다이어그래밍에서의 인식론적 거리를 Châteletean 관점에서 다이어그램 자체가 지닌 물질적 행위성과 연관지어 살펴볼 수 있다. 예컨대, Thom & McGarvey (2015)의 사례에서 한 학생이 6개의 삼각형으로 이루어진 육각형을 그려나가는 과정 중간에 “음...”, “잘 모르겠는데...”와 같은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그림 그리기를 멈추고 고개를 기울여 작업 중인 다이어그램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등의 모습은 다이어그램의 물질성에 잠재된 유동성과 비결정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구조의 가능성이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에 인식론적 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1. 연구 맥락

본 연구에서 분석한 사례는 피타고라스 정리의 유클리드 증명에 관한 과제를 일상적인 중학교 3학년 수학 교실에 적용한 2차시 수업의 일부이다. 적용한 과제는 세 명의 연구자(본고의 저자들)와 한 명의 경력 교사가 참여한 창의적인 수학 교육을 목표로 하는 교사-연구자 공동체에서 설계하였다. 수업은 해당 경력 교사가 재직 중인 중학교에서 그의 수업을 듣고 있던 24명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되었으며 1차시 수업으로부터 4일 후에 2차시 수업이 진행되었다. 과제는 각각 두 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된 두 세트의 과제 계열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한 차시의 수업에 적용되었다(Figure 2).

Figure 2.(a) The task applied in the 1st class (b) The task applied in the 2nd class

이 과제는 학생들로 하여금 유클리드 증명의 아이디어에 잠재된 운동감각적인 역동성을 과제에 포함된 다이어그램으로부터 체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다. Figure 3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유클리드 기하에 관한 디지털 환경에서의 교재들은 해당 증명의 아이디어를 움직이는 영상으로 옮김으로써 그것의 역동적인 측면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본 교사-연구자 공동체에서는 이와 같은 영상을 학생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단지 자신이 본 것을 표상해보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 위에 고정된 다이어그램을 제공하고 그것에 내재된 잠재성으로서의 역동성을 스스로 발굴해내는 탐구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설계한 본 과제의 초점은 주어진 다이어그램에 직접 표시되어 있지 않고, 따라서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잠재되어 있는 도형들을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가시적으로 현실화시키는 것에 있다. 즉, 학생들로 하여금 “그들이 실제로 본 것을 넘어서서”(de Freitas & Sinclair, 2012, p. 149) 주어진 다이어그램의 잠재성을 포착하고 활성화시키도록 요구한다.

Figure 3.Euclidean proof in animation (Iwamoto, 2006)3)

이에 따라 주로 교사로부터 핵심적인 힌트가 제공되는 전통적인 기하 증명 수업에서와 달리(Herbst & Brach, 2006), 해당 과제를 적용한 수업에서 교사는 주어진 다이어그램에 대한 변형의 기회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수업 시간 내내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도록 권장하며 학생과 주어진 다이어그램 사이에 다양한 방식의 물질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두 명의 학생 S1과 S2가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두 학생의 사례는 수집된 영상 녹화 데이터 상으로 2차시 수업에 걸쳐진 다이어그래밍의 전체 과정이 상대적으로 가장 명확하게 식별되었기 때문에 선택되었다. 그들은 네 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동일한 소그룹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각자 과제를 수행하면서 공동으로 최종 답안을 작성해야 했는데, 나머지 두 학생은 과제 수행에 소극적이었으며 소그룹 논의에 거의 기여하지 않았다.

2. 분석 방법

연구자들은 두 학생의 과제 수행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이 녹화된 비디오 기록들과 녹음 기록, 학생들의 활동지 등의 다층적인 데이터 자원들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확인하여 순간마다의 사건들을 상세히 비교하고 식별하였다(Edwards, 2009; Thom & McGarvey, 2015). 특히 학생들의 최종적인 활동지는 무수한 기입 흔적들로 인해 그 중간 과정에서 획을 그은 순서 등에 대한 정보는 식별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비디오 기록을 집중적으로 반복 시청하여 학생과 주어진 다이어그램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비언어적인 활동 장면을 최대한 상세하게 기록하고 코딩하였다.

Châteletean 관점에서 다이어그램의 직접적인 변형과 그와 간접적으로 연관된 신체적인 제스처의 경계는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물리적인 관계가 직·간접적으로 변화하는 모든 물질적인 상호작용을 다이어그래밍의 범위에 포함시켰다. 즉, 주어진 다이어그램에 직접적으로 선을 긋거나 물리적인 표시를 더하여 변형시키는 행위뿐만 아니라, 다이어그램 내의 잠재적인 대상과 관계성을 지시하여 일시적으로 현실화시키는 제스처나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물질적인 위치 관계를 변화시키는 모든 신체적인 행위들이 다이어그래밍에 포함된다. 분석을 위한 코드는 수학자들의 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하기 위해 Menz (2015)가 도입한 활동 단위를 참고하여 수정 적용하였다.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은 주어진 다이어그램과의 상호작용의 직·간접성에 따라 직접적 다이어그래밍(diagramming-directly (D)), 근거리 다이어그래밍(diagramming-closely (C)), 원거리 다이어그래밍(diagramming-remotely (R))으로 구분하여 분석되었다(Table 1).

Table 1 Analysis code of diagramming according to the degree of directness

분석 코드설명예시
Diagramming-D다이어그램 자체에 직접적인 변형을 가할 때연필로 주어진 다이어그램 내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거나, 선 위를 덧칠한다
Diagramming-C다이어그램 가까이에 위치한 손 또는 연필 등을 이용하여 다이어그램에 포함된 요소들을 가리키거나 그 위를 움직이는 제스처를 취할 때다이어그램과 바로 위의 공중에서 연필로 도형의 변을 따라 훑듯이 움직인다
Diagramming-R다이어그램과 학습자의 신체 사이의 공간적인 위치 관계를 변화시킬 때다이어그램이 포함된 활동지의 방향을 변경하거나, 자세를 조정해 다른 각도에서 다이어그램을 바라본다4)


또한 본 연구에서는 관찰된 다이어그래밍에 대하여 다이어그램과 학생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뿐만 아니라 인식론적 거리에 초점을 맞춘 분석 역시 시행하였다. 예를 들어 다이어그래밍과 동시에 또는 직후에 관찰된 학생들의 발화나 작성된 답안 등을 통해 그들이 확신을 가지고 해당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한 근거가 확인되었을 때 다이어그램과 학생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감소한 결정적 다이어그래밍(determinate diagramming, 이하 DD)으로 구분하였다. 반대로 학생들의 발화 또는 제스처에서 불확실성의 근거가 관찰된 경우 인식론적 거리가 증가한 비결정적 다이어그래밍(indeterminate diagramming, 이하 ID)으로 보았다(Table 2). 이러한 인식론적 거리에 기반을 둔 분석은 그 근거가 뚜렷하게 관찰 가능한 일부 다이어그래밍에 대해서만 수행되었다.

Table 2 Analysis code of diagramming according to epistemic distance

분석 코드예시인식론적 거리
DD- 다이어그래밍과 함께 “아, 알겠다!” 등의 높은 음조의 감탄사를 외친다감소
- 다이어그래밍 직후 형식화 된 언어로 활동지에 답안을 작성하거나 진술한다
ID- 다이어그래밍과 함께 “음…”, “어...”, “모르겠다.” 등의 머뭇거리거나 의문을 표시하는 발화를 언급한다증가
- 다이어그래밍 직후 답안 작성이나 관련 진술 없이 또 다른 다이어그래밍으로 옮겨간다

본 장에서는 두 차시의 수업에서 관찰된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 사례 중 일부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제시한다. 해당 에피소드들은 학생들이 과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견하기까지 상대적으로 긴 시간동안 다이어그래밍에 몰입한 경우들에 해당한다. 1절과 2절에서 각각 1차시와 2차시 수업에서의 에피소드에 대한 분석을 제시하는데, 먼저 각각의 에피소드가 해당되는 차시의 수업 전개상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소개하고 이어서 그에 대한 분석을 제시한다.

1. 잠재적인 대상을 현실화 시키는 다이어그래밍을 통한 새로운 수학적 아이디어의 발견

1차시 수업에서 삼각형 BCD의 넓이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해야 하는 과제 1-1에 대하여 두 학생 S1과 S2가 찾은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것은 해당 삼각형과 선분 BC를 밑변으로 공유하는 삼각형 ABC의 넓이를 이용하는 방법 1이며, 두 번째 것은 선분 BD를 밑변으로 공유하는 삼각형 ABD를 이용하는 방법 2이다. 이 중 방법 2에 사용된 삼각형 ABD는 과제에 주어진 본래의 다이어그램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선분 AD의 도입을 필요로 한다. 또한 두 방법에는 각각 선분 AD와 선분 BC, 선분 AC와 BD가 평행하다는 성질이 활용되는데, 이에 따라 방법 1 역시 선분 AD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 학생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최종 답안에서 그들이 새로 도입한 보조선 AD 및 두 쌍의 평행선 마크를 확인할 수 있다(Figure 4). 이하에서 두 학생이 이러한 방법들의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한다.

Figure 4.S1 and S2’s final answer to Task 1-1

방법 1의 경우 두 학생이 각자 자신의 활동지 위의 다이어그램을 가지고 참여한 다이어그래밍 과정에서 따로따로 발견하였다. 먼저 S1의 경우 연필 끝이 종이에 닿지 않은 채로 자신의 다이어그램을 향하도록 한 상태에서 다이어그램을 응시하고 있다가, 연필 끝으로 선분 BC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훑는 모습이 관찰되었다(diagramming-C; Figure 5(a)). 그는 잠시 다이어그램을 응시한 채 손가락으로 연필을 회전 시키며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연필 끝을 다이어그램 가까이 대고 점 D로부터 점 A로 향하도록 가상의 선분의 궤적을 그리듯이 움직인 후 활동지의 빈 공간에 답을 적어 넣었다(diagramming-C; Figure 5(b)).

Figure 5.S1’s diagramming-C while discovering Method 1

S2의 경우 첫 번째 과제에 착수하기 직전에 다이어그램의 방향을 회전시키는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우연히 발생한 사건이었다. 그는 잠시 다이어그램을 응시하다가 활동지에 이름을 적으라는 교사의 요청을 듣고 활동지 전체를 비스듬하게 기울였다(diagramming-R)5). 그리고 그는 활동지 오른쪽 상단에 이름을 적은 후 여전히 활동지가 기울여져 있는 상태로 과제에 착수하였다. 즉, 정방향으로 앉아있던 그의 신체 방향에 대하여 활동지 및 그것에 포함된 다이어그램은 왼쪽으로 기울어진 상태가 유지되었다. 잠시 후 그는 연필 끝이 활동지 근처에서 점 A와 점 D 사이를 왔다갔다하도록 움직인 직후 답을 작성하였다(diagramming-C; Figure 6).

Figure 6.S2’s diagramming-R and diagramming-C related to Method 1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두 학생은 각자 방법 1을 발견하는 데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가상의 선분 AD를 동원하는 근거리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하였다. 이는 주어진 다이어그램 위에 새로운 선을 물리적으로 가시화시키지는 않았지만, 두 점 A와 D 사이의 빈 공간에 새로운 연결성을 일시적으로 현실화시켰다. 또한 이러한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한 직후 두 사람 모두 곧바로 답안을 작성했다는 점에서, 두 경우의 다이어그래밍 모두 DD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단, S1의 경우 해당 다이어그래밍에 앞서서 방법 1에 포함된 두 삼각형이 공통으로 공유하는 밑변인 선분 BC에 대한 ID에 먼저 참여하고 나서, 그것과 평행한 가상의 선분 AD에 대한 DD로 옮겨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후 선분 AD가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실제적인 선으로 출현한 것은 두 학생이 각자 추가적인 방법을 탐색하는 과정에서였다. 먼저 선분 AD를 그은 것은 S1이었는데, 그는 교사가 전체 학생들에게 과제에 주어진 정보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고 있는 동안에 불현듯 선분 AD를 천천히 그었다(diagramming-D). 이후 그는 교사의 설명을 듣기 위해 칠판 방향으로 몇 차례 고개를 들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연필 끝을 다이어그램 근처에 머무르게 한 상태로 다이어그램을 응시하였지만 스스로 추가적인 방법을 발견해내지는 못하였다. 선분 AD를 긋고 약 1분이 지난 시점까지도 그는 “(방법을) 하나 밖에 모르겠다”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그의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은 ID로 식별된다.

