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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전자저널 논문

2021; 31(4): 427-448

Published online November 30, 2021 https://doi.org/10.29275/jerm.2021.31.4.427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스처와 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작용: 다이어그램을 통한 통계적 사고 사례를 중심으로

Sung-Jae Moon1, Jeong-Won Noh2, Kyeong-Hwa Lee3

1Researcher, Sookmyung Woman’s University, 2Graduate stud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3Professor, Seoul National University, South Korea

1숙명여자대학교 연구원, 2서울대학교 대학원생, 3서울대학교 교수

Correspondence to:Kyeong-Hwa Lee, khmath@snu.ac.kr
ORCID: https://orcid.org/0000-0002-2784-3409

Received: September 13, 2021; Revised: October 19, 2021; Accepted: October 20, 2021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propose a framework for analyzing a mutually corresponding relationship between gestures and diagramming in constructing making mathematical meanings. To this end, this study analyzes the case of mathematics classes which aimed at recognizing the relationship between average and a statistical distribution through activities using diagrams. Findings indicate that several students performed informal mathematical thinking using gestures and diagrams about some diagrams without numerical information. Further, our analysis captures the way gestures and diagramming reveal new mathematical meanings and elaborates the role of gestures and diagramming to refine the meanings. This study also discusses in what ways researchers and teachers can use the framework to better understand various types of gestures and diagrams in mathematical thinking.

Keywordsactualization of the virtual, diagramming, average, realization of the possible, gesture

수학 교수-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이어그램과 제스처의 작용에 대한 여러 수학교육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de Freitas & Sinclair, 2014; Lee et al., 2020; Moon, 2020a; Noh, Lee, & Moon, 2019; 2021; Radford, 2014; Roth & Maheux, 2015). 이들 연구 사이에 몇몇 관점 차이가 존재하나, 이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언어적 활동과 구별되는 비언어적인 다이어그램 및 제스처의 작용이 새로운 수학적 의미가 드러나고 정교화되는 과정에 기여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는 서로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움직임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촉발하는 관계에 있으며, 수학적 의미의 발현 과정에 공동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de Freitas & Sinclair, 2014; Noh et al., 2021).

특히, 최근 이루어지는 다이어그램과 제스처 연구는 기존의 연구가 포착하지 못했던 미세하거나 무질서한 신체의 움직임이나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의 중요성까지도 강조하고 있다(de Freitas, 2015). 예를 들어, 자신을 향해 과제를 약간 기울이는 몸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다면체를 무질서하게 만지는 손의 움직임이, 실은 새로운 수학적 의미가 학생에게 나타나기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순간일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Noh et al., 2021; Thom & Roth, 2011).

이렇게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의 중요성을 지적한 연구가 여럿 존재하나,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를 실제 수학 수업에서 나타나는 여러 유형의 의미 형성 과정과 연결시켜 분석한 연구는 다소 부족하다. 이와 관련하여 de Freitas & Sinclair (2014)는 기존의 의미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가 드러나는 과정을 잠재성의 현실화로, 특정 의미체계 내에서 논리적으로 의미가 정교화되는 과정을 가능성의 실재화로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이렇게 수학적 의미가 새롭게 나타나거나 논리적으로 정교화되는 과정은 개인적으로도, 집단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Arzarello et al., 2009; Radford & Roth, 2011). 이러한 선행연구에 기반을 두고, Moon (2020b)은 제스처의 유형을 현실화 제스처, 실재화 제스처로 구별하였다. 이러한 제스처의 범주화는 교사 및 학생의 제스처의 역할과 그것이 학습에 기여하는 바를 다양한 의미 형성 과정과 관련지어 더 세세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Moon, 2020b).

더욱이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가 서로가 서로를 촉발하는 관계에 놓여 있다는 점을 지적한 연구는 존재하나, 실제 수업에서 그러한 관계의 양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바라본 연구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Menz (2015)Noh et al. (2021)은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의 관계를 다이어그램에 대한 직접적인 변형, 다이어그램을 단순히 가리키거나 응시하는 간접적인 조작, 다이어그램과 학습자 사이의 위치 관계를 변화시키는 조작 등으로 나누어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연구자나 교사가 학생의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의 작용을 분석할 수 있게 하는 구체적인 틀을 제공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맥락을 따라, 실제 수학 수업에서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상호 작용하고 학습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분석틀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지필 환경과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수치 정보가 부재한 다이어그램을 분석하도록 하여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 인식을 촉진하고자 하였던 중학교 3학년 수학 수업 자료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특히, 학생들의 정교한 언어 사용 이전에 나타난 제스처와 다이어그램 조작 행위가, 대푯값에 대한 정보로부터 여러 가능한 분포를 이끌어내는 학생의 통계적 추론으로 어떻게 이어졌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지필 환경과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나타난 여러 종류의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이 학생의 통계적 추론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서로 어떠한 관계를 맺으며 학습에 기여했는가?

1. 수학 교수 학습에서 나타나는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의 작용

인간의 인지 과정에서 신체나 물질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던 체화된 인지 관점이 부각된 이후,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가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주목한 수학교육 연구가 여럿 이루어져 왔다(de Freitas & Sinclair, 2014; Edwards, 2009; Moon, 2020a; Noh et al., 2021; Radford, 2014; Radford & Roth, 2011; Roth & Maheux, 2015; Shvarts et al., 2021). 이와 같은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의사소통 및 인지 과정에 “언어적이지 않은” 여러 형태의 신체적이고 물질적인 표현이 개입하고 작용한다는 전제(DeLanda, 2013, p. 12) 및 앎(knowing)과 신체적 행위를 분리할 수 없다는 전제(Maheux & Proulx, 2015; Roth, 2016)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Maheux & Proulx (2015)의 지적대로, 향후 이루어질 수학교육연구는 학생이 결과적으로 알게 되는 것(인지 구조, 개념화)에만 집중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러한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모든 신체적이고 물질적인 행위(제스처, 다이어그램 그리기)에 주목하는 것으로 분석 방향을 넓힐 필요가 있다. 본 연구 역시 이와 같은 흐름을 따르고 있다.

많은 경우, 수학 교수 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스처는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 즉 다이어그래밍과 서로 분리되지 않는 상호 수반적 관계에 놓여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다(de Freitas & Sinclair, 2014; Noh et al., 2021)1). 예를 들어, Figure 1에 나와 있는 것처럼, 종이나 화면 위에서 손가락으로 점을 순차적으로 움직여 방향과 넓이라는 정보를 지닌 새로운 다이어그램을 만들어내는 다이어그래밍에는 언제나 손가락의 움직임, 즉 제스처가 수반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Figure 1.The example of mutual involvement between gesture and diagram (Moon, 2020a, p. 13)

이에 대해 Châtelet는 결과적으로 형성된 정적인 다이어그램과 달리, 수학자가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동적인 과정에는 위와 같은 수학자의 신체적 움직임이 언제나 수반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결과로서의 정적인 다이어그램에만 주목하게 되면 새로운 수학적 의미를 드러내는 신체적 움직임 및 그것의 작용을 간과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Châtelet, 2000). 이러한 관점을 따라, 본 연구에서는 새로운 수학적 의미가 드러날 때 작용하는 제스처와 다이어그래밍의 이러한 상호 수반 관계를 지칭하기 위해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이 용어는 제스처와 다이어그래밍이 개념적으로는 구별될 수 있으나 실제 수학적 활동에서는 상호 수반적 관계로 나타난다는 점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Figure 1에 나타난 상호 수반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기존 곱셈 개념에 대한 의미체계에서 벗어나, 방향이라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며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새로운 곱셈 개념으로 나아가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Châtelet, 2000; de Freitas & Sinclair, 2014). 결국,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새로운 수학적 개념이나 의미를 발견하는 사건에 깊이 연루된 움직임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수학 교수 학습이 이루어지는 맥락에서도 학생이 새로운 개념 및 절차를 익히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errara & Ferrari, 2017; Moon & Lee, 2020).

한편, 대부분의 제스처, 다이어그램에 대한 연구가 추상적인 수학 개념을 구현하는, 질서 있으며 명확히 관찰할 수 있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에 주목하는 것과는 달리, 미세하거나 무질서해 보이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중요성을 지적한 연구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Edwards (2009)가 등분할이라는 분수의 의미를 명확히 드러내는 분할 제스처(slice gesture)에 대해 논하였다면(Figure 2), Noh et al. (2021)은 과제의 다이어그램을 자신을 향해 살짝 기울이거나 몸을 기울이는 미세한 움직임이 피타고라스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보조선을 그리는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한 바 있다(Figure 3). 이와 같은 미세한 움직임은 언뜻 보기에는 수학 학습에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Noh et al. (2021)은 이러한 움직임이 학생이 보조선을 그릴 수 있도록 촉진한 중요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Figure 2.The slice gesture that embodies the abstract concept of fractions (Edwards, 2009, p. 132)
Figure 3.The slight movement of the body that tilts the diagram (Noh et al, 2021, p. 143)

이렇게 수학 교수 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에 대한 연구가 다각도로 이루어졌으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작용 및 역할은 여러 종류의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과 연결지어 더 구체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논의는 다음 절에서 이루어진다.

2.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과 제스처-다이어그래밍

제스처-다이어그래밍과 관련하여 학생이 수학적 의미를 다루게 되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 범주로 구별될 수 있다(de Freitas & Sinclair, 2014; Sinclair & de Freitas, 2014). 첫 번째는 잠재성의 현실화로, 기존의 의미체계, 습관, 규칙, 규범 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를 다루게 되는 의미형성 과정이다. 여기에는 학생의 주의가 기존의 대상에서 새로운 대상으로 옮겨가는 단순한 지각의 전환도 포함될 수 있으며, 떠오르지 않던 새로운 발상이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순간도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곱셈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주어진 24개의 칩을 하나씩 세어 나가다, 새로운 활동 이후 갑자기 칩을 4씩 묶어 세다 혼란을 노출하며 다시 하나씩 세어가는 순간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기존의 덧셈적 사고를 수행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합성단위라는 새로운 곱셈 개념을 체화하기 시작하는, 잠재성의 현실화가 일어나는 순간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가능성의 실재화로, 귀납적이거나 연역적인 논리 법칙, 이전까지 따르던 습관, 규칙 등을 따라 이루어지는 의미 형성 과정이다. 가령, 학생에게 떠오른 직관을 논리나 기호를 통해 점차 정교화하는 과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학생이 중심에서 거리가 일정한 점들의 모임이라는 명확한 규칙을 언급하며 자신이 컴퍼스로 그린 원을 설명한다면, 이는 가능성의 실재화가 일어나는 과정으로 여겨질 수 있다.

기존의 의미체계에서 벗어나는 과정인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발하는 요인 중 하나로 비자발적이거나 무의식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역할이 강조된다(de Freitas, 2012, 2016; Roth & Maheux, 2015). 특정한 목적 하에 이루어지는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주로 학습자가 이미 따르던 기존 의미체계의 규칙이나 습관을 따라 이루어지지만, 새로운 의미가 드러나는 사건은 많은 경우 학습자가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지식을 구성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 알려져 있다(Roth & Maheux, 2015)2). 특히, 학생의 자유로운 동적 행위를 촉진하는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이와 같은 비자발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작용이 두드러진다는 연구가 존재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4).

예를 들어, de Freitas (2012)는 Knotplots이라는 동적 기하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학생들이 일종의 드래깅(dragging) 제스처를 취하며 학습을 하는 가상의 과정을 언급하였다. 이 환경에서 학생들은 Figure 4a와 같은 매듭 다이어그램을 마우스를 이용해 드래깅하며 Figure 4b와 같은 형태로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위상 구조의 특징을 탐구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학생은 명시적인 규칙에 얽매이지 않은 채 마우스를 움직이며 다이어그램을 변형할 수 있다.

Figure 4.(a-b) The gesture-diagramming in dynamic geometry environment

이때 학생들은 처음에는 드래깅하여 다이어그램을 변화시키는 과정의 의미를 명시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채, 즉, 자신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드러내는 의미에 주목하지 못한 채 그저 마우스를 움직이기만 한다. 하지만 이렇게 점의 위치를 변화시키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매듭의 교차점이 가지는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중요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그러한 움직임이 반복되게 되면, 학생들이 갑자기 교차점에 주목하며 매듭의 특징을 불완전하게나마 인식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학생이 데카르트 평면을 규정하던 기존 논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위상적 의미를 접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렇게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발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나타나게 되면 학생의 신체적 습관이나 언어 사용 방식에 몇몇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교사는 이 순간에 주목하여 새로운 수학적 의미를 학생과 함께 정교화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Moon & Lee, 2020).

반면, 가능성의 실재화는 일상 언어, 수학 기호, 제스처, 다이어그램 등이 특정한 규칙을 따라 서로 조정되고 연계될 때 나타나는 의미 형성 과정이다(Abrahamson, 2009; Arzarello et al., 2009; Edwards, 2009; Radford, 2014). 이 유형의 의미 형성 과정은 암묵적으로만 두드러졌던 혹은 직관하였던 수학적 개념이 점차 명시화되고 정교화되는 과정으로 여겨질 수 있다(de Freitas & Sinclair, 2014; Radford & Roth, 2011).

특히, 이러한 유형의 의미 형성 과정은 다중양식(multimodal)이라는 관점 하에서 조명되었는데, 여기서 양식이란 모종의 의미를 표현하고 정교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문화, 사회, 신체적 자원들을 통칭하는 개념이다(Edwards & Robutti, 2014). 다중양식은 의사소통 및 인지 과정에서 단일한 양식이 아닌 여러 양식이 함께 작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교실에서 교사는 극한 개념을 설명할 때 무한히 작다는 언어(언어적 양식)를 두 손가락을 서로 맞닿는 제스처(신체적 양식)와 함께 이용하여, 추상적인 극한 개념에 대해 학생과 의사소통할 수 있다. 그래서 가능성의 실재화에서 나타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언어적 활동 및 다른 수학적 기호와 긴밀히 연계된 채 특정한 규칙이나 질서를 따라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Arzarello et al., 2009; Moon, 2020b; Radford & Roth, 2011; Yoon, Thomas, & Dreyfus, 2011).

위와 같은 논의에 기반을 두고, Moon (2020b)은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발하는 제스처를 AG (Actualizaiton-Gesture)로, 가능성의 실재화 과정에서 여러 기호와 함께 작용하는 제스처를 RG (Realization-Gesture)로 범주화하였다. 이와 같은 범주화는 수업 현상을 이해할 때 학생이 기존의 의미체계에서 벗어나는 순간을 파악하거나, 교사가 학생의 암묵적인 직관을 정교화하기 위해 개입해야 하는 순간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범주화는 의미형성 유형에 따른 제스처의 범주에만 집중하고 있기에, 실제 수업 상황에서 학습자의 제스처가 다이어그램과 상호 수반되는 여러 방식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실제로 수학 수업에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일어나는 양상은 여러 형태로 일어날 수 있다. 기존의 다이어그램에 새로운 요소를 직접 그려넣거나, 다이어그램을 회전시키거나, 심지어 가상의 다이어그램을 눈 앞에서 제스처를 이용해 그리는 행위로도 나타날 수 있다(Menz, 2015). 또한,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마우스를 드래그하여 다이어그램을 변형시키거나 터치스크린 위에서 핀치 제스처를 취하여 다이어그램을 확대하는 형태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도 가능하다(de Freitas & Sinclair, 2014). 이러한 논의들을 종합하여 Noh et al. (2021)은 학습자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교실에서 발생하는 양상을 학습자와 다이어그램 사이의 직, 간접성에 따라 다이어그램의 직접적인 변형(diagramming-D),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diagramming-C), 다이어그램과 학습자 사이의 공간적인 위치 관계의 변화(diagramming-R)로 범주화 한 바 있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은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수학적 의미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틀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진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 중 다이어그램에 대한 직접적인 변형,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을 각각 Act-D, Act-C로 범주화한다. 다음으로, 가능성의 실재화를 촉진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 중 다이어그램에 대한 직접적인 변형,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을 각각 Re-D, Re-C로 범주화한다. 마지막으로, 수학적 개념이나 의미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인지 과정에서 간접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다이어그램과 학습자 사이의 공간적인 위치 관계의 변화를 R로 범주화한다3).

이와 같이 도출한 범주들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어떠한 종류의 의미형성 과정에 기여하고 작용하는지, 그리고 각 의미형성 과정에서 어떠한 양태로 나타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여 제시하면 다음 Table 1과 같다.