S2가 선분 AD를 직접 그은 것은 S1이 선분을 그은 시점으로부터 2분 40초 정도 지난 후였다. 그는 천천히 선분 AD를 긋고(diagramming-D; ID), 그것을 반대 방향으로 한 번 더 덧그림과 동시에 “아! 나 하나.. 하나 더 만들었어”라고 외치며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는 것을 알렸다(diagramming-D; DD). 그리고 나서 그는 “(삼각형) DBC가 ADB랑 넓이가 같아”라고 언급하며 연필 끝으로 두 삼각형의 윤곽을 따라 훑는 근거리 다이어그래밍을 취하였다(Figure 7).

Figure 7.S2’s diagramming-D and diagramming-C related to Method 2

S1의 경우 앞서 추가한 선분에 의하여 삼각형 ABD가 그의 다이어그램 내에 이미 물질적으로 현실화 되어 있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S2의 언급을 듣기 전까지는 해당 삼각형과 관련된 방법 2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S2로부터 두 삼각형의 넓이가 같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는 듯 웅얼거리는 혼잣말을 하며 다이어그램을 응시하고 있다가, 갑자기 자신의 활동지를 비스듬히 기울여보며 다이어그램의 방향을 변경하는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을 취하였다. 그리고 “어떻게 구하라고”라고 언급하며 다이어그램을 수평 방향으로 회복시킨 후, 두 삼각형이 공유하는 공통 밑변에 해당하는 선분 BD를 덧칠하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을 취했다. 그리고 나서 왼손으로 활동지를 다시 기울이는 동시에(diagramming-R), 오른손에 들고 있던 연필로 다이어그램 가까이에서 무언가를 휘저으며(두 삼각형의 윤곽을 빠르게 훑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 그렇네”라고 새로운 방법을 인식하였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였다(diagramming-C; Figure 8).

Figure 8.S1’s diagramming-R and diagramming-C related to Method 2

이상의 과정을 거쳐 두 학생 모두 최종적으로 방법 2까지 발견하게 되었을 때, 그들의 활동지 내의 다이어그램에는 공통적으로 처음엔 주어지지 않았던 선분 AD가 물리적인 선으로 현실화 되어 있었다. 또한 다이어그램이 포함된 활동지 전체가 동일한 방향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상태였다는 점에서 그 물질적인 구조 및 공간적인 배치 상 유사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상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그 결과물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에는 차이가 있었다. S2의 경우 다이어그램의 방향을 조정한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은 문제 해결과 무관한 맥락에서 우연히 발생한 사건이었고, 선분 AD를 추가한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이 방법 2의 발견과 동시에 취해진 DD에 해당하였다. 반면 S1의 경우 선분을 긋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은 탐색 과정 중간에 관찰된 ID이었으며, 이후 관찰된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이 방법 2를 이해하게 된 사건에 동반된 DD에 해당하였다.

과제 1-1에 대한 소그룹별 발표 및 교실 전체 논의 이후에 학생들은 삼각형 BCD와 넓이가 같은 도형들을 찾는 과제 1-2에 착수하였다. S1과 S2는 과제 1-1에서 활용되었던 삼각형 ABC, ABD 외에, 삼각형 ABI, ADC, BHI, BHK, BHF 등을 추가로 발견하였다(Figure 9)6). 이하에서는 그중에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밀도 높은 다이어그래밍 활동에 참여한 삼각형 ABI, BHI를 발견하고 해당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한다(나머지 세 삼각형의 경우 탐색 과정에서 별도의 근거리 또는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직관적인 발견과 거의 동시에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곧바로 해답이 공유되었다).

Figure 9.S2’s diagramming-R changing both the spatial relationship between his body and the diagram and the direction of his gaze

삼각형 ABI의 경우, S2가 원거리 및 직접적 다이어그래밍 과정을 거쳐 먼저 발견하였다. 다이어그램을 가만히 응시하던 그는 손에 쥔 연필 끝을 자신의 활동지의 다이어그램 위 공중에 머물게 한 상태에서 다른 손으로 학습지의 방향을 비스듬히 기울였다(diagramming-R; ID; Figure 10(b)).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이어그램을 계속 응시한 채로 몸통과 고개의 방향을 천천히 뒤튼 뒤에(diagramming-R; Figure 10(c)), 선분 AI를 추가하여 삼각형 ABI를 완성하였다(diagramming-D; DD). 이 과정에서 한번 기울여진 학습지의 방향에 대하여 그의 몸 전체의 방향이 다시 한 번 조정되었기 때문에, 다이어그램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의 방향은 Figure 10의 하단에 나타낸 것과 같은 순서로 변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Figure 10.Triangles included in S1 and S2’s final answer to Task 1-2

잠시 후 S2는 S1에게 자신이 새로 발견한 해답이 있다고 언급하며, 앉은 채로 팔을 멀리 뻗어 S1의 학습지에 선분 AI를 표시하였다(diagramming-D). S1은 갑작스레 새로운 구조가 출현한 자신의 활동지 위의 다이어그램을 쳐다보면서 “얘가 뭐랑 같다고? 왜 같아?”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S2는 자리에서 일어나 S1의 학습지 위에 연필로 변과 각들을 차례로 가리키며 삼각형 DBC와 새롭게 출현한 삼각형 ABI 사이의 합동 조건에 대해 설명하였다(diagramming-C). 이 때, S2의 설명을 듣고 있던 S1의 고개가 앞서 S2가 삼각형 ABI를 처음 발견했을 때와 유사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diagramming-R; Figure 11). 그리고 S1은 “아~ 음~” 하는 긍정적인 감탄사를 통해 새로 공유된 해답을 받아들였음을 드러냈다.

Figure 11.S1’s diagramming-R while S2 sharing his answer

얼마 후, S1은 연필 끝으로 삼각형 ABI의 윤곽선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훑으면서 “근데 이거.. 이거 어떻게 돌리면.. 어떻게 똑같지 않나..”라고 언급하였다(diagramming-C; ID; Figure 12(a)). 그러던 중 점 A에 잠시 멈췄던 그의 연필 끝이 선분 AH를 훑으며 점 H로 이동하였다(diagramming-C; Figure 12(b)). 그리고 S1은 “이거이거이거.. 아 잠깐! 이거랑 이거랑 같잖아”라고 외치면서 선분 HI를 새로 그리고 삼각형 ABI와 BHI의 윤곽선을 빠르게 덧칠하였다(diagramming-D; DD; Figure 12(c)).

Figure 12.S1’s diagramming-C and diagramming-D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BHI

이 사건에서 삼각형 ABI 위를 계속 회전하던 S1의 연필 끝이 점 A로부터 점 H을 향해 움직인 근거리 다이어그래밍은 순간적으로 일어났으며, 따라서 그가 해당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된 것이 해당 다이어그래밍의 전인지 후인지 또는 움직임의 과정 중간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확인 가능한 것은 삼각형 ABI의 윤곽을 따라가는 ID로부터 일련의 연쇄적인 다이어그래밍을 거쳐 두 삼각형의 윤곽선을 동시에 덧칠하는 확신에 찬 DD로 전환되기까지, 그 과정 중 어느 시점에선가 S1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잠재적인 다이어그램 요소들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등의 변화가 여러 차례 관찰되었는데, 이는 2차시 수업에서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증명 아이디어를 탐색해나가는 과정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다음 절에서는 2차시 수업에서 관찰된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을 인식론적 거리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다.

2. 다이어그래밍 과정에서 학생-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 변화

2차시 수업에서 S1과 S2는 보관하고 있던 이전 차시 수업의 활동지를 참고하여 넓이가 같은 삼각형을 찾는 과제 2-1을 무리 없이 수행하였고, 본격적으로 증명을 완성시켜야 하는 과제 2-2에 대하여 정사각형 ABDE와 직사각형 BHJI의 넓이가 같다고 하는 부분까지 매끄럽게 완성하였다. 본 절에서는 학생들이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다이어그래밍 활동에 참여한 증명의 나머지 부분, 즉 정사각형 ACGF와 직사각형 CHJK의 넓이가 같다는 부분을 완성시키기 위하여 아이디어를 탐색해나가는 과정에서의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을 상세히 분석한다.

S1은 증명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두 사각형 ACGF와 CHJK의 각각의 절반에 해당하는 삼각형 ACG와 CJK의 넓이 사이의 관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였다. 그는 연필로 두 삼각형의 윤곽을 따라 반복적으로 덧칠하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을 취하면서(Figure 13(a)), “얘를 여기로 어떻게 옮길까”, “이 큰 삼각형(ACG)을 여기(삼각형 CJK)로 옮겨야..”라고 언급했다(diagramming-D; ID). 그러자 옆에서 그의 말을 듣던 다른 한 학생(작은 목소리로 누군지 특정되지 않는다)은 나지막하게 “떨어트려”라고 말하였다. 그런데 이 때, 삼각형 CJK의 윤곽을 따라 회전하던 S1의 연필 끝이 점 C 부근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공중에서 작은 아치를 그리며 점프 하듯이 점 H로 이동했다(diagramming-C; Figure 13(b)). 그리고 그는 선분 HK를 새로 그리더니(diagramming-D), 이번엔 삼각형 CHK의 윤곽을 반복적으로 덧칠하기 시작하였다(diagramming-D; ID; Figure 13(c)).

Figure 13.S1’s diagramming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CHK

이 사건에서 두 삼각형을 덧칠하는 ID로부터, 근거리 및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을 거쳐, 새로 현실화 된 삼각형 CHK의 윤곽을 덧칠하는 ID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 중간에 S1이 삼각형 CHK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 구체적인 시점은 본 연구 데이터만으로는 정확하게 식별되지 않는다. 즉, 점 C 부근에서 멈췄던 연필 끝이 점 H로 이동하는 근거리 다이어그래밍 시점에 이미 그는 삼각형 CHK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DD를 취하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지만, 선분 HK를 긋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에 이르러서야 새로운 삼각형에 주목하게 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데이터에 관찰된 근거들을 통해 추정 가능한 것은 일련의 연쇄적인 다이어그래밍을 거쳐 그는 다시 새로운 삼각형에 대한 ID를 취하며 숙고하는 탐색적인 모드로 돌아오게 되었으며, 그 중간 어느 시점에선가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지는 순간적인 변화가 스쳐지나가듯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잠시 후 삼각형 CHK의 윤곽을 반복해서 따라 그리던 S1의 연필 끝이 이번에는 점 C에서 H로 향하던 중 갑자기 점 A로 이동했다(diagramming-C; Figure 14(a)). 그리고 그는 점 A에서부터 K까지 새로운 선분을 그리면서, “여기까지 올리고, 여기까지 올릴 수 있고..”라고 혼잣말을 하였다(diagramming-D; DD). 즉, 이 시점에서 S1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다시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서 그는 방금 현실화 된 삼각형 ACK와 삼각형 ACG의 윤곽을 번갈아 반복적으로 덧칠하면서 “얘랑 얘가 왜 같을까?”라고 중얼거렸다(diagramming-D; ID; Figure 14(b)). 즉,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다시 증가한 것이다.