The categorization of gesture-diagramming in the process of meaning-making

현실화(Actualization)실재화(Realization)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관계 양상직접적인 변형(Act-D)직접적인 변형(Re-D)
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Act-C)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Re-C)
다이어그램과 학습자의 공간적 위치 관계의 변화(R)

3. 대푯값 학습과 다이어그램적 추론

여러 연구를 통해 학생의 대푯값 학습은 단순히 주어진 자료를 수치적으로 계산하는 것을 넘어,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었다(Mokros & Russell, 1995; Shaughnessy, 2007; Watson, 2006, 2009). 대푯값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수치적인 정보가 아니라 언제나 주어진 자료 집합과의 관계에 놓여 있는 개념이기에, 대푯값 학습의 목표에는 대푯값 수치에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자료 집합의 변이, 범위, 특이값을 추론하는 것이 포함될 필요가 있다(Watson, 2006). 학생들은 대푯값과 관련하여 자료 집합이 가지는 분포의 전체적인 특성을 추론해야 하고, 분포가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만 한다(Watson & Moritz, 2000).

특히, 분포의 탐구는 많은 경우 그래프적 표현이나 다이어그램을 통해 이루어진다(Watson, 2009). 그래프 및 다이어그램을 중심으로 자료 집합의 분포를 탐구하며 학생들은 개별적인 자료값의 성질에 주목하는 것으로부터 군집(aggregate)의 성질에 주목하는 것으로 넘어가야 하며, 자료 집합을 하나의 전체로서 간주하고 그 특징이나 패턴을 분석할 수 있어야만 한다(Bakker & Gravemeijer, 2004; Bakker & Hoffmann, 2005; Watson, 2009).

이렇듯 학교 수학에서 분포의 탐구가 주로 시각적 표현을 통해 이루어지기에, 다이어그램을 이용한 추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예를 들어, Bakker & Hoffmann (2005)은 통계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다이어그램적 추론(diagrammatic reasoning)이 이루어지며 학생들의 언어 사용 방식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주목하였다. 그들의 연구에서, 학생들이 사용하는 더미(bump)라는 용어는 처음에는 그래프의 모양에 대한 시각적 은유의 의미만을 지니다, 다이어그램적 추론이 일어나며 그래프의 중앙 부분에 자료들의 값이 밀집해있음을 가리키는 통계적 의미를 새롭게 지니게 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와 같이 통계에서 다이어그램을 통한 추론 활동은 분포에 대한 학생들의 언어 사용 및 기호 사용과 관련하여 습관과 규범의 변화를 불러와 학습을 촉진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편, 통계 교육에서 공학 도구를 활용하면 학생이 낱낱의 자료가 아니라 집단적인 자료의 경향과 속성으로 손쉽게 관심을 옮길 수 있다는 점, 자료 이면의 패턴과 구조를 인식하는 것에 더 용이하게 주목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다(Lee & Koo, 2015). 이러한 공학 도구의 장점에 주목하며, 대푯값 및 분포에 대한 다이어그램적 추론을 단순히 종이 위의 다이어그램 환경만이 아니라 팅커플롯과 같은 공학 도구 환경에서도 촉진하고자 하였던 연구들이 존재한다(Bakker, Derry, & Konold, 2006; Fitzallen & Watson, 2010). 이와 같은 공학 도구 환경에서 학생들은 간단한 조작만으로 다양한 표상을 손쉽게 다루고 변화시키며 통계적 추론을 수행할 수 있었으며, 종이 위에서 직접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활동과 공학 도구에서 다이어그램을 조작하는 활동이 다이어그램적 추론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는 점도 확인되었다(Bakker et al., 2006).

1. 연구 맥락

본 연구에서 분석 대상으로 선정한 사례는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던 중학교 3학년 두 차시 수업의 일부이다. 적용한 과제는 수학교육 연구자 세 명과 경력 교사 한 명이 공동으로 개발하였다. 개발 과정에서 연구자들과 교사는 학생들이 대푯값에 대한 수치 계산이 아닌, 지필 환경과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수치 정보가 많이 빠져 있는 다이어그램을 분석하고 조작하여 다이어그램적 추론을 수행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았다.

교사는 2차시 수업에 걸쳐 특정 자료의 분포를 나타내는 다이어그램을 조별로(4인) 분석하도록 하였다. 첫 번째 수업에서 학생에게 주어진 자료의 분포는 평균, 중앙값, 최빈값이 모두 같은 경우였으며, 학생들은 원래의 자료와 평균은 같지만 중앙값이 2 이상 작은 분포에 대해 개략적으로 추측하여 그에 대한 그래프를 그리도록 요구받았다(Figure 5). 즉, 첫 수업에서 교사가 제시한 과제는 학생이 수치 계산에 집중하게 하지 않고, 지필 환경에서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분포의 다이어그램을 추측해보고 그 추측에 대해 정당화하도록 하는 과제였다.

Figure 5.The task applied in the paper and pens environment

두 번째 수업은 첫 번째 수업으로부터 4일 후에 이루어졌다. 두 번째 수업에서 학생은 통계 공학 도구인 팅커플롯을 활용하여, 전 수업에서 분석하였던 것과 동일한 다이어그램을 공학 도구 환경에서 조작하게 된다. 구체적인 자료의 값이 주어지지 않았던 첫 과제와 달리, 두 번째 수업에서는 모든 자료가 수치와 함께 화면에 표시되며, 학생들이 각각의 자료를 옮길 때 변화하는 대푯값의 수치 역시 실시간으로 나타나게 된다(Figure 6). 이를 통해 학생들은 2차시 수업에 걸쳐 자신들이 세운 전략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ure 6.The task applied in the technology environment

본 연구는 연구 질문에 답하기 위해, 2차시 수업 중 일부 에피소드들을 선정하였다. 이 에피소드들은 같은 조의 학생 S1, S2, S3, S4의 활동으로, 제스처-다이어그래밍 행위가 명확히 식별되었으며, 각각이 의미형성 과정에 기여하는 바가 잘 관찰된 사례이다. 이렇게 사례들을 선정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정한 사례에서는 학생의 여러 제스처-다이어그래밍 활동이 잘 나타났다. 특히, 여러 유형의 개별 학생 각각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집단 내에서 서로 영향을 미치며 집단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이는 수업에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여러 양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 목적과 부합한다. 둘째, 선정 사례에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통해 학생들이 새로운 발견을 하거나 자신의 전략을 논리적으로 정당화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관찰되었다. 이는 여러 유형의 수학적 의미형성 과정에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기여하는 바를 파악하고자 하는 본 연구의 목적과 부합한다.

2. 분석 방법

본 연구에서, 자료 수집을 위해 수학교육 연구자 두 명이 S1, S2, S3, S4의 활동을 카메라 4대와 6개의 녹음기로 녹화 및 녹음하였다. 특히, 학습자의 언어적 활동, 제스처-다이어그래밍, 학습지 작성 과정을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고자 하였다. 녹화 파일과 녹음 파일은 전부 전사되었으며, 학생이 작성한 학습지를 수집하여 분석에 이용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영상 자료, 음성 자료, 수집된 문서 자료 등 자료 수집의 다원화를 통해 연구의 객관화를 시도하였고, 수학교육 전문가 2인이 상호 검토를 진행하여 연구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Woo et al., 2006).

본 연구는 위 과정을 거쳐 선정한 사례를 분석하는 방법으로서 미시-민족지학(micro-ethnography)을 선택하였다(Streeck & Mehus, 2005). 이 방법은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인간의 활동과 상호작용을 깊이 있게 분석할 때, 특히 활동에 참여하는 여러 주체의 말, 표정, 제스처, 다이어그래밍 등의 다중-양식적(multi-modal) 행위를 분석할 때 유용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Nemirovsky et al., 2013). 특히, 수학교육연구에서는 제스처와 같은 비언어적 행위를 연구할 때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Nemirovksy & Ferrara, 2009; Radford, 2003). 본 연구의 초점은 짧은 순간 일어나는 의미형성 과정에서 작용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하는 것에 놓여 있기에, 미시-민족지학이 분석 방법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미시-민족지학을 통해 본 연구에서는 수집한 자료에서 나타나는 학생의 언어 활동, 학생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 및 얼굴 표정 등에 주목하고 그것들이 상호 연계되며 학습이 진행되는 과정을 조명한다.

다음으로 본 연구에서는 관련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학생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어떠한 유형의 의미형성 과정에서 작용하는지를 다음과 같은 기준을 통해 분류하고자 하였다. 먼저,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잠재성의 현실화 과정에 기여하는지 그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언어 사용 습관의 변화, 신체적 습관의 변화 및 학생이 노출하는 혼란을 통해 잠재성의 현실화가 일어나는 순간을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한 선행 연구의 기준을 참고하였다(Moon, 2020a; Moon & Lee, 2020). 이 상황에서 학생의 기존의 언어 사용 방식, 신체적 습관 및 혼란의 발생과 관련하여 크고 작은 변화를 불러온 것으로 여겨지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관찰되는 경우, 본 연구는 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진하였다고 판단하고 현실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 코드화하였다.

다음으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가능성의 실재화 과정에 기여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언어 사용 방식 및 기타 다중양식적 행위와 어떻게 연계되며 일어나는지를 상세히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기타 언어나 기호 사용 방식과 연계시켜 해석하는 방법은 가능성의 실재화에 주목하였던 여러 선행연구에서 이용되었다(Nemirovsky et al., 2013; Radford & Roth, 2011). 예를 들어, 학생이 자료들의 평균값이 분포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분포를 나타내는 다이어그램의 중앙 부분을 제스처를 통해 강조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학생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언어와 함께, 언어와 서로 연계되며 평균의 중심 경향이라는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드러내는 경우로 바라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현상을 가능성의 실재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 코드화하였다.

특히,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관계를 의미형성 과정과 연결지어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앞서 도출하였던 Table 1의 틀을 활용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현실화 과정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다이어그램의 직접적인 변형, 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신체의 움직임을 각각 Act-D, Act-C로 코드화하였고, 실재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이어그램의 직접적인 변형, 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신체의 움직임을 각각 Re-D, Re-C로 코드화하였다. 그리고 두 유형의 의미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이어그램과 학습자의 공간적 위치 관계의 변화를 R로 코드화하고자 하였다(Table 2).

The gesture-diagramming analysis framework

코드사례
Act-D학생이 종이 위에 문제의 조건에 맞는 여러 분포를 반복적으로 그리다,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감탄사와 함께 갑자기 새로운 언어적 습관과 신체적 행위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경우
Act-C한 학생이 공학 도구 프로그램의 화면 위에서 오른쪽 밑으로 나아가는 미세한 원형 제스처를 취한 이후, 그것을 보고 있던 다른 학생이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새로운 전략을 새로운 언어와 체계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설명하는 경우
Re-D주어진 분포 그래프에서 중앙값을 감소시키면서 평균을 유지하려는 목표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면서, 그래프의 변량 14 부분을 위로 증가시키는 그래프를 종이에 그리는 경우
Re-C그래프의 변량 5 부분을 손으로 가리킨 뒤 3쪽으로 이동시키는 제스처를 취하며, 중앙값이 작아지도록 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 분포돼 있는 애들이 이쪽으로 옮겨져야 될 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경우
R한 학생이 과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오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수행한 이후, 다른 학생이 자신의 전략을 정교화하는 경우

본 연구에서는 두 차시 수업에서 학생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 전후로 나타난 여러 변화를 중심으로 선정된 에피소드들을 상세히 분석한다. 이 에피소드들은 지필 환경과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나타난 각각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역할을 중심으로 분석된다. 각 에피소드가 나타난 맥락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앞서 도출한 분석틀을 통해 사례를 살펴볼 것이다.

1. 지필 환경에서 가능성의 실재화와 함께 나타난 제스처-다이어그래밍

교사로부터 첫 번째 과제를 받은 뒤, 중앙값이 2 이상 작아져야 한다는 조건에 주목한 S1, S2, S3, S4는 다이어그램을 가운데 두고 여러 제스처를 취하며 중앙값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다. 중앙값의 명확한 의미에 주목하며 자신의 의견을 여러 기호를 통해 정교화하는 과정이었기에, 이는 가능성의 실재화 과정에서 일어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 판단될 수 있다.

S1: 이거 이거 이렇게 옮겨야 하지 않을까? (그래프의 변량 5부분에서부터 왼쪽으로 움직이는 제스처. Re-C) … 중앙값이 작아져야 되잖아(과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오며. R).

S2: 그럼 옮겨야지 그래프를 왼쪽으로(양손을 칼날 모양으로 세워서 왼쪽으로 옮기는 제스처. Re-C. Figure 7a).

Figure 7.(a-b) Gesture-diagramming in the process of realization of possibility

S1 : 평균 중앙값 최빈값이 다 여기 있지 않냐. 여기 있을 거 아니야(그래프의 변량 5의 도수 부분을 연필로 두들긴 뒤, 몇 초간 유지. Re-C). 평균 중앙값 최빈값이 여기 있단 말이야. 5에 있어(그래프 변량 5 부분을 연필로 두들긴다. Re-C). 2 이상 작아지려면은 3부터(그래프의 3 부분을 연필로 두들긴다. Re-C), 여기 있어야 된단 말이야 중앙값이(3 이하인 부분을 연필로 원형을 그리며 가리킨다. Re-C). 그러면은 여기에 있는 수들이 제일 많아야 될 거 아니야(3 이하인 부분을 연필로 원형으로 그리며 가리킨다. Re-C). 그러면 여기에 있는 분포돼 있는 애들이 이쪽으로 옮겨져야 될 거 아니야(그래프의 5부분을 아치형 손 모양으로 가리키고, 그것을 3쪽으로 옮기는 제스처. Re-C. Figure 7b). ... 그러니까 이렇게 돼야 하는 거야 (새로운 그래프를 그린다. Re-D. Figure 8)

Figure 8.Re-D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medium and distribution

위 에피소드에서 가능성의 실재화 과정에서 나타난 제스처-다이어그램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학생들은 ‘이거’, ‘왼쪽’, ‘여기’와 같은 비형식적인 언어와 함께 Re-D, Re-C를 활용하며 자신의 추측을 제기하고 정당화하고 있다. 여기서 학생의 언어 사용과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서로 긴밀히 연계된 채, 중앙값의 이동 전략에 대한 의사소통을 촉진하고 있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정교한 수학적 언어 사용을 통한 정당화는 쉬운 일이 아니며, 제스처-다이어그래밍과 같은 비언어적인 행위는 비형식적인 언어 사용의 부정확함을 보완하며 학생의 수학적 의사소통과 인지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rzarello et al., 2009; Chen & Herbst, 2013).

또한, 과제에 있는 정적인 다이어그램을 둘러싸고 많은 Re-C가 관찰되었다. 학생들은 많은 경우 주어진 다이어그램을 정적인 형태로 놔두지 않고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통해 동적인 형태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동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학생의 인지 과정의 일부라는 점을 고려해보면(Radford, 2014), 교사가 제시한 과제가 학생의 활발한 수학적 인지를 촉진하였다고 여겨질 수 있다. 실제로 제한된 정보만이 제시된 다이어그램은 학생의 여러 제스처를 촉발하여 새로운 의미가 드러나도록 이끌 수 있다(Chen & Herbst, 2013).

여러 수학교육연구에서 주목하지 못한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인 R 역시 관찰되었는데, 언뜻 보기에 단순히 과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오는 움직임은 수학적 인지와 크게 상관이 없는 움직임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Thom & Roth (2011)가 지적한 바와 같이, 수업 상황에서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을 분절한 뒤 수학적 개념 및 구조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특정 제스처만을 학습에 기여한 제스처로 판단하는 것은 수학교육현상을 온전히 바라볼 수 없도록 할 수 있다. 즉, 겉으로 보기에 수학적 개념이나 의미와 상관없어 보이는 움직임이 사실은 수학적 인지를 가능하게 하고 촉진하는 움직임일 수 있기에, 이후 학생의 추측의 정당화로 이어진 이와 같은 R의 작용이 더 부각될 필요가 있다(Noh et al., 2021).