Figure 14.S1’s diagramming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ACK

한편 S1이 삼각형 ACK를 현실화시키고 있던 시점에, S2는 S1과의 별도의 의사소통 없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활동지 내의 다이어그램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는 “얘는 뭘까”라고 혼잣말을 하며 선분 BG를 긋고 삼각형 BCG의 윤곽을 몇 차례 덧칠한다(diagramming-D; ID; Figure 15). 그리고 한동안 혼자서 다이어그래밍에 몰두하였다7).

Figure 15.S2’s diagramming-D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BCG

잠시 후 S2는 “오케이, 됐다! 됐어, 됐어!”라고 기쁘게 외쳤다. 이 시점까지도 S1은 앞서 분석한 삼각형 ACK의 발견 이후로 추가적인 아이디어를 찾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었다. S2의 외침을 들은 S1은 삼각형 ACG의 윤곽을 따라 그리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과 함께 “아, 큰 삼각형을 어떻게 아래로 내리냐니까?”라고 S2에게 추궁하듯이 질문하였다(diagramming-D; ID). 그러자 S2는 “아까 그거랑 똑같아”라고 답하며, S1의 활동지 위 공중으로 연필 끝을 향하게 한 뒤에 그것을 (S1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아래 왼쪽 방향의 사선으로 휘두르는 제스처를 취했다(diagramming-C; Figure 16(a)).

Figure 16.(a) While S1 was tracing the triangle ACG (diagramming-D), the tip of S2’s pencil was flying obliquely in the air over S1’s worksheet (diagramming-C). (b) S1 actualized the triangle CGH (diagramming-D) after sweeping the line segment AH (diagramming-C).

그러자 S1은 “어떻게 내렸는데?”라고 되물었다가, 곧바로 선분 GH를 그으면서 “아, 내렸어!”라고 외쳤다(diagramming-D; DD). 그리고 나서 그는 웃음과 함께 상기된 말투로 “아하하하, 이걸 못 봤네, 이걸 못 봤네...”라고 언급하며 연필로 점 A로부터 점 H까지 선분을 따라가는 근거리 다이어그래밍을 취한 뒤 삼각형 CGH의 윤곽을 빠른 속도로 덧칠했다(diagramming-C. D; DD; Figure 16(b)). 그런데 잠시 후, 삼각형 CGH의 윤곽을 덧칠하던 S1의 얼굴에서 미소가 점점 희미해지고 손놀림의 속도가 점차 느려지더니, 그는 S2에게 “이거, 합동으로 내렸어?”라고 물으며 삼각형 CGH와 삼각형 ACK를 다시 빠른 속도로 덧칠하기 시작했다(diagramming-D: ID). 이에 S2가 S1이 언급한 정확한 꼭짓점의 이름이 무엇인지 되묻자, S1은 손을 뻗어 S2의 활동지 내의 다이어그램에 선분 AC를 한 번 덧그린 후(“그냥 얘랑..”), 연필 끝을 점 H로 이동시켜 잠시 머무른 후에 삼각형 CGH를 덧그렸다(“얘랑..”; diagramming-D; ID). 이 과정에 동반된 S1의 발화는 힘없이 작은 목소리로 얼버무리는 어조였으며 S2에게 명확한 설명을 재차 요청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와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멀어진 것이 확인된다. 그러자 S2는 “왜 이렇게 했어?”라고 하며, 선분 AB와 삼각형 BCG의 윤곽을 덧그리며(diagramming-D; DD), 추가 설명을 통해 S1의 오류를 정정해주었다.

이 사건에서 S2가 발견한 아이디어가 S1에게 의도와 다르게 공유되고 그 오류를 다시 정정하기까지의 과정 동안에 S1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 변화는 매우 역동적이다. 처음 S1은 삼각형 ACG에 대한 ID에 참여하면서 답답한 어조로 S2에게 질문을 하다가, S2의 근거리 다이어그래밍이 환기시킨 방향에서 새로운 삼각형 CGH를 발견해 현실화시킨 직후, 매우 상기된 목소리로 자신의 발견을 알리며 소리 내어 웃기까지 하였다. 즉, 이 시점에 그는 확신에 찬 태도로 DD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때 삼각형 CGH의 윤곽을 반복적으로 덧칠하던 그의 직접적 다이어그래밍 과정 중간에 실시간으로 인식론적 거리가 변화하는 근거들이 관찰되었다. 즉, 해당 다이어그래밍에 착수하는 시점에서는 확신에 가까웠던 S1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다이어그래밍 과정 도중에 점차 증가한 것이다. 그 근거로서 다이어그래밍 중에 관찰된 S1의 표정 및 손을 움직이는 속도 등의 신체적인 제스처 상의 변화, 그리고 그에 동반한 의문을 제기하는 발언 등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수학 교실에서 관찰되는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이 그들의 수학 학습을 지원하는 방식을 다이어그래밍에 관한 Châteletean 관점을 바탕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이러한 다이어그래밍을 통한 수학 학습 과정에서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학생들은 다양한 유형의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주어진 다이어그램에 존재하지 않던 잠재적인 수학적 대상 및 관계성을 현실화시켰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수학적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학생들이 주어진 다이어그램 위에 획을 그어 표시하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뿐만 아니라 그것과 간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근거리 및 원거리 다이어그래밍 역시 학생들의 발견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이미 새로운 보조선이 추가되어 있음에도 발견하지 못하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근거리 혹은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발견하기도 했으며, 서로 해답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그어진 선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제스처 역시 공유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학생들이 수행한 다이어그래밍의 결과물뿐만 아니라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물질적인 과정 전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Châtelet, 2000; de Freitas & Sinclair, 2012; Thom & McGarvey, 2015). 예컨대 1차시 수업 사례에서 두 학생이 각자 나름의 탐구 과정을 통해 도달한 최종적인 다이어그램은 외연적으로 거의 동일하였지만 학생들 각각의 다이어그래밍 과정에서 잠재적인 대상이 현실화 되고, 그것이 확정적인 답안의 일부로 포함되기까지의 여정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최종적인 시각화의 산물로서 다이어그램에 접근하는 전통적인 관점의 위험성을 시사하며, 그 물질적인 과정 전체가 학생들의 발견 및 이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둘째, 학생들이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는 정적으로 유지되기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특히 2차시 수업 사례는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순간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사건을 통해 잠시 좁혀졌다가, 이내 새로운 탐색 모드로 돌입하며 다시 멀어지는 등의 역동적인 변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본 연구에서 살펴본 사례에서 학생들은 불확정적인 ID와 확정적인 DD 사이를 역동적으로 오가며 다이어그램과의 상호작용에 참여하고 있었다(Chen & Herbst, 2013; Thom & McGarvey, 2015). 이러한 연구 결과는 주로 개인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에 대한 분석에서 활용되었던 인식론적 거리의 개념이 인간-비인간 신체가 행위성을 공유하고 있는 다이어그래밍 활동을 분석하는 데에 있어서도 중요한 렌즈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Conlin & Scherr, 2018).

나아가 이와 같은 다이어그래밍 과정에서의 인식론적 거리 변화를 다이어그램 자체의 물질적 행위성이 다이어그래밍 활동에서 작동하는 방식과 관련지어 논의해볼 수 있다(de Freitas & Sinclair, 2014). 본 연구에서 분석한 사례에서 학생들이 잠재적인 도형들을 현실화시킬 때 그들의 연필 끝이 움직이는 경로는 주어진 다이어그램에 포함된 선을 따라가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거나, 마치 주어진 점이나 선분을 잡아 끄는 것처럼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ID로 식별된 사례들에서 학생들의 연필 끝이 주어진 다이어그램의 선과 방향을 따라 움직이는 모습들은 명확한 확신이 없는 채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과 물질적 행위성을 지닌 다이어그램 사이에 만들어지는 인식론적 거리가 어떤 비결정적인 공간을 이루고 거기에 다이어그램 자체의 행위성이 일정 부분 작용한 결과로서 해석해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은 선행연구들이 학생들의 보조선 도입을 주로 정신적이고 인지적인 측면과 연관 지었던 것에 반하여(e.g., Palatnik & Dreyfus, 2019; Yim & Park, 2002), 다이어그램 자체의 물질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대안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수학자들의 전문적인 수학화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한 선행연구의 결과를 학생들의 수학 학습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 사례로 확장한다(Menz, 2015). 학생들의 수학 학습 역시 그들에게 있어서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수학적 대상 및 관계성에 대한 발견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소박한 수준에서의 수학적인 창조 과정으로 볼 수 있다(Lee, 2015). 본 연구에서 다이어그래밍이 포함된 증명 과제 수행에 참여한 학생들은 탐색적인 수학화 과정에 참여하던 수학자들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단지 그려야”(Menz, 2015, p. 212) 했으며, 다이어그램과의 인식론적 거리의 역동적인 변화를 거쳐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수학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주어져야 하는 교수 상황은 다이어그래밍을 단지 표상적인 대상으로서의 다이어그램에 알고 있는 지식을 적용해나가는 정적인 과정으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수준의 인식론적 거리에서 물질적인 상호작용에 참여해나가는 비결정적이고 유동적인 과정으로서 고려해야 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Lee et al., 2020).

요컨대, 본 연구에서 관찰한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은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고정된 수학적 대상 및 관계성을 표상하는 정적인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초기에 주어진 다이어그램은 그들이 스스로 그린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물질적인 상호작용 과정에서 보이지 않던 잠재적인 레이어를 드러내었으며 학생들이 사전에 알지 못했던 정보를 사후에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단지 조용한 객체의 차원에 머물지 않았다. 대신 다이어그램은 학생들의 물리적이고 신체적인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새롭게 창발하며 수학을 유동화시키는 “참여의 물질적 장소”(de Freitas, 2012, p. 33)로서 역할하였다. 그 과정에서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는 역동적으로 변화하였으며 이는 다이어그램의 물질적 행위성이 작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였다.

단, 본 연구는 과제에 참여한 학생들 중 두 명의 사례만을 그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를 일반화시키는 데에는 한계를 갖는다. 또한 과제의 맥락인 피타고라스 정리의 증명의 경우 기본적으로 도형의 등적 변형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다이어그램을 유동화시키는 신체적인 움직임이 직관적으로 관찰될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Châtelet가 제시한 수학사 속 사례들은 이러한 유클리드 기하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후속연구에서는 보다 다양한 수학 영역에서의 사례들이 추가적으로 탐색될 필요가 있다.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1) O는 수학적 대상(object), D는 다이어그램(diagram), A는 행위자(actor)를 가리키는데, Herbst (2004)는 생성적 상호작용에서 대상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초기 연관성이 분리되어야 한다는 점을 끊어진 화살표로 강조한다.

2) 이전 문단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Châteletean 관점에서 다이어그램이 환기시키는 움직임은 기존에 존재하고 결정되어 있던 것을 넘어서는 의미와 관계성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 본 고에서 비결정적이라는 표현은 이처럼 다이어그램 자체의 잠재성으로부터 무언가가 새롭게 창발하는 양상의 특성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 참고할만한 선행연구로서 주어진 다이어그램의 구조적인 불완전성으로부터 학생들의 새로운 논증 구성이 촉진되는 사례를 분석한 Lee et al.(2020)가 있다.

3) http://www.takayaiwamoto.com/Pythagorean_Theorem/Euclid_47_anim.gif

4) 주로 칠판 위의 다이어그램과 상호작용하는 수학자들의 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한 Menz (2015)의 연구에서는 수학자들이 다이어그램이 포함된 칠판과 책상 사이를 오가며 신체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등의 넓은 공간적 범위의 제스처를 구분하기 위해 관련 범주를 포함시킨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책상에 앉아 종이-연필 환경에서 참여한 활동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책상 위에 놓인 활동지와의 상대적인 방향 및 거리를 변화시키는 제스처를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수정 적용하였다.