실제 위 에피소드에서, S1이 과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온 뒤, S1의 옆에 있던 S2가 중앙값이 작아지게 하기 위한 전략을 언어 및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언급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즉, S1의 R 이후 비로소 S2의 Re-C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S1의 R과 S2의 Re-C를 서로 분리시켜 Re-C만을 학습에 기여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보다, 그 모두를 수학 학습이 일어나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온전히 조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과제의 다이어그램을 둘러싸고 나타난 학생 4명의 Re-C, R은 주어진 분포에서 중앙값이 2 이상 작아지기 위한 전략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학생에게 주어진 자료 집합에서 변량이 3 이하인 자료가 많아지게 되면 중앙값은 감소하게 된다. S1은 Re-D를 통해 이전까지 나타났던 움직임(Re-C, R)을 Figure 6의 다이어그램으로 고정하게 된다. 즉, de Freitas & Sinclair (2014)가 언급했듯이, 다이어그램으로 응축되어 그려지지 않았으면 휘발되었을 수 있었던 제스처의 의미가 Re-D를 통해 학생에게 부각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학생들은 중앙값과 분포를 연결시켜 적절히 해석하고 있으나, 아직 평균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중앙값에 대한 논의가 위와 같이 진행된 이후, Figure 8의 그래프를 지켜보던 S3가 문제의 조건을 살펴보고 “평균은”이라 말하며 평균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을 때, S1은 총 도수가 일정하면 중앙값이 더 작아져도 평균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S4는 그러한 S1의 의견에 혼란스러워하였고, “5에 있던 애들이 만약 2에 온다면은, 5 곱하기 몇이었는데 얘는 2 곱하기 몇이 돼버리잖아”라고 말하며, 단순히 5의 값을 가지는 자료들을 3쪽으로 옮기게 되면 평균 역시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여 S1의 의견에 반박하였다. 그 뒤 약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지다, S1이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S1: 그러면은(이전 그래프를 유심히 지켜보다), 얘를 얘로 옮겼으니까(그래프가 가장 높게 솟아오른 부분을 펜으로 가리킨 뒤, 그것을 변량 3 방향으로 평행하게 이동시킨다. Re-C), 이렇게 하면 되지 않아? (그래프의 변량 13, 14 부분을 위로 올리며 그래프를 그린다. Re-D. Figure 9).

Figure 9.Re-D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average and distribution

S4: 뒤에 이렇게 또 올린다고? (S1이 그린 그래프의 변량 13, 14 부분을 가리키며. Re-C)

S2 : 또 올려?

S1: 응 여기 있는 애들을 이렇게 수를 맞춰야 하니까. (그래프의 왼쪽 부분을 펜으로 가리킨 뒤, 잠시 쉬었다 그래프의 오른쪽 부분을 가리킨다. Re-C)

S2: 평균을 맞추려고? (새롭게 그려진 그래프를 바라보며 고개를 위, 아래로 흔든다. Re-C)

T: 얘들아, 세로가 도수고. 가로가. 변량이야 알았지? 그다음에 총 도수는 일정해야 돼. 총 개수는 변하지 않아. 도수의 총합. (학급 전체를 향해 말하며)

S1: 총 개수가 변하면 안 된다는데? 얘 올라가면 안 되는데. (자신이 그린 그래프에 엑스 표시를 한다. Re-D)

앞서 중앙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에 대한 그래프를 분석한 이후, S1은 이전 그래프를 응시하다 평균이 그대로 유지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Re-D를 통해 제안한다. 이것은 중앙값을 2 이상 감소시키면서 새로운 자료 집합의 평균을 이전 자료 집합의 평균과 일치시키기 위해, 변량 13, 14 부분의 값을 늘려 분포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그렸던 다이어그램(Figure 8)이 또 다시 새로운 Re-C와 Re-D를 촉발하며 새 전략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제스처는 새로운 다이어그램의 구성을 촉발하고 그렇게 그려진 다이어그램은 또 다시 새로운 제스처를 촉발하며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이 역동적으로 이루어진다는 de Freitas & Sinclair (2014)의 주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S1이 그린 다이어그램은 S2와 S4의 새로운 Re-C를 이끌어냈는데, 이 Re-C는 새로운 다이어그램의 모양을 따라 나타났다(변량 13, 14 부분에서 그려진 새로운 그래프를 가리키거나 그래프를 따라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 이러한 제스처들의 움직임은 신체를 통해 기억되며, 당장은 의식적으로 수학적 의미를 다루기 위해 이용되지 않더라도 이후 새로운 상황에서 특정한 계기, 즉 현실화-제스처(A.G)를 통해 다시 의식에 떠오르며 새로운 의미형성 과정을 추동할 잠재력을 지닌다(Moon, 2020b; Thom & Roth, 2011). 이러한 점에서, 새로운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여러 Re-C, Re-D를 촉발한 다이어그램 및 과제의 역할을 확인해볼 수 있다(Noh et al., 2021).

하지만 S1이 그린 그래프는 자료의 총 도수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조건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이후 교사가 학급 전체에 자료의 총 도수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이후, S1, S2, S3, S4는 떠오른 새로운 전략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대략 20분 동안, S1, S2, S3, S4는 여러 혼란을 노출하며 과제의 조건에 부합하는 분포를 그려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그들은 한 번에 하나의 조건만을 고려하는 것은 어려움 없이 성공하였으나, 여러 조건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 특히 평균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중앙값을 줄이는 전략을 떠올리는 것에 큰 어려움을 노출했다.

특히, 개별 학생이 제안한 전략이 수학적으로 정교화될 기회가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관찰되었다. 예를 들어, 수업의 마지막 시점에서 S4가 “평균을 같게 만드는 과정, 그런 게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을 때, S1은 “그러니까 볼록 튀어나온 부분을 앞쪽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하며 중앙값이 작아져야 한다는 점에만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S4가 “왼쪽으로만 간다고 하면 평균이 바뀌잖아”라고 말한 뒤, “차라리 많게 만들고(몸 앞에서 왼손을 위로 올리는 제스처. Re-C)”, “낮게 만든다고 쓰는 게 낫지(앞선 상황에서 왼손과 붙어있던 오른손을 오른쪽 대각선으로 비스듬하게 내리는 제스처. Re-C)”라고 하며 언어와 제스처를 통해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다. “낮게 만든다”는 부분에서 언어와 제스처가 다소 긴밀히 연계되지는 않았으나, 왼손을 위로 올리는 제스처는 중앙값을 작게 만드는 방법을, 오른손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내리는 제스처는 평균을 유지하는 방법을 동시에 논하고자 했던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의견은 이후 다른 흐름의 대화가 이어지면서 정교화되지 못했다.

2.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나타난 제스처-다이어그래밍

첫 번째 수업 이후 4일 뒤, 학생들은 팅커플롯 환경에서 동일한 과제를 해결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첫 수업에서 중앙값을 2 이상 줄이는 방법, 평균을 유지하는 방법, 동시에 총 도수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서로 연결시키지 못했던 학생들은,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이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S4의 현실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나타났으며, 이를 계기로 하여 S1, S2, S3, S4의 논의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며 정교화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S4: 우리가 저번에 했던 게 여기 있는 걸 좀 올려가지고(팅커플롯 화면에서, 변량 13, 14에 손을 위치시켰다가, 그래프 변량 5부분의 가장 높은 부분으로 이동시키는 제스처. Re-C).

S2: 아니 이걸 낮춘 다음에 올리는 거였잖아(그래프의 가장 높은 부분을 가리킨 뒤 살짝 내리고, 그걸 다시 왼쪽 위로 비스듬히 이동시키는 제스처. Re-C). 뒤쪽으로 이렇게(앞선 제스처의 반복. Re-C).

S4: 얘를, 얘를 이렇게 내리면 평균이 내려가지 않나? (변량 5에 있는 자료의 값들을 가리킨 뒤, 손가락으로 왼쪽으로 이동하는 제스처를 4번 반복. Re-C. Figure 10a)

Figure 10.(a-b) Re-C and Act-C of S4 in the technology environment

S1, S3: (공학도구와 함께 나타나는 S2와 S4의 제스처에 주목하는 모습)

S4: 얘를 내리면 평균이 올라가잖아. 아, 평균이 내려가잖아. (변량 5에 있는 자료의 값들을 가리킨 뒤, 손가락으로 화면 위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는 제스처. Re-C.) 그럼 여기서 조금 앞으로 당겨야 해? (혼란스러운 표정과 함께, 변량 5에 있는 자료를 가리킨 뒤 큰 변량 부분을 향해 손가락을 반원형으로 이동시키는 제스처. Act-C. Figure 10b)

S1, S3: (팅커플롯 화면 위에서 나타나는 S2와 S4의 제스처와 논의에 주목하는 모습)

위 에피소드에서 S4는 전 수업에서 논의하였던 기존 전략을 따르면 평균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앙값을 작게 만들기 위해 그래프를 왼쪽으로 옮기기만 하면 평균 역시 같이 작아지기에, 새로운 자료의 분포 그래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때 나타난 여러 Re-C 역시 평균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언어와 함께 드러내고 있다.

그렇게 대화가 진행되다, 갑자기 S4가 혼란스러움과 함께 “조금 앞으로 당겨야 해?”라 말하며 화면 위에서 오른쪽 아래를 향해 반원형 모양을 그리며 손을 움직였다. 이러한 형태의 제스처는 첫 수업의 마지막 시점에서 S4가 취했던 제스처(오른손을 오른쪽 아래로 비스듬히 손을 내리는 제스처)와 유사하지만, 실제 여기서 S4가 지난 수업의 기억을 의식적으로 되살려 다시 이 제스처를 취했다는 증거나 자신의 신체에 축적된 이전 제스처의 움직임에 대한 암묵적인 기억이 두드러져서 이 제스처를 취했다고 판단할 증거는 부족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전에 나타난 제스처들의 움직임은 신체에 기억되고, 이후 새로운 교실 상황에서 특정한 계기에 의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위 현상에서, 이전 수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제스처의 움직임에 대한 기억이 점차 두드러지며 S4의 제스처가 나타날 수 있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S4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아직 특정한 맥락에서 다른 기호와 연계되며 특정한 수학적 의미를 드러내는 실재화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아니었으며, 그렇기에 다른 S1, S2, S3에게 여러 가지 새로운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현실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서 분류될 수 있다. 무엇보다 S4의 Re-C(손가락으로 화면 위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는 제스처)의 경우 지난 수업부터 반복적으로 학생들이 언급하였던 내용인, 중앙값을 낮추게 되면 평균 역시 함께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S4의 Re-C는 새로운 잠재적인 의미를 현실화시키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 분류되기 힘들다.

반면 Act-C로 분류된 S4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변량 5에 있는 자료를 가리킨 뒤 큰 변량 부분을 향해 손가락을 반원형으로 이동시키는 제스처)은 이후 S1의 언어적 습관 및 신체적 습관의 변화를 불러와 이전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전략의 도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잠재성의 현실화를 이끈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 여겨질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Act-C가 팅커플롯이라는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나타났다는 점은,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진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선행연구의 통찰과도 연결된다(de Freitas & Sinclair, 2014). 물론 이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같은 상황에 처한 모든 학생에게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발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점은 강조될 필요가 있다.

S1: 그러니까 여기서 옮긴 값이랑(자신의 얼굴 앞에서 양손을 모으고 있다가, 그것을 왼쪽 위로 옮기는 제스처. Re-D. Figure 11a), 여기서 내린 값이랑(자신의 얼굴 앞에서 양손을 모으고 있다가, 그것을 오른쪽 아래로 옮기는 제스처. Re-D. Figure 11b), 원래 있는 거랑(다시 자신의 얼굴 앞에 양손을 모으는 제스처. Re-D.), 평균이 똑같으면 돼. 그렇게 맞추면 되는 거야. 그 평균에 맞게끔. (양손의 끝을 평행하게 대는 제스처. Re-D).

Figure 11.(a-b) S1’s gesture-diagramming to reveal new strategy

위 에피소드에서 S1은 이전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전략을 새로운 언어 사용 방식과 신체적 습관을 통해 비형식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언어 사용 방식과 신체의 움직임 방식을 통해 새로운 전략이 도출되었다는 점에서, 이전 S4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Act-C임을 다시금 확인해볼 수 있다.

S1의 Re-C는 중앙값을 작게 하는 동시에 몇몇 자료의 값을 크게 만들어 기존의 분포와 비교하여 중앙값은 작으나 평균은 동일한 새로운 분포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여기서 S1의 두 번째 제스처는 팅커플롯 화면 위에서 나타났던 S4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재생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이로부터 제스처가 고갈되지 않고 계속하여 새로운 의미를 드러낼 수 있다는 de Freitas & Sinclair (2014)의 주장을 다시금 확인해볼 수 있다. 이렇게 아직은 비형식적인 언어 사용과 제스처를 통해 드러난 새로운 전략은, 이후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제시되며 더 정교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S1: 3개가 5가 있고 3개가 5개 있고 3이, 5가 1개 있어. 그럼 15에다가 오를 더하면 20이잖아. 그런데 이거를. 이게, 이게 합만 갖게끔 이 개수를 바꾼다는 거야. 만약에 이게 맞는 게 또 있을 거 아니야. 3x 플러스 5y가 20이 되는 게 또 있을 거 아니야(종이 위에 식을 쓰며. Re-D). 무궁무진하잖아. 5분의 1, 계속 많잖아 되는 게. 연방(연립방정식)이니까 연방에 식이 하나, 식이 두 개가 아니라, 하나니까. x하고 y를 조정만 하면은 어쨌든 20이 나온, 3x 플러스 5y가 되는 거가 20이 되는 건 많아. x, y가. …그럼 평균은 안 변하는데. 중앙값은 변할 거 아니야. 이게 여기가 높아지고 여기가 낮아졌으니까(양손을 삼각형 모양으로 모아 왼쪽 위로 올린 다음, 다시 오른쪽 아래로 내리는 제스처).

여기서 S1은 앞서 나타난 제스처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더 정교하게 자신의 전략을 정당화하고 있다. Thom & Roth (2011)는 특정한 의미체계 내에서 발생한 제스처의 움직임이 반복되어 신체에 축적된 뒤, 비로소 정교한 언어를 통해 제스처의 의미를 표현하게 될 수 있었던 일련의 과정을 조명한 바 있다. 위 에피소드에서도 S1은 S4의 Act-C 이후 나타난 여러 Re-D를 바탕으로 하여 정교한 기호를 사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고 있다. 즉, 앞서 나타났던 Re-C, Re-D, R 등은 단순히 형식적인 수학 개념의 재현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드러내는 인식적 행위(epistemic action)로 여겨질 수 있다(Roth & Maheux, 2015).

특히, S1은 제스처의 움직임을 x, y 기호를 이용한 대수식으로 재구성한 뒤, 이를 해석하여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분포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일 수 있다는 인식에 다다르고 있다.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를 인식하고, 분포의 전체적인 특성을 확인하며, 분포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후 S1의 설명에 주목하던 S4는 이전 수업에서 그린 다이어그램을 보면서 “그래. 뭔가 이상했어. 이게 이렇게 끝날 리가 없는데”라고 말하며 S1의 주장에 납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S1의 전략을 실제로 팅커플롯을 통해 확인해보자는 S2의 의견을 조원 모두가 받아들여, S1, S2, S3, S4는 팅커플롯을 조작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Figure 12).

Figure 12.Students who check their strategy in the TinkerPlots environment

S3: 다 다 다 3으로 옮겨(팅커플롯의 변량 5의 도수들을 가리키며. Re-C).

S1: 얘네들을? (그래프 변량 5에 있는 값들을 드래그하여 3으로 차례대로 옮긴다. Re-C) 수를 맞추는 게 너무 힘들어. 이거.

S2: 잘 맞추는 거 같은데? 근데 평균이 안 맞아.

S1: 무궁무진하다니까.

S1: 중앙값이 변했냐? 줄었다 3으로. 아, 이건, 이건 최빈값이잖아. 중앙값. 이거 중앙값.

S2: 미디엄이 중앙값이잖아.

S1: 중앙값이 3이 됐어!

S2: 됐어!

S1: 됐어, 2가 줄었어!

S2: 와 정답이야! (S1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종이 위에 구체적인 값이 제시되지 않은 채 제시된 다이어그램과 달리, 팅커플롯과 같은 테크놀로지 환경에서는 자료를 드래그하여 옮길 때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대푯값의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S1, S2, S3, S4는 앞서 도출한 전략을 드래그 행위를 통해 시험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평균이 유지되면서 중앙값이 2 이상 작은 분포를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하고 그에 기뻐하고 있다.