5) 이후 활동 장면들에서 S2가 종이에 글씨를 적을 때마다 활동지의 방향을 유사하게 조정하는 것으로 보아 이는 그가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신체적 습관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S1의 경우 그의 손의 움직임에 의해 활동지의 방향이 미세하게 움직이기는 했으나, 방법 2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을 스스로 취하기 전까지 대체로 그의 몸의 방향과 활동지는 나란한 상태가 유지되었다.

6) 학생들에게 처음 주어진 활동지에 포함된 다이어그램에는 Figure 2(a)에서와 같이 점 A, B, C, D만이 라벨링 되어 있었지만, 과제 1-2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교실 전체 논의를 통해 다른 모든 점들에도 알파벳이 부여되었다.

7) 아쉽게도 이 대목에서 S2의 구체적인 다이어그래밍은 카메라의 각도 상 그의 등에 가려져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자의 개입을 최소화한 일상적인 수업 환경에서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했기 때문에 카메라의 설치 위치 및 촬영 범위에 제한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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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전자저널 논문

2021; 31(2): 131-152

Published online May 31, 2021 https://doi.org/10.29275/jerm.2021.31.2.131

Copyright © Korea Society of Education Studies in Mathematics.

A Case Study on Learning Proofs of the Pythagorean Theorem through Diagramming: Based on the Châteletean Perspective

Jeong-Won Noh1, Kyeong-Hwa Lee2, Sung-Jae Moon3

1Graduate Stud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2Professor, Seoul National University, 3Lecturer, Gyeongin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South Korea

Correspondence to:Kyeong-Hwa Lee, khmath@snu.ac.kr
ORCID: https://orcid.org/0000-0002-2784-3409

Received: March 25, 2021; Revised: April 30, 2021; Accepted: April 30, 2021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This study aims to reveal how diagramming in the everyday mathematics classroom supports students’ mathematical learning, based on the Châteletean perspective. To this end, we analyzed the diagramming of two 9th grade students who participated in the task of proving the Pythagorean theorem through diagrams in a geometry lesson. In particular, we focused on the epistemic distance as well as the material directness between the students and the diagrams. As a result, the students discovered mathematical ideas while they engaged in direct or indirect diagramming; they actualized virtual mathematical objects and relationships that were not visible in the given diagrams. During diagramming, the epistemic distance between the students and the diagrams was also dynamically changing. The findings suggest that diagramming in mathematics classrooms is not just a static representational activity, but an indeterminate and mobile engagement, which materially interacts with diagrams at varying degrees of epistemic distance.

Keywords: diagram, diagramming, Châteletean perspective, inclusive materialism, materiality, indeterminacy, epistemic distance

I. 서론

수학교육 연구에서 학습자와 다이어그램 사이의 상호작용이 수학 학습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포착하고자 하는 시도는 오랫동안 이루어져 왔다(Arcavi, 2003; Cho et al., 2013; de Freitas & Sinclair, 2012; Duval, 1995; Fischbein, 1993; Herbst, 2004; Kwon & Yim, 2007; Na, 2009; Noh et al., 2019; Radford, 2008; Ryu & Chang, 2009; Stylianou, 2002). 이러한 연구들이 주로 취해온 관점은 다이어그램이 표상하는 수학적 대상과의 연관성이나(Duval, 1995), 그것을 시각화하고 이해하는 인간의 주체적인 능력(Arcavi, 2003), 또는 그것이 매개하는 보다 넓은 문화적인 체계(Bussi & Mariotti, 2008) 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정작 물질적인 다이어그램 자체의 중요성에는 덜 주목하였다. 하지만 보다 최근의 사회-문화적이고 체화된 관점에서의 연구들은 인간의 경험으로부터 새로운 수학이 창발하는 “시적인 순간”(Radford, 2010, p. 6)에서의 창조를 단지 인간의 합리적인 정신적 활동으로 환원시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마음과 거리가 먼 곳에서 이루어지는 감각적이고 물질적인 과정의 중요성을 보다 전면에 내세운다(de Freitas & Sinclair, 2012; de Freitas, 2016; Thom & Roth, 2011).

특히 근래에 주목 받고 있는 포괄적 유물론의 접근은 수학 학습에서 물질성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이론화 하여, 새로운 수학이 창발하는 순간에 작동하는 물질 자체의 행위성에 주목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4). 포괄적 유물론이 그 기반을 두고 있는 수학철학자 Gilles Châtelet (2000)의 관점에 따르면, 다이어그램은 그것을 생성한 신체적인 제스처, 즉 다이어그래밍을 일시적으로 붙잡아 놓은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절대 완전할 수 없으며 지속적으로 새롭게 창발할 수 있는 역동적인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 기반을 두고 수학교육 현상을 살펴보는 연구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Moon et al. (2020)은 포괄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수학 수업의 설계와 실행을 분석하는 사례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의 연구들은 주로 실험실 환경에서의 초기 기하 또는 초기 대수를 그 내용으로 삼아 이루어지거나(Moon & Lee, 2020; Sinclair et al., 2018), 역동 기하 소프트웨어 환경 또는 넓은 범위의 신체적인 활동이 포함된 특수한 환경에서의 수업 사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에서(Sinclair et al., 2013, Moon et al., 2020), 보다 일상적인 지필 중심의 교실 환경에서의 수학 학습을 포착하는 데에는 한계를 갖는다.

한편 수학 학습의 물질적인 측면에 주목한 연구들은 학습 주체의 의식적인 인지와 의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모호하고 비자발적인 사유의 과정을 설명하고자 시도해왔다(de Freitas & Sinclair, 2014; Moon & Lee, 2020; Noh & Lee, 2016; Roth, 2011). 수학 학습을 위한 탐구 과정의 모호성과 불확정성은 수학 학습의 본질적인 측면이지만, 분석의 어려움 때문에 관련 연구가 매우 부족한 편이다(de Freitas & Sinclair, 2014; Lee & Lee, 2010; Lee et al., 2020). 이와 관련하여 담론적 분석에 초점을 맞춘 일부 선행연구들에서는 학생들의 탐구 과정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유형의 언어적 표현 또는 신체적 제스처의 변화를 통해 그들과 탐구되고 있는 내용 사이에 존재하는 인식론적인 긴장을 관찰 가능한 형태로 포착하고자 시도한 바 있다(Conlin & Scherr, 2018; Reinholz & Pilgrim, 2021). 다이어그래밍을 포함한 물질적인 탐구 과정에서의 모호하고 불확정적인 측면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분석 방식을 보완적으로 적용해보는 방안을 기대해볼 수 있다(Chen & Herbst, 2013; Thom & McGarvey, 2015).

이상의 맥락에서 본 연구는 수학 학습 과정에서의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을 다룬 기존의 연구들이 제한적으로만 설명해왔던 물질적인 차원에서의 역할과 기여를 보다 전면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포괄적 유물론의 관점 하에서 수행된 선행연구들에서 잘 주목하지 않았던 중등 수준의 일상적인 지필 중심의 수업 환경에서의 수학 학습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그 과정에서 포착되는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긴장에 주목하여 수학 학습 과정의 모호하고 불분명한 측면에 대한 물질적인 차원에서의 설명을 시도한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수학 교실에서 관찰되는 학생들의 직·간접적인 다이어그래밍은 그들의 수학 학습을 어떻게 지원하는가?

(2) 다이어그래밍을 통한 수학 학습 과정에서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II. 이론적 배경

1. 수학 학습에서의 다이어그램과 다이어그래밍

수학교육 문헌들에서 다이어그램을 바라보는 관점은 그들이 취하고 있는 이론적 배경에 따라 매우 상이하다(Arcavi, 2003; Duval, 1995; de Freitas & Sinclair, 2012; Fischbein, 1993; Herbst, 2004; Radford, 2008; Stylianou, 2002). 기하 교수-학습에 관한 연구들이 전통적으로 취해 온 기호-인지적인 관점에서는 물질적인 표현으로서의 다이어그램 자체와 그것이 참조하는 이론적이고 수학적인 대상을 뚜렷하게 구분하여 바라본다(Duval, 1995). 이러한 관점에서 다이어그램은 수학적 대상을 표상하는 시각화 과정에 의해 만들어진 최종적인 생산물로서, 인간 주체가 이해하여 번역해야 하는 정적이고 수동적인 수단에 머무르게 된다(Menz, 2015). 이에 따라 다이어그램 자체의 물질성은 수학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를 혼동시키는 “구조상의 내적인 제약”(Duval, 1995, p. 142)이 되며, 다이어그램을 이용한 수학 학습은 이러한 이해의 장애물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된다(Iori, 2017).

하지만 다이어그램의 생성 및 그것과의 상호작용에 보다 초점을 맞춘 연구들에서는 수학 학습에서 다이어그램 자체가 지니고 있는 물질적인 차원에서의 잠재성을 중요하게 강조한다. 본 연구에서는 관련 문헌들에서 다이어그램의 생성과 관련된 행위들을 통칭하여 사용하는 동명사 형식의 ‘다이어그래밍(diagramming)’이라는 용어를, 물리적인 표면 위에 실재하는 대상으로서의 다이어그램과 구분하여 사용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Menz, 2015; Thom & McGarvey, 2015). 선행연구에 따르면 다이어그래밍은 학생들로 하여금 가설을 발견하고 그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Gibson, 1998), 그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반이 된다(Stylianou, 2002). Herbst (2004)는 기하 수업에서 교수 상황에 따라 학생들이 참여하게 되는 다이어그램과의 상호작용의 유형을 구분하여 제시하는데 특히 다이어그램에 대한 표상적 또는 설명적 상호작용과 구분되는 생성적인 방식의 상호작용, 즉 다이어그래밍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성적인 상호작용에서 다이어그램은 단지 최종적인 산물로서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이어그램 내에 주어지지 않은 새로운 구조가 추가되고 그 방향이 변경되는 등의 물질적인 변형을 통해 학생들의 “합리적인 추측”의 생성을 지원한다(Herbst, 2004, p. 134). Herbst (2004) 역시 Duvalian 접근의 기반 하에서 물질적인 다이어그램 자체와 구분되는 추상적인 수학적 대상과의 관계성을 전제하고 있지만, 다이어그램 자체와 행위자 사이의 상호작용에 보다 주목하며 수학적인 논증의 산물로서의 다이어그램뿐만 아니라 새로운 논증의 생산을 지원하는 다이어그래밍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이전의 관점과 구분된다(Figure 1).

Figure 1. Generative mode of interaction (Herbst, 2004, p. 134)1)

보다 최근의 기호적 중재 및 사회-문화적인 접근 하에서의 연구들은 물질적인 기호로서의 다이어그램의 역할 및 신체적인 행위로서의 다이어그래밍의 중요성을 전면에 내세운다(Arzarello, 2006; Bussi & Mariotti, 2008; de Freitas & Sinclair, 2012; Radford, 2008, 2010). 이러한 관점에서 다이어그램을 비롯한 물질적인 기호적 자원의 생성 및 활용은 수학적 구조가 드러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으로서 고려되며(Radford, 2008), 나아가 물질적인 다이어그래밍 과정 자체를 수학적인 인지 또는 학습으로서 바라본다(de Freitas & Sinclair, 2012; Thom & McGarvey, 2015). 또한 이러한 접근의 연구들은 다이어그램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언어, 제스처 등의 다중양식적인 기호적 자원들이 동반된다는 점에 주목한다(Arzarello, 2006). 특히 제스처는 잠재적인 가능성으로서의 수학적인 상상을 물질적으로 체화하는 수단으로서(Nemirovsky & Ferrara, 2009), 학생들의 아이디어나 개념이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경우에 이를 지각 가능한 실체로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한다(Roth & Lawless, 2002). 다이어그램을 생성하는 신체적인 행위인 다이어그래밍 역시 보다 일반적으로 제스처의 영역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다이어그램과 제스처는 밀접하게 관련되지만 많은 연구들에서 그 둘은 서로 별개의 영역에 속한 실체로서 고려되어 왔다(de Freitas & Sinclair, 2012). 다음 절에서는 다이어그램과 제스처 사이의 관계성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한 수학철학자 Châtelet (2000)의 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래밍에 관한 관점에 대해 논의한다.