만약 이 과정에서 단순히 학생들이 자료를 옮길 때 변화하는 대푯값의 수치에만 주목했다면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 인식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나, 팅커플롯에서의 작업은 이전까지 S1, S2, S3, S4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드러낸 의미에 기반을 두고 이루어졌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자료 집합의 분포가 여러 형태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한 채 자신들의 전략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즉, 지필 환경에서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 활동이 팅커플롯에서 이루어지는 활동과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학생의 학습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제스처와 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작용이 수학적 의미형성 과정을 추동하여 학습에 기여한다는 여러 선행연구의 주장을 실제 통계적 사고가 일어나는 수업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분석틀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의미형성 과정을 잠재성의 현실화 및 가능성의 실재화로 구별하고, 각 의미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작용을 Re-D, Re-C, 그리고 Act-D, Act-C 및 R로 범주화하여 수업 현상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도출한 시사점을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Re-D, Re-C, R이 일상 언어부터 수학적 상징까지 언어 및 여러 종류의 기호와 함께 긴밀히 연계된 채 작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가능성의 실재화는 기존의 의미체계 안에서 혹은 이미 정립된 습관이나 규칙을 따라 논리적으로 이루어지는 의미의 정교화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Re-D, Re-C, R은 여러 종류의 기호와 연계되어 특정한 의미를 구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따라서 학생이 그 자체로 다루기 힘든 추상적인 수학적 의미를 구현하는 이러한 실재화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아직 수학적으로 정교화되지 않은 비형식적인 아이디어를 주로 다룰 수밖에 없는 학생들이 수학적 의미를 탐구하는 데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제스처와 언어의 변증법적 작용 및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기타 기호와 어떻게 결합되어 학생에게 의미를 드러내는지를 분석한 선행 연구의 통찰과도 연결되는 것이다(Arzarello et al., 2009; Edwards, 2009; Radford & Roth, 2011).

둘째, Re-C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다소 정적인 다이어그램을 역동적으로 재구성하여, 학생들이 새로운 추측을 제기하고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분석한 사례에서 S1, S2, S3, S4는 정적인 다이어그램 위에서 여러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의 다양한 Re-C는 새로운 다이어그램으로 고정되었다가, 다시 그 새로운 다이어그램에서 나타난 여러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학생이 새로운 추측을 제기하는 과정을 이끌었다. de Freitas & Sinclair (2014)의 지적대로, 다이어그램의 의미는 고갈되지 않으며 새로운 제스처를 통해 역동적인 의미 형성 과정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셋째, Act-C에서 Re-C, D로, 다시 Re-C, D에서 정교한 수학적 언어 사용의 방향을 따라 학생의 사고가 생성되고 정교화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는 특정 집단 안에서 작용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어떻게 정교한 수학적 언어 사용을 향해 발달하는지를 보여준다.

먼저, 학생 자신조차 그 의미를 의식하지 못한 미세한 Act-C를 통해 기존의 의미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로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된다. 그 다음으로, 그와 같은 Act-C가 여러 Re-D, Re-C, R 등으로 재구성되며 비형식적이지만 어느 정도 정교화된 의미가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반복되고 신체에 축적되어 학생이 의식하는 수준에 다다르게 되면, 비로소 학생들은 정교한 수학적 기호로 그러한 움직임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본 연구의 발견은 비자발적인 신체의 움직임에서 수학적인 용어 사용으로의 이행 과정을 분석한 몇몇 선행연구와 그 궤(Roth & Maheux, 2015; Thom & Roth, 2011)를 같이 하고 있으나, 그러한 선행연구들과 달리 본 연구는 개인의 활동이 아닌 집단 내에서 상호 작용하는 여러 학생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작용을 부각하였다는 점에서 더 나아갔다고 할 수 있다.

넷째, 본 연구에서 Act-C의 작용으로 인해 네 명의 학생이 새로운 추측을 제기하고 정당화할 수 있었으나, 학생에게 의식적으로 포착되지 않은 여러 제스처 역시 관찰되었다. 예를 들어, 첫 수업의 마지막 시점에서 나타난 S4의 제스처는 새로운 추측을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명확히 부각되지 않은 채 사라지고 말았다. Moon (2020b)은 이와 관련하여 현실화 과정을 이끌 수 있는 제스처를 포착하고 이용하는 교사의 전문성을 강조하였다. 즉,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제스처의 잠재력을 느끼고 이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이를 외부에서 관찰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전문가인 교사의 개입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Radford & Roth (2011)가 언급하였듯이, 교사에게는 학생의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학생들의 암묵적인 사고를 더 명시적인 형태로 이끄는 윤리적인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지필 환경에서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과 공학 도구 환경에서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지필 환경에서 여러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새로운 추측과 정당화를 수행하였고, 이를 공학 도구 환경에서 반복하며 자신들의 추측을 확인하고 그에 감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잠재성의 현실화를 더 용이하게 촉진할 수 있는 공학 도구 환경에서 Act-C가 나타났다는 점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공학 도구가 가지는 유용한 기능인, 모든 자료의 값과 대푯값의 수치 변화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추측과 정당화에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이었다. Ng & Sinclair (2015)의 주장대로, 디지털 기술과 지필 환경이 의미 형성 과정에서 상보적으로 작용하며 학생의 학습을 도울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다이어그램적 추론을 통해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과정을 분석한 선행연구(Bakker et al., 2006; Bakker & Hoffmann, 2005)를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작용이라는 관점으로 확장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그들의 연구는 다이어그램이 단순히 개념의 표상이 아니라 사고, 이해, 추론의 원천이라는 점 그리고 다이어그램적 추론을 거치며 언어 사용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본 연구는 그것에 더해 다이어그램과 제스처가 어떻게 실제 수업에서 구체적으로 상호 수반되는지, 어떻게 그것이 수학적 의미가 드러나고 정교화되는 과정에 기여하는지를 조명하였다.

단, 본 연구는 교실 안에서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나타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한 미시발생론적 연구에 해당한다(Radford et al., 2009). 이러한 유형의 연구 결과를 더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더 장기적인 연구가 추가로 요구된다(Moon, 2020a). 향후 교실 안에서 교사와 학생을 통해 나타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작용에 대한 추가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1) 본 연구에서 다이어그래밍은 단순히 종이나 화면 위에 나타난 정적인 대상으로서의 다이어그램이 아니라 새로운 다이어그램의 생성에 관여하는 동적인 행위를 뜻한다(Noh et al, 2021).

2) 이와 관련하여, de Freitas (2012, 2016), 2016Roth & Maheux (2015가 수업 상황에서 나타나는 모든 제스처나 다어이그램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지 않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또, 제스처-다이어그래밍만으로 학습자가 새로운 의미를 접하게 된다고도 주장하지 않는다. 본 연구 역시 이러한 관점을 취하며, 새로운 의미의 발현을 이끄는 여러 요소 중 비언어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작용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

3) 여기서 R을 잠재성의 현실화 및 가능성의 실재화라는 범주를 따라 구별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실제 수업 현상을 분석할 때, 특정한 대상과 연계되어 작용하는 D나 C와는 달리 R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에서 다른 여러 기호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계된 채로 작용하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듯 Act-R과 Re-R을 구별하는 근거를 조작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어렵기에,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에 기여하는 R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두 범주가 아닌 하나의 범주로 설정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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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전자저널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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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line November 30, 2021 https://doi.org/10.29275/jerm.2021.31.4.427

The Mutual Involvement of Gesture and Diagramming in the Process of Mathematical Meaning-Making: Case of Statistical Thinking through Diagrammatic Reasoning

Sung-Jae Moon1, Jeong-Won Noh2, Kyeong-Hwa Lee3

1Researcher, Sookmyung Woman’s University, 2Graduate stud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3Professor, Seoul National University, South Korea

Correspondence to:Kyeong-Hwa Lee, khmath@snu.ac.kr
ORCID: https://orcid.org/0000-0002-2784-3409

Received: September 13, 2021; Revised: October 19, 2021; Accepted: October 20, 2021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propose a framework for analyzing a mutually corresponding relationship between gestures and diagramming in constructing making mathematical meanings. To this end, this study analyzes the case of mathematics classes which aimed at recognizing the relationship between average and a statistical distribution through activities using diagrams. Findings indicate that several students performed informal mathematical thinking using gestures and diagrams about some diagrams without numerical information. Further, our analysis captures the way gestures and diagramming reveal new mathematical meanings and elaborates the role of gestures and diagramming to refine the meanings. This study also discusses in what ways researchers and teachers can use the framework to better understand various types of gestures and diagrams in mathematical thinking.

Keywords: actualization of the virtual, diagramming, average, realization of the possible, gesture

I. 서론

수학 교수-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이어그램과 제스처의 작용에 대한 여러 수학교육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de Freitas & Sinclair, 2014; Lee et al., 2020; Moon, 2020a; Noh, Lee, & Moon, 2019; 2021; Radford, 2014; Roth & Maheux, 2015). 이들 연구 사이에 몇몇 관점 차이가 존재하나, 이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언어적 활동과 구별되는 비언어적인 다이어그램 및 제스처의 작용이 새로운 수학적 의미가 드러나고 정교화되는 과정에 기여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는 서로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움직임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촉발하는 관계에 있으며, 수학적 의미의 발현 과정에 공동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de Freitas & Sinclair, 2014; Noh et al., 2021).

특히, 최근 이루어지는 다이어그램과 제스처 연구는 기존의 연구가 포착하지 못했던 미세하거나 무질서한 신체의 움직임이나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의 중요성까지도 강조하고 있다(de Freitas, 2015). 예를 들어, 자신을 향해 과제를 약간 기울이는 몸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다면체를 무질서하게 만지는 손의 움직임이, 실은 새로운 수학적 의미가 학생에게 나타나기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순간일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Noh et al., 2021; Thom & Roth, 2011).

이렇게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의 중요성을 지적한 연구가 여럿 존재하나,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를 실제 수학 수업에서 나타나는 여러 유형의 의미 형성 과정과 연결시켜 분석한 연구는 다소 부족하다. 이와 관련하여 de Freitas & Sinclair (2014)는 기존의 의미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가 드러나는 과정을 잠재성의 현실화로, 특정 의미체계 내에서 논리적으로 의미가 정교화되는 과정을 가능성의 실재화로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이렇게 수학적 의미가 새롭게 나타나거나 논리적으로 정교화되는 과정은 개인적으로도, 집단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Arzarello et al., 2009; Radford & Roth, 2011). 이러한 선행연구에 기반을 두고, Moon (2020b)은 제스처의 유형을 현실화 제스처, 실재화 제스처로 구별하였다. 이러한 제스처의 범주화는 교사 및 학생의 제스처의 역할과 그것이 학습에 기여하는 바를 다양한 의미 형성 과정과 관련지어 더 세세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Moon, 2020b).

더욱이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가 서로가 서로를 촉발하는 관계에 놓여 있다는 점을 지적한 연구는 존재하나, 실제 수업에서 그러한 관계의 양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바라본 연구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Menz (2015)Noh et al. (2021)은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의 관계를 다이어그램에 대한 직접적인 변형, 다이어그램을 단순히 가리키거나 응시하는 간접적인 조작, 다이어그램과 학습자 사이의 위치 관계를 변화시키는 조작 등으로 나누어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연구자나 교사가 학생의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의 작용을 분석할 수 있게 하는 구체적인 틀을 제공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맥락을 따라, 실제 수학 수업에서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상호 작용하고 학습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분석틀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지필 환경과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수치 정보가 부재한 다이어그램을 분석하도록 하여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 인식을 촉진하고자 하였던 중학교 3학년 수학 수업 자료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특히, 학생들의 정교한 언어 사용 이전에 나타난 제스처와 다이어그램 조작 행위가, 대푯값에 대한 정보로부터 여러 가능한 분포를 이끌어내는 학생의 통계적 추론으로 어떻게 이어졌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지필 환경과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나타난 여러 종류의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이 학생의 통계적 추론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서로 어떠한 관계를 맺으며 학습에 기여했는가?

1. 수학 교수 학습에서 나타나는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의 작용

인간의 인지 과정에서 신체나 물질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던 체화된 인지 관점이 부각된 이후, 제스처와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가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주목한 수학교육 연구가 여럿 이루어져 왔다(de Freitas & Sinclair, 2014; Edwards, 2009; Moon, 2020a; Noh et al., 2021; Radford, 2014; Radford & Roth, 2011; Roth & Maheux, 2015; Shvarts et al., 2021). 이와 같은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의사소통 및 인지 과정에 “언어적이지 않은” 여러 형태의 신체적이고 물질적인 표현이 개입하고 작용한다는 전제(DeLanda, 2013, p. 12) 및 앎(knowing)과 신체적 행위를 분리할 수 없다는 전제(Maheux & Proulx, 2015; Roth, 2016)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Maheux & Proulx (2015)의 지적대로, 향후 이루어질 수학교육연구는 학생이 결과적으로 알게 되는 것(인지 구조, 개념화)에만 집중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러한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모든 신체적이고 물질적인 행위(제스처, 다이어그램 그리기)에 주목하는 것으로 분석 방향을 넓힐 필요가 있다. 본 연구 역시 이와 같은 흐름을 따르고 있다.

많은 경우, 수학 교수 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스처는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행위, 즉 다이어그래밍과 서로 분리되지 않는 상호 수반적 관계에 놓여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다(de Freitas & Sinclair, 2014; Noh et al., 2021)1). 예를 들어, Figure 1에 나와 있는 것처럼, 종이나 화면 위에서 손가락으로 점을 순차적으로 움직여 방향과 넓이라는 정보를 지닌 새로운 다이어그램을 만들어내는 다이어그래밍에는 언제나 손가락의 움직임, 즉 제스처가 수반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Figure 1. The example of mutual involvement between gesture and diagram (Moon, 2020a, p. 13)

이에 대해 Châtelet는 결과적으로 형성된 정적인 다이어그램과 달리, 수학자가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동적인 과정에는 위와 같은 수학자의 신체적 움직임이 언제나 수반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결과로서의 정적인 다이어그램에만 주목하게 되면 새로운 수학적 의미를 드러내는 신체적 움직임 및 그것의 작용을 간과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Châtelet, 2000). 이러한 관점을 따라, 본 연구에서는 새로운 수학적 의미가 드러날 때 작용하는 제스처와 다이어그래밍의 이러한 상호 수반 관계를 지칭하기 위해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이 용어는 제스처와 다이어그래밍이 개념적으로는 구별될 수 있으나 실제 수학적 활동에서는 상호 수반적 관계로 나타난다는 점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Figure 1에 나타난 상호 수반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기존 곱셈 개념에 대한 의미체계에서 벗어나, 방향이라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며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새로운 곱셈 개념으로 나아가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Châtelet, 2000; de Freitas & Sinclair, 2014). 결국,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새로운 수학적 개념이나 의미를 발견하는 사건에 깊이 연루된 움직임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수학 교수 학습이 이루어지는 맥락에서도 학생이 새로운 개념 및 절차를 익히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errara & Ferrari, 2017; Moon & Lee, 2020).

한편, 대부분의 제스처, 다이어그램에 대한 연구가 추상적인 수학 개념을 구현하는, 질서 있으며 명확히 관찰할 수 있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에 주목하는 것과는 달리, 미세하거나 무질서해 보이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중요성을 지적한 연구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Edwards (2009)가 등분할이라는 분수의 의미를 명확히 드러내는 분할 제스처(slice gesture)에 대해 논하였다면(Figure 2), Noh et al. (2021)은 과제의 다이어그램을 자신을 향해 살짝 기울이거나 몸을 기울이는 미세한 움직임이 피타고라스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보조선을 그리는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한 바 있다(Figure 3). 이와 같은 미세한 움직임은 언뜻 보기에는 수학 학습에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Noh et al. (2021)은 이러한 움직임이 학생이 보조선을 그릴 수 있도록 촉진한 중요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Figure 2. The slice gesture that embodies the abstract concept of fractions (Edwards, 2009, p. 132)
Figure 3. The slight movement of the body that tilts the diagram (Noh et al, 2021, p. 143)

이렇게 수학 교수 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에 대한 연구가 다각도로 이루어졌으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작용 및 역할은 여러 종류의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과 연결지어 더 구체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논의는 다음 절에서 이루어진다.

2.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과 제스처-다이어그래밍

제스처-다이어그래밍과 관련하여 학생이 수학적 의미를 다루게 되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 범주로 구별될 수 있다(de Freitas & Sinclair, 2014; Sinclair & de Freitas, 2014). 첫 번째는 잠재성의 현실화로, 기존의 의미체계, 습관, 규칙, 규범 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를 다루게 되는 의미형성 과정이다. 여기에는 학생의 주의가 기존의 대상에서 새로운 대상으로 옮겨가는 단순한 지각의 전환도 포함될 수 있으며, 떠오르지 않던 새로운 발상이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순간도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곱셈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주어진 24개의 칩을 하나씩 세어 나가다, 새로운 활동 이후 갑자기 칩을 4씩 묶어 세다 혼란을 노출하며 다시 하나씩 세어가는 순간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기존의 덧셈적 사고를 수행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합성단위라는 새로운 곱셈 개념을 체화하기 시작하는, 잠재성의 현실화가 일어나는 순간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가능성의 실재화로, 귀납적이거나 연역적인 논리 법칙, 이전까지 따르던 습관, 규칙 등을 따라 이루어지는 의미 형성 과정이다. 가령, 학생에게 떠오른 직관을 논리나 기호를 통해 점차 정교화하는 과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학생이 중심에서 거리가 일정한 점들의 모임이라는 명확한 규칙