2. 다이어그램과 다이어그래밍에 관한 Châteletean 관점

수학철학자 Châtelet (2000)는 수학사에 대한 고찰을 통해 수학에서의 직관, 발명, 발견에 있어서 수학자의 다이어그래밍이 수행해온 핵심적인 역할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수학의 학문적인 정체성을 논리와 동일시하거나 고정되고 절대적인 것으로 신화화 하는 가정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 물질적인 궤적을 지워버림으로써 수학의 실제를 왜곡한다(Knoespel, 2000). 그는 움직이는 물질과 움직일 수 없는 수학을 구분하고자 하는 시도를 “합리적인 환상”(Châtelet, 2000, p. 14)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그의 관점에서 수학적 탐구는 이론적이고 합리적으로 정리된 수학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으며, 그것이 발생하는 실제적인 장소는 그림을 그리고, 표시를 생성하고, 스케치하고, 낙서하는 물질적인 공간이다. 그는 Leibniz, Newton, Grassmann 등의 역사적인 사례들을 재해석하여 수학자들의 필사 원고 속에서 당연한 것으로만 여겨져 왔던 “낙서 자국”이 그들의 수학적인 탐구와 발견을 가능하게 한 핵심적인 메커니즘이라는 것을 드러낸다(Knoespel, 2000, p. xviii).

Châtelet (2000)의 재해석은 다이어그램과 제스처 사이의 엄격한 구분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그는 수학적 탐구 과정에서 동원되는 다이어그램이 단지 공간적인 묘사가 아니라 그것을 만들어낸 신체적인 제스처, 즉 다이어그래밍의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포착한 것으로서 다이어그래밍의 유동성(mobility)과 비결정성(indeterminacy)이 잠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의 관점에서 다이어그램은 그 자체로서 완전하게 고정될 수 없으며, 언제나 다시 그려지고 새롭게 재형상화(refigure)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유동적이다(Knoespel, 2000). 또한 온전하게 결정되어 있는 의미를 표상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현실화 될 수 있는 새로운 의미 또는 관계성이 잠재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비결정성을 지닌다(Lee et al., 2020). 요컨대, 다이어그램과 다이어그래밍은 상호-전제적인(mutually presupposing) 관계에 놓여 있다(de Freitas & Sinclair, 2012). 즉, 다이어그램은 다이어그래밍의 일시적인 포착에 해당하며, 다이어그램에 내재된 잠재성은 다시 새로운 다이어그래밍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그 둘은 선명하게 분리되지 않는다.

특히 Châteletean 관점은 다이어그램 자체의 물질적 행위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다이어그래밍에 대해 기존 수학교육 연구들이 취해온 관점들과 구분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예를 들어 인지의 감각적이고 체화된 측면에 주목한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의 연구들은 물질적인 기호와 신체적인 제스처를 “사고의 진정한 구성 요소”(Radford, 2009, p. 113)로 보고 그것이 지닌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여전히 인지의 행위성은 개별적 또는 집단적인 인간 신체에 위치시킨다는 점에서 물질 자체의 행위성을 포착하는 데에는 한계를 갖는다(de Freitas & Sinclair, 2014). 반면에 Châtelet (2000)는 다이어그램에 잠재된 “환기(evocation)의 힘”(p. 10)으로부터 기존의 의미작용을 넘어서는 창의적인 다이어그래밍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이는 비-인간 물질들에게 행위성이 분배되어 있다고 보는 Deleuze나 Rotman, Barad 등의 신유물론적인 관점과 공명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4).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과 비-인간 행위 주체로서의 다이어그램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이어그래밍 과정에는 의도되지 않은 비결정적인2) 움직임이 수반되며, 그로부터 새로운 의미가 솟아날 수 있다.

이와 같은 Châteletean 관점에 기반을 둔 수학교육 연구들은 다이어그래밍에 대한 그의 수학사적인 재해석의 실증적인 증거를 제공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Menz, 2015; Sinclair et al., 2013; Sinclair et al., 2018; Thom & McGarvey, 2015). 특히 전문적인 수학자들 및 대학원생들의 세미나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을 상세히 분석한 Menz (2015)의 연구는 역사적인 수학자들의 필사 기록에 바탕을 두고 있던 Châtelet (2000)의 이론적 관점을 실제적인 다이어그래밍을 통한 수학적 발견 과정의 생생한 기록에 대한 분석을 통해 확장하고 보완한다. 수학자들의 에피소드에서 관찰된 다양한 유형의 다이어그래밍에 대한 그의 분석은 수학 수업에서 관찰되는 교사 및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을 포착하는 데에도 유용한 렌즈로서 적용될 잠재력을 갖는다(Menz, 2015).

3. 다이어그래밍에서 학생-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

물질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인식론적인 긴장이 존재한다(Conlin & Scherr, 2018). 선행연구들은 학생들이 탐구 과정에서 긍정과 부정 사이의 넓은 스펙트럼 사이에 놓인 불확실성을 다양한 유형의 담론적인 움직임이나 신체적인 제스처를 통해 나타낸다는 것을 확인하였다(Conlin & Scherr, 2018; Reinholz & Pilgrim, 2021). 예를 들어 학생들은 관찰된 사실에 대해 어떤 주장을 제시할 때 “이건 내 생각인데”라고 애매한 태도를 취하거나,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억양의 변화, 또는 자세 변경이나 얼굴 표정 등의 비언어적이고 신체적인 제스처를 통해 불확실성의 정서를 전달한다(Conlin & Scherr, 2018). Conlin & Scherr (2018)는 화자가 이러한 언어적, 비언어적 조치를 통해 해당 진술과의 “인식론적 거리(epistemic distance)”를 조정한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인식론적 거리는 다이어그래밍을 통한 수학적인 탐구 과정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 학습자가 다이어그램을 생성해나가는 과정에는 미리 가정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가능성들이 지속적으로 창발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명확하고 확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접근하기 어렵다(Thom & McGarvey, 2015). Merleau-Ponty (2004)가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기하 증명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과정에 대해 현상학적으로 고찰한 다음과 같은 진술은 다이어그래밍 과정에서 학습자-다이어그램 사이에 만들어지는 인식론적 거리를 잘 드러낸다. “종이 위에 삼각형의 윤곽을 가진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 나는 이미 결정되고 생기 없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 모든 곳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향들이 드러났다”(p. 185). Chen & Herbst (2013)는 학생들이 다이어그램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확실히, 아마도, 어쩌면”(p. 290) 등의 특정한 양식의 언어 자원들이 그 상호작용의 모호하고 불확실한 특성을 드러낸다고 보았다.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 활동에서의 인식론적 거리는 그들에게 주어진 교수 상황에 따라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에 포함된 다이어그램이 일정 수준 불완전하거나 비결정적인 상태로 제시되어 그들이 다이어그램 내에 물리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잠재적인 대상 또는 관계성에 대한 가설을 생성해야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Chen & Herbst, 2013; Noh et al., 2019; Lee et al., 2020). 이러한 맥락에서 다이어그래밍에서의 인식론적 거리를 Châteletean 관점에서 다이어그램 자체가 지닌 물질적 행위성과 연관지어 살펴볼 수 있다. 예컨대, Thom & McGarvey (2015)의 사례에서 한 학생이 6개의 삼각형으로 이루어진 육각형을 그려나가는 과정 중간에 “음...”, “잘 모르겠는데...”와 같은 혼잣말을 중얼거리거나, 그림 그리기를 멈추고 고개를 기울여 작업 중인 다이어그램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등의 모습은 다이어그램의 물질성에 잠재된 유동성과 비결정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구조의 가능성이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에 인식론적 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III. 연구 방법

1. 연구 맥락

본 연구에서 분석한 사례는 피타고라스 정리의 유클리드 증명에 관한 과제를 일상적인 중학교 3학년 수학 교실에 적용한 2차시 수업의 일부이다. 적용한 과제는 세 명의 연구자(본고의 저자들)와 한 명의 경력 교사가 참여한 창의적인 수학 교육을 목표로 하는 교사-연구자 공동체에서 설계하였다. 수업은 해당 경력 교사가 재직 중인 중학교에서 그의 수업을 듣고 있던 24명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되었으며 1차시 수업으로부터 4일 후에 2차시 수업이 진행되었다. 과제는 각각 두 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된 두 세트의 과제 계열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한 차시의 수업에 적용되었다(Figure 2).

Figure 2. (a) The task applied in the 1st class (b) The task applied in the 2nd class

이 과제는 학생들로 하여금 유클리드 증명의 아이디어에 잠재된 운동감각적인 역동성을 과제에 포함된 다이어그램으로부터 체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다. Figure 3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유클리드 기하에 관한 디지털 환경에서의 교재들은 해당 증명의 아이디어를 움직이는 영상으로 옮김으로써 그것의 역동적인 측면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본 교사-연구자 공동체에서는 이와 같은 영상을 학생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단지 자신이 본 것을 표상해보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 위에 고정된 다이어그램을 제공하고 그것에 내재된 잠재성으로서의 역동성을 스스로 발굴해내는 탐구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설계한 본 과제의 초점은 주어진 다이어그램에 직접 표시되어 있지 않고, 따라서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잠재되어 있는 도형들을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가시적으로 현실화시키는 것에 있다. 즉, 학생들로 하여금 “그들이 실제로 본 것을 넘어서서”(de Freitas & Sinclair, 2012, p. 149) 주어진 다이어그램의 잠재성을 포착하고 활성화시키도록 요구한다.

Figure 3. Euclidean proof in animation (Iwamoto, 2006)3)

이에 따라 주로 교사로부터 핵심적인 힌트가 제공되는 전통적인 기하 증명 수업에서와 달리(Herbst & Brach, 2006), 해당 과제를 적용한 수업에서 교사는 주어진 다이어그램에 대한 변형의 기회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수업 시간 내내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도록 권장하며 학생과 주어진 다이어그램 사이에 다양한 방식의 물질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두 명의 학생 S1과 S2가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였다. 두 학생의 사례는 수집된 영상 녹화 데이터 상으로 2차시 수업에 걸쳐진 다이어그래밍의 전체 과정이 상대적으로 가장 명확하게 식별되었기 때문에 선택되었다. 그들은 네 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동일한 소그룹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각자 과제를 수행하면서 공동으로 최종 답안을 작성해야 했는데, 나머지 두 학생은 과제 수행에 소극적이었으며 소그룹 논의에 거의 기여하지 않았다.

2. 분석 방법

연구자들은 두 학생의 과제 수행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이 녹화된 비디오 기록들과 녹음 기록, 학생들의 활동지 등의 다층적인 데이터 자원들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확인하여 순간마다의 사건들을 상세히 비교하고 식별하였다(Edwards, 2009; Thom & McGarvey, 2015). 특히 학생들의 최종적인 활동지는 무수한 기입 흔적들로 인해 그 중간 과정에서 획을 그은 순서 등에 대한 정보는 식별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비디오 기록을 집중적으로 반복 시청하여 학생과 주어진 다이어그램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비언어적인 활동 장면을 최대한 상세하게 기록하고 코딩하였다.

Châteletean 관점에서 다이어그램의 직접적인 변형과 그와 간접적으로 연관된 신체적인 제스처의 경계는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물리적인 관계가 직·간접적으로 변화하는 모든 물질적인 상호작용을 다이어그래밍의 범위에 포함시켰다. 즉, 주어진 다이어그램에 직접적으로 선을 긋거나 물리적인 표시를 더하여 변형시키는 행위뿐만 아니라, 다이어그램 내의 잠재적인 대상과 관계성을 지시하여 일시적으로 현실화시키는 제스처나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물질적인 위치 관계를 변화시키는 모든 신체적인 행위들이 다이어그래밍에 포함된다. 분석을 위한 코드는 수학자들의 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하기 위해 Menz (2015)가 도입한 활동 단위를 참고하여 수정 적용하였다.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은 주어진 다이어그램과의 상호작용의 직·간접성에 따라 직접적 다이어그래밍(diagramming-directly (D)), 근거리 다이어그래밍(diagramming-closely (C)), 원거리 다이어그래밍(diagramming-remotely (R))으로 구분하여 분석되었다(Table 1).

Table 1 . Analysis code of diagramming according to the degree of directness.

분석 코드설명예시
Diagramming-D다이어그램 자체에 직접적인 변형을 가할 때연필로 주어진 다이어그램 내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거나, 선 위를 덧칠한다
Diagramming-C다이어그램 가까이에 위치한 손 또는 연필 등을 이용하여 다이어그램에 포함된 요소들을 가리키거나 그 위를 움직이는 제스처를 취할 때다이어그램과 바로 위의 공중에서 연필로 도형의 변을 따라 훑듯이 움직인다
Diagramming-R다이어그램과 학습자의 신체 사이의 공간적인 위치 관계를 변화시킬 때다이어그램이 포함된 활동지의 방향을 변경하거나, 자세를 조정해 다른 각도에서 다이어그램을 바라본다4)


또한 본 연구에서는 관찰된 다이어그래밍에 대하여 다이어그램과 학생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뿐만 아니라 인식론적 거리에 초점을 맞춘 분석 역시 시행하였다. 예를 들어 다이어그래밍과 동시에 또는 직후에 관찰된 학생들의 발화나 작성된 답안 등을 통해 그들이 확신을 가지고 해당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한 근거가 확인되었을 때 다이어그램과 학생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감소한 결정적 다이어그래밍(determinate diagramming, 이하 DD)으로 구분하였다. 반대로 학생들의 발화 또는 제스처에서 불확실성의 근거가 관찰된 경우 인식론적 거리가 증가한 비결정적 다이어그래밍(indeterminate diagramming, 이하 ID)으로 보았다(Table 2). 이러한 인식론적 거리에 기반을 둔 분석은 그 근거가 뚜렷하게 관찰 가능한 일부 다이어그래밍에 대해서만 수행되었다.

Table 2 . Analysis code of diagramming according to epistemic distance.

분석 코드예시인식론적 거리
DD- 다이어그래밍과 함께 “아, 알겠다!” 등의 높은 음조의 감탄사를 외친다감소
- 다이어그래밍 직후 형식화 된 언어로 활동지에 답안을 작성하거나 진술한다
ID- 다이어그래밍과 함께 “음…”, “어...”, “모르겠다.” 등의 머뭇거리거나 의문을 표시하는 발화를 언급한다증가
- 다이어그래밍 직후 답안 작성이나 관련 진술 없이 또 다른 다이어그래밍으로 옮겨간다

IV. 연구 결과

본 장에서는 두 차시의 수업에서 관찰된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 사례 중 일부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제시한다. 해당 에피소드들은 학생들이 과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견하기까지 상대적으로 긴 시간동안 다이어그래밍에 몰입한 경우들에 해당한다. 1절과 2절에서 각각 1차시와 2차시 수업에서의 에피소드에 대한 분석을 제시하는데, 먼저 각각의 에피소드가 해당되는 차시의 수업 전개상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소개하고 이어서 그에 대한 분석을 제시한다.

1. 잠재적인 대상을 현실화 시키는 다이어그래밍을 통한 새로운 수학적 아이디어의 발견

1차시 수업에서 삼각형 BCD의 넓이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해야 하는 과제 1-1에 대하여 두 학생 S1과 S2가 찾은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것은 해당 삼각형과 선분 BC를 밑변으로 공유하는 삼각형 ABC의 넓이를 이용하는 방법 1이며, 두 번째 것은 선분 BD를 밑변으로 공유하는 삼각형 ABD를 이용하는 방법 2이다. 이 중 방법 2에 사용된 삼각형 ABD는 과제에 주어진 본래의 다이어그램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선분 AD의 도입을 필요로 한다. 또한 두 방법에는 각각 선분 AD와 선분 BC, 선분 AC와 BD가 평행하다는 성질이 활용되는데, 이에 따라 방법 1 역시 선분 AD의 존재를 필요로 한다. 학생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최종 답안에서 그들이 새로 도입한 보조선 AD 및 두 쌍의 평행선 마크를 확인할 수 있다(Figure 4). 이하에서 두 학생이 이러한 방법들의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한다.

Figure 4. S1 and S2’s final answer to Task 1-1

방법 1의 경우 두 학생이 각자 자신의 활동지 위의 다이어그램을 가지고 참여한 다이어그래밍 과정에서 따로따로 발견하였다. 먼저 S1의 경우 연필 끝이 종이에 닿지 않은 채로 자신의 다이어그램을 향하도록 한 상태에서 다이어그램을 응시하고 있다가, 연필 끝으로 선분 BC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훑는 모습이 관찰되었다(diagramming-C; Figure 5(a)). 그는 잠시 다이어그램을 응시한 채 손가락으로 연필을 회전 시키며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연필 끝을 다이어그램 가까이 대고 점 D로부터 점 A로 향하도록 가상의 선분의 궤적을 그리듯이 움직인 후 활동지의 빈 공간에 답을 적어 넣었다(diagramming-C; Figure 5(b)).

Figure 5. S1’s diagramming-C while discovering Method 1

S2의 경우 첫 번째 과제에 착수하기 직전에 다이어그램의 방향을 회전시키는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우연히 발생한 사건이었다. 그는 잠시 다이어그램을 응시하다가 활동지에 이름을 적으라는 교사의 요청을 듣고 활동지 전체를 비스듬하게 기울였다(diagramming-R)5). 그리고 그는 활동지 오른쪽 상단에 이름을 적은 후 여전히 활동지가 기울여져 있는 상태로 과제에 착수하였다. 즉, 정방향으로 앉아있던 그의 신체 방향에 대하여 활동지 및 그것에 포함된 다이어그램은 왼쪽으로 기울어진 상태가 유지되었다. 잠시 후 그는 연필 끝이 활동지 근처에서 점 A와 점 D 사이를 왔다갔다하도록 움직인 직후 답을 작성하였다(diagramming-C; Figure 6).

Figure 6. S2’s diagramming-R and diagramming-C related to Method 1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두 학생은 각자 방법 1을 발견하는 데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가상의 선분 AD를 동원하는 근거리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하였다. 이는 주어진 다이어그램 위에 새로운 선을 물리적으로 가시화시키지는 않았지만, 두 점 A와 D 사이의 빈 공간에 새로운 연결성을 일시적으로 현실화시켰다. 또한 이러한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한 직후 두 사람 모두 곧바로 답안을 작성했다는 점에서, 두 경우의 다이어그래밍 모두 DD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단, S1의 경우 해당 다이어그래밍에 앞서서 방법 1에 포함된 두 삼각형이 공통으로 공유하는 밑변인 선분 BC에 대한 ID에 먼저 참여하고 나서, 그것과 평행한 가상의 선분 AD에 대한 DD로 옮겨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후 선분 AD가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실제적인 선으로 출현한 것은 두 학생이 각자 추가적인 방법을 탐색하는 과정에서였다. 먼저 선분 AD를 그은 것은 S1이었는데, 그는 교사가 전체 학생들에게 과제에 주어진 정보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고 있는 동안에 불현듯 선분 AD를 천천히 그었다(diagramming-D). 이후 그는 교사의 설명을 듣기 위해 칠판 방향으로 몇 차례 고개를 들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연필 끝을 다이어그램 근처에 머무르게 한 상태로 다이어그램을 응시하였지만 스스로 추가적인 방법을 발견해내지는 못하였다. 선분 AD를 긋고 약 1분이 지난 시점까지도 그는 “(방법을) 하나 밖에 모르겠다”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그의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은 ID로 식별된다.

S2가 선분 AD를 직접 그은 것은 S1이 선분을 그은 시점으로부터 2분 40초 정도 지난 후였다. 그는 천천히 선분 AD를 긋고(diagramming-D; ID), 그것을 반대 방향으로 한 번 더 덧그림과 동시에 “아! 나 하나.. 하나 더 만들었어”라고 외치며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는 것을 알렸다(diagramming-D; DD). 그리고 나서 그는 “(삼각형) DBC가 ADB랑 넓이가 같아”라고 언급하며 연필 끝으로 두 삼각형의 윤곽을 따라 훑는 근거리 다이어그래밍을 취하였다(Figure 7).

Figure 7. S2’s diagramming-D and diagramming-C related to Method 2

S1의 경우 앞서 추가한 선분에 의하여 삼각형 ABD가 그의 다이어그램 내에 이미 물질적으로 현실화 되어 있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S2의 언급을 듣기 전까지는 해당 삼각형과 관련된 방법 2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S2로부터 두 삼각형의 넓이가 같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는 듯 웅얼거리는 혼잣말을 하며 다이어그램을 응시하고 있다가, 갑자기 자신의 활동지를 비스듬히 기울여보며 다이어그램의 방향을 변경하는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을 취하였다. 그리고 “어떻게 구하라고”라고 언급하며 다이어그램을 수평 방향으로 회복시킨 후, 두 삼각형이 공유하는 공통 밑변에 해당하는 선분 BD를 덧칠하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을 취했다. 그리고 나서 왼손으로 활동지를 다시 기울이는 동시에(diagramming-R), 오른손에 들고 있던 연필로 다이어그램 가까이에서 무언가를 휘저으며(두 삼각형의 윤곽을 빠르게 훑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 그렇네”라고 새로운 방법을 인식하였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였다(diagramming-C; Figure 8).

Figure 8. S1’s diagramming-R and diagramming-C related to Method 2

이상의 과정을 거쳐 두 학생 모두 최종적으로 방법 2까지 발견하게 되었을 때, 그들의 활동지 내의 다이어그램에는 공통적으로 처음엔 주어지지 않았던 선분 AD가 물리적인 선으로 현실화 되어 있었다. 또한 다이어그램이 포함된 활동지 전체가 동일한 방향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상태였다는 점에서 그 물질적인 구조 및 공간적인 배치 상 유사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상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그 결과물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에는 차이가 있었다. S2의 경우 다이어그램의 방향을 조정한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은 문제 해결과 무관한 맥락에서 우연히 발생한 사건이었고, 선분 AD를 추가한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이 방법 2의 발견과 동시에 취해진 DD에 해당하였다. 반면 S1의 경우 선분을 긋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은 탐색 과정 중간에 관찰된 ID이었으며, 이후 관찰된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이 방법 2를 이해하게 된 사건에 동반된 DD에 해당하였다.

과제 1-1에 대한 소그룹별 발표 및 교실 전체 논의 이후에 학생들은 삼각형 BCD와 넓이가 같은 도형들을 찾는 과제 1-2에 착수하였다. S1과 S2는 과제 1-1에서 활용되었던 삼각형 ABC, ABD 외에, 삼각형 ABI, ADC, BHI, BHK, BHF 등을 추가로 발견하였다(Figure 9)6). 이하에서는 그중에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밀도 높은 다이어그래밍 활동에 참여한 삼각형 ABI, BHI를 발견하고 해당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한다(나머지 세 삼각형의 경우 탐색 과정에서 별도의 근거리 또는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직관적인 발견과 거의 동시에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곧바로 해답이 공유되었다).

Figure 9. S2’s diagramming-R changing both the spatial relationship between his body and the diagram and the direction of his gaze

삼각형 ABI의 경우, S2가 원거리 및 직접적 다이어그래밍 과정을 거쳐 먼저 발견하였다. 다이어그램을 가만히 응시하던 그는 손에 쥔 연필 끝을 자신의 활동지의 다이어그램 위 공중에 머물게 한 상태에서 다른 손으로 학습지의 방향을 비스듬히 기울였다(diagramming-R; ID; Figure 10(b)).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이어그램을 계속 응시한 채로 몸통과 고개의 방향을 천천히 뒤튼 뒤에(diagramming-R; Figure 10(c)), 선분 AI를 추가하여 삼각형 ABI를 완성하였다(diagramming-D; DD). 이 과정에서 한번 기울여진 학습지의 방향에 대하여 그의 몸 전체의 방향이 다시 한 번 조정되었기 때문에, 다이어그램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의 방향은 Figure 10의 하단에 나타낸 것과 같은 순서로 변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Figure 10. Triangles included in S1 and S2’s final answer to Task 1-2

잠시 후 S2는 S1에게 자신이 새로 발견한 해답이 있다고 언급하며, 앉은 채로 팔을 멀리 뻗어 S1의 학습지에 선분 AI를 표시하였다(diagramming-D). S1은 갑작스레 새로운 구조가 출현한 자신의 활동지 위의 다이어그램을 쳐다보면서 “얘가 뭐랑 같다고? 왜 같아?”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S2는 자리에서 일어나 S1의 학습지 위에 연필로 변과 각들을 차례로 가리키며 삼각형 DBC와 새롭게 출현한 삼각형 ABI 사이의 합동 조건에 대해 설명하였다(diagramming-C). 이 때, S2의 설명을 듣고 있던 S1의 고개가 앞서 S2가 삼각형 ABI를 처음 발견했을 때와 유사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diagramming-R; Figure 11). 그리고 S1은 “아~ 음~” 하는 긍정적인 감탄사를 통해 새로 공유된 해답을 받아들였음을 드러냈다.

Figure 11. S1’s diagramming-R while S2 sharing his answer

얼마 후, S1은 연필 끝으로 삼각형 ABI의 윤곽선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훑으면서 “근데 이거.. 이거 어떻게 돌리면.. 어떻게 똑같지 않나..”라고 언급하였다(diagramming-C; ID; Figure 12(a)). 그러던 중 점 A에 잠시 멈췄던 그의 연필 끝이 선분 AH를 훑으며 점 H로 이동하였다(diagramming-C; Figure 12(b)). 그리고 S1은 “이거이거이거.. 아 잠깐! 이거랑 이거랑 같잖아”라고 외치면서 선분 HI를 새로 그리고 삼각형 ABI와 BHI의 윤곽선을 빠르게 덧칠하였다(diagramming-D; DD; Figure 12(c)).

Figure 12. S1’s diagramming-C and diagramming-D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BHI

이 사건에서 삼각형 ABI 위를 계속 회전하던 S1의 연필 끝이 점 A로부터 점 H을 향해 움직인 근거리 다이어그래밍은 순간적으로 일어났으며, 따라서 그가 해당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된 것이 해당 다이어그래밍의 전인지 후인지 또는 움직임의 과정 중간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확인 가능한 것은 삼각형 ABI의 윤곽을 따라가는 ID로부터 일련의 연쇄적인 다이어그래밍을 거쳐 두 삼각형의 윤곽선을 동시에 덧칠하는 확신에 찬 DD로 전환되기까지, 그 과정 중 어느 시점에선가 S1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잠재적인 다이어그램 요소들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등의 변화가 여러 차례 관찰되었는데, 이는 2차시 수업에서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증명 아이디어를 탐색해나가는 과정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다음 절에서는 2차시 수업에서 관찰된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을 인식론적 거리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다.

2. 다이어그래밍 과정에서 학생-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 변화

2차시 수업에서 S1과 S2는 보관하고 있던 이전 차시 수업의 활동지를 참고하여 넓이가 같은 삼각형을 찾는 과제 2-1을 무리 없이 수행하였고, 본격적으로 증명을 완성시켜야 하는 과제 2-2에 대하여 정사각형 ABDE와 직사각형 BHJI의 넓이가 같다고 하는 부분까지 매끄럽게 완성하였다. 본 절에서는 학생들이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다이어그래밍 활동에 참여한 증명의 나머지 부분, 즉 정사각형 ACGF와 직사각형 CHJK의 넓이가 같다는 부분을 완성시키기 위하여 아이디어를 탐색해나가는 과정에서의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을 상세히 분석한다.

S1은 증명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두 사각형 ACGF와 CHJK의 각각의 절반에 해당하는 삼각형 ACG와 CJK의 넓이 사이의 관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였다. 그는 연필로 두 삼각형의 윤곽을 따라 반복적으로 덧칠하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을 취하면서(Figure 13(a)), “얘를 여기로 어떻게 옮길까”, “이 큰 삼각형(ACG)을 여기(삼각형 CJK)로 옮겨야..”라고 언급했다(diagramming-D; ID). 그러자 옆에서 그의 말을 듣던 다른 한 학생(작은 목소리로 누군지 특정되지 않는다)은 나지막하게 “떨어트려”라고 말하였다. 그런데 이 때, 삼각형 CJK의 윤곽을 따라 회전하던 S1의 연필 끝이 점 C 부근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공중에서 작은 아치를 그리며 점프 하듯이 점 H로 이동했다(diagramming-C; Figure 13(b)). 그리고 그는 선분 HK를 새로 그리더니(diagramming-D), 이번엔 삼각형 CHK의 윤곽을 반복적으로 덧칠하기 시작하였다(diagramming-D; ID; Figure 13(c)).

Figure 13. S1’s diagramming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CHK

이 사건에서 두 삼각형을 덧칠하는 ID로부터, 근거리 및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을 거쳐, 새로 현실화 된 삼각형 CHK의 윤곽을 덧칠하는 ID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 중간에 S1이 삼각형 CHK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 구체적인 시점은 본 연구 데이터만으로는 정확하게 식별되지 않는다. 즉, 점 C 부근에서 멈췄던 연필 끝이 점 H로 이동하는 근거리 다이어그래밍 시점에 이미 그는 삼각형 CHK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DD를 취하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지만, 선분 HK를 긋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에 이르러서야 새로운 삼각형에 주목하게 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데이터에 관찰된 근거들을 통해 추정 가능한 것은 일련의 연쇄적인 다이어그래밍을 거쳐 그는 다시 새로운 삼각형에 대한 ID를 취하며 숙고하는 탐색적인 모드로 돌아오게 되었으며, 그 중간 어느 시점에선가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지는 순간적인 변화가 스쳐지나가듯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잠시 후 삼각형 CHK의 윤곽을 반복해서 따라 그리던 S1의 연필 끝이 이번에는 점 C에서 H로 향하던 중 갑자기 점 A로 이동했다(diagramming-C; Figure 14(a)). 그리고 그는 점 A에서부터 K까지 새로운 선분을 그리면서, “여기까지 올리고, 여기까지 올릴 수 있고..”라고 혼잣말을 하였다(diagramming-D; DD). 즉, 이 시점에서 S1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다시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서 그는 방금 현실화 된 삼각형 ACK와 삼각형 ACG의 윤곽을 번갈아 반복적으로 덧칠하면서 “얘랑 얘가 왜 같을까?”라고 중얼거렸다(diagramming-D; ID; Figure 14(b)). 즉,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다시 증가한 것이다.

Figure 14. S1’s diagramming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ACK

한편 S1이 삼각형 ACK를 현실화시키고 있던 시점에, S2는 S1과의 별도의 의사소통 없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활동지 내의 다이어그램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는 “얘는 뭘까”라고 혼잣말을 하며 선분 BG를 긋고 삼각형 BCG의 윤곽을 몇 차례 덧칠한다(diagramming-D; ID; Figure 15). 그리고 한동안 혼자서 다이어그래밍에 몰두하였다7).

Figure 15. S2’s diagramming-D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BCG

잠시 후 S2는 “오케이, 됐다! 됐어, 됐어!”라고 기쁘게 외쳤다. 이 시점까지도 S1은 앞서 분석한 삼각형 ACK의 발견 이후로 추가적인 아이디어를 찾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었다. S2의 외침을 들은 S1은 삼각형 ACG의 윤곽을 따라 그리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과 함께 “아, 큰 삼각형을 어떻게 아래로 내리냐니까?”라고 S2에게 추궁하듯이 질문하였다(diagramming-D; ID). 그러자 S2는 “아까 그거랑 똑같아”라고 답하며, S1의 활동지 위 공중으로 연필 끝을 향하게 한 뒤에 그것을 (S1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아래 왼쪽 방향의 사선으로 휘두르는 제스처를 취했다(diagramming-C; Figure 16(a)).

Figure 16. (a) While S1 was tracing the triangle ACG (diagramming-D), the tip of S2’s pencil was flying obliquely in the air over S1’s worksheet (diagramming-C). (b) S1 actualized the triangle CGH (diagramming-D) after sweeping the line segment AH (diagramming-C).

그러자 S1은 “어떻게 내렸는데?”라고 되물었다가, 곧바로 선분 GH를 그으면서 “아, 내렸어!”라고 외쳤다(diagramming-D; DD). 그리고 나서 그는 웃음과 함께 상기된 말투로 “아하하하, 이걸 못 봤네, 이걸 못 봤네...”라고 언급하며 연필로 점 A로부터 점 H까지 선분을 따라가는 근거리 다이어그래밍을 취한 뒤 삼각형 CGH의 윤곽을 빠른 속도로 덧칠했다(diagramming-C. D; DD; Figure 16(b)). 그런데 잠시 후, 삼각형 CGH의 윤곽을 덧칠하던 S1의 얼굴에서 미소가 점점 희미해지고 손놀림의 속도가 점차 느려지더니, 그는 S2에게 “이거, 합동으로 내렸어?”라고 물으며 삼각형 CGH와 삼각형 ACK를 다시 빠른 속도로 덧칠하기 시작했다(diagramming-D: ID). 이에 S2가 S1이 언급한 정확한 꼭짓점의 이름이 무엇인지 되묻자, S1은 손을 뻗어 S2의 활동지 내의 다이어그램에 선분 AC를 한 번 덧그린 후(“그냥 얘랑..”), 연필 끝을 점 H로 이동시켜 잠시 머무른 후에 삼각형 CGH를 덧그렸다(“얘랑..”; diagramming-D; ID). 이 과정에 동반된 S1의 발화는 힘없이 작은 목소리로 얼버무리는 어조였으며 S2에게 명확한 설명을 재차 요청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와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멀어진 것이 확인된다. 그러자 S2는 “왜 이렇게 했어?”라고 하며, 선분 AB와 삼각형 BCG의 윤곽을 덧그리며(diagramming-D; DD), 추가 설명을 통해 S1의 오류를 정정해주었다.

이 사건에서 S2가 발견한 아이디어가 S1에게 의도와 다르게 공유되고 그 오류를 다시 정정하기까지의 과정 동안에 S1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 변화는 매우 역동적이다. 처음 S1은 삼각형 ACG에 대한 ID에 참여하면서 답답한 어조로 S2에게 질문을 하다가, S2의 근거리 다이어그래밍이 환기시킨 방향에서 새로운 삼각형 CGH를 발견해 현실화시킨 직후, 매우 상기된 목소리로 자신의 발견을 알리며 소리 내어 웃기까지 하였다. 즉, 이 시점에 그는 확신에 찬 태도로 DD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때 삼각형 CGH의 윤곽을 반복적으로 덧칠하던 그의 직접적 다이어그래밍 과정 중간에 실시간으로 인식론적 거리가 변화하는 근거들이 관찰되었다. 즉, 해당 다이어그래밍에 착수하는 시점에서는 확신에 가까웠던 S1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다이어그래밍 과정 도중에 점차 증가한 것이다. 그 근거로서 다이어그래밍 중에 관찰된 S1의 표정 및 손을 움직이는 속도 등의 신체적인 제스처 상의 변화, 그리고 그에 동반한 의문을 제기하는 발언 등이 확인되었다.

V.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수학 교실에서 관찰되는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이 그들의 수학 학습을 지원하는 방식을 다이어그래밍에 관한 Châteletean 관점을 바탕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이러한 다이어그래밍을 통한 수학 학습 과정에서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학생들은 다양한 유형의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주어진 다이어그램에 존재하지 않던 잠재적인 수학적 대상 및 관계성을 현실화시켰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수학적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학생들이 주어진 다이어그램 위에 획을 그어 표시하는 직접적 다이어그래밍뿐만 아니라 그것과 간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근거리 및 원거리 다이어그래밍 역시 학생들의 발견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이미 새로운 보조선이 추가되어 있음에도 발견하지 못하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근거리 혹은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발견하기도 했으며, 서로 해답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그어진 선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제스처 역시 공유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학생들이 수행한 다이어그래밍의 결과물뿐만 아니라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물질적인 과정 전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Châtelet, 2000; de Freitas & Sinclair, 2012; Thom & McGarvey, 2015). 예컨대 1차시 수업 사례에서 두 학생이 각자 나름의 탐구 과정을 통해 도달한 최종적인 다이어그램은 외연적으로 거의 동일하였지만 학생들 각각의 다이어그래밍 과정에서 잠재적인 대상이 현실화 되고, 그것이 확정적인 답안의 일부로 포함되기까지의 여정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최종적인 시각화의 산물로서 다이어그램에 접근하는 전통적인 관점의 위험성을 시사하며, 그 물질적인 과정 전체가 학생들의 발견 및 이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둘째, 학생들이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는 정적으로 유지되기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특히 2차시 수업 사례는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가 순간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사건을 통해 잠시 좁혀졌다가, 이내 새로운 탐색 모드로 돌입하며 다시 멀어지는 등의 역동적인 변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본 연구에서 살펴본 사례에서 학생들은 불확정적인 ID와 확정적인 DD 사이를 역동적으로 오가며 다이어그램과의 상호작용에 참여하고 있었다(Chen & Herbst, 2013; Thom & McGarvey, 2015). 이러한 연구 결과는 주로 개인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에 대한 분석에서 활용되었던 인식론적 거리의 개념이 인간-비인간 신체가 행위성을 공유하고 있는 다이어그래밍 활동을 분석하는 데에 있어서도 중요한 렌즈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Conlin & Scherr, 2018).

나아가 이와 같은 다이어그래밍 과정에서의 인식론적 거리 변화를 다이어그램 자체의 물질적 행위성이 다이어그래밍 활동에서 작동하는 방식과 관련지어 논의해볼 수 있다(de Freitas & Sinclair, 2014). 본 연구에서 분석한 사례에서 학생들이 잠재적인 도형들을 현실화시킬 때 그들의 연필 끝이 움직이는 경로는 주어진 다이어그램에 포함된 선을 따라가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거나, 마치 주어진 점이나 선분을 잡아 끄는 것처럼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ID로 식별된 사례들에서 학생들의 연필 끝이 주어진 다이어그램의 선과 방향을 따라 움직이는 모습들은 명확한 확신이 없는 채 다이어그래밍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과 물질적 행위성을 지닌 다이어그램 사이에 만들어지는 인식론적 거리가 어떤 비결정적인 공간을 이루고 거기에 다이어그램 자체의 행위성이 일정 부분 작용한 결과로서 해석해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은 선행연구들이 학생들의 보조선 도입을 주로 정신적이고 인지적인 측면과 연관 지었던 것에 반하여(e.g., Palatnik & Dreyfus, 2019; Yim & Park, 2002), 다이어그램 자체의 물질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대안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수학자들의 전문적인 수학화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한 선행연구의 결과를 학생들의 수학 학습 과정에서의 다이어그래밍 사례로 확장한다(Menz, 2015). 학생들의 수학 학습 역시 그들에게 있어서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수학적 대상 및 관계성에 대한 발견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소박한 수준에서의 수학적인 창조 과정으로 볼 수 있다(Lee, 2015). 본 연구에서 다이어그래밍이 포함된 증명 과제 수행에 참여한 학생들은 탐색적인 수학화 과정에 참여하던 수학자들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단지 그려야”(Menz, 2015, p. 212) 했으며, 다이어그램과의 인식론적 거리의 역동적인 변화를 거쳐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수학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주어져야 하는 교수 상황은 다이어그래밍을 단지 표상적인 대상으로서의 다이어그램에 알고 있는 지식을 적용해나가는 정적인 과정으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수준의 인식론적 거리에서 물질적인 상호작용에 참여해나가는 비결정적이고 유동적인 과정으로서 고려해야 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2; Lee et al., 2020).

요컨대, 본 연구에서 관찰한 학생들의 다이어그래밍은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고정된 수학적 대상 및 관계성을 표상하는 정적인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초기에 주어진 다이어그램은 그들이 스스로 그린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물질적인 상호작용 과정에서 보이지 않던 잠재적인 레이어를 드러내었으며 학생들이 사전에 알지 못했던 정보를 사후에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단지 조용한 객체의 차원에 머물지 않았다. 대신 다이어그램은 학생들의 물리적이고 신체적인 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새롭게 창발하며 수학을 유동화시키는 “참여의 물질적 장소”(de Freitas, 2012, p. 33)로서 역할하였다. 그 과정에서 학생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인식론적 거리는 역동적으로 변화하였으며 이는 다이어그램의 물질적 행위성이 작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였다.

단, 본 연구는 과제에 참여한 학생들 중 두 명의 사례만을 그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를 일반화시키는 데에는 한계를 갖는다. 또한 과제의 맥락인 피타고라스 정리의 증명의 경우 기본적으로 도형의 등적 변형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다이어그램을 유동화시키는 신체적인 움직임이 직관적으로 관찰될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Châtelet가 제시한 수학사 속 사례들은 이러한 유클리드 기하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후속연구에서는 보다 다양한 수학 영역에서의 사례들이 추가적으로 탐색될 필요가 있다.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ootnote

1) O는 수학적 대상(object), D는 다이어그램(diagram), A는 행위자(actor)를 가리키는데, Herbst (2004)는 생성적 상호작용에서 대상과 다이어그램 사이의 초기 연관성이 분리되어야 한다는 점을 끊어진 화살표로 강조한다.

2) 이전 문단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Châteletean 관점에서 다이어그램이 환기시키는 움직임은 기존에 존재하고 결정되어 있던 것을 넘어서는 의미와 관계성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 본 고에서 비결정적이라는 표현은 이처럼 다이어그램 자체의 잠재성으로부터 무언가가 새롭게 창발하는 양상의 특성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 참고할만한 선행연구로서 주어진 다이어그램의 구조적인 불완전성으로부터 학생들의 새로운 논증 구성이 촉진되는 사례를 분석한 Lee et al.(2020)가 있다.

3) http://www.takayaiwamoto.com/Pythagorean_Theorem/Euclid_47_anim.gif

4) 주로 칠판 위의 다이어그램과 상호작용하는 수학자들의 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한 Menz (2015)의 연구에서는 수학자들이 다이어그램이 포함된 칠판과 책상 사이를 오가며 신체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등의 넓은 공간적 범위의 제스처를 구분하기 위해 관련 범주를 포함시킨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책상에 앉아 종이-연필 환경에서 참여한 활동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책상 위에 놓인 활동지와의 상대적인 방향 및 거리를 변화시키는 제스처를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수정 적용하였다.

5) 이후 활동 장면들에서 S2가 종이에 글씨를 적을 때마다 활동지의 방향을 유사하게 조정하는 것으로 보아 이는 그가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신체적 습관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S1의 경우 그의 손의 움직임에 의해 활동지의 방향이 미세하게 움직이기는 했으나, 방법 2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원거리 다이어그래밍을 스스로 취하기 전까지 대체로 그의 몸의 방향과 활동지는 나란한 상태가 유지되었다.

6) 학생들에게 처음 주어진 활동지에 포함된 다이어그램에는 Figure 2(a)에서와 같이 점 A, B, C, D만이 라벨링 되어 있었지만, 과제 1-2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교실 전체 논의를 통해 다른 모든 점들에도 알파벳이 부여되었다.

7) 아쉽게도 이 대목에서 S2의 구체적인 다이어그래밍은 카메라의 각도 상 그의 등에 가려져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자의 개입을 최소화한 일상적인 수업 환경에서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했기 때문에 카메라의 설치 위치 및 촬영 범위에 제한이 있었다.

Fig 1.

Figure 1. Generative mode of interaction (Herbst, 2004, p. 134)1)
Journal of Educational Research in Mathematics 2021; 31: 131-152https://doi.org/10.29275/jerm.2021.31.2.131

Fig 2.

Figure 2. (a) The task applied in the 1st class (b) The task applied in the 2nd class
Journal of Educational Research in Mathematics 2021; 31: 131-152https://doi.org/10.29275/jerm.2021.31.2.131

Fig 3.

Figure 3. Euclidean proof in animation (Iwamoto, 20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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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Figure 4. S1 and S2’s final answer to Task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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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5.

Figure 5. S1’s diagramming-C while discovering Method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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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6.

Figure 6. S2’s diagramming-R and diagramming-C related to Method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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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7.

Figure 7. S2’s diagramming-D and diagramming-C related to Metho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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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8.

Figure 8. S1’s diagramming-R and diagramming-C related to Metho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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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9.

Figure 9. S2’s diagramming-R changing both the spatial relationship between his body and the diagram and the direction of his ga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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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0.

Figure 10. Triangles included in S1 and S2’s final answer to Task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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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1.

Figure 11. S1’s diagramming-R while S2 sharing his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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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2.

Figure 12. S1’s diagramming-C and diagramming-D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B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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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3.

Figure 13. S1’s diagramming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C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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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4.

Figure 14. S1’s diagramming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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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5.

Figure 15. S2’s diagramming-D while actualizing the triangle B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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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6.

Figure 16. (a) While S1 was tracing the triangle ACG (diagramming-D), the tip of S2’s pencil was flying obliquely in the air over S1’s worksheet (diagramming-C). (b) S1 actualized the triangle CGH (diagramming-D) after sweeping the line segment AH (diagrammin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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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Analysis code of diagramming according to the degree of directness

분석 코드설명예시
Diagramming-D다이어그램 자체에 직접적인 변형을 가할 때연필로 주어진 다이어그램 내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거나, 선 위를 덧칠한다
Diagramming-C다이어그램 가까이에 위치한 손 또는 연필 등을 이용하여 다이어그램에 포함된 요소들을 가리키거나 그 위를 움직이는 제스처를 취할 때다이어그램과 바로 위의 공중에서 연필로 도형의 변을 따라 훑듯이 움직인다
Diagramming-R다이어그램과 학습자의 신체 사이의 공간적인 위치 관계를 변화시킬 때다이어그램이 포함된 활동지의 방향을 변경하거나, 자세를 조정해 다른 각도에서 다이어그램을 바라본다4)

Table 2 Analysis code of diagramming according to epistemic distance

분석 코드예시인식론적 거리
DD- 다이어그래밍과 함께 “아, 알겠다!” 등의 높은 음조의 감탄사를 외친다감소
- 다이어그래밍 직후 형식화 된 언어로 활동지에 답안을 작성하거나 진술한다
ID- 다이어그래밍과 함께 “음…”, “어...”, “모르겠다.” 등의 머뭇거리거나 의문을 표시하는 발화를 언급한다증가
- 다이어그래밍 직후 답안 작성이나 관련 진술 없이 또 다른 다이어그래밍으로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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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Info

Korea Society of Education Studies in Mathematics

Vol.31 No.3
2021-05-31

pISSN 2288-7733
eISSN 2288-8357

Frequency : Quarter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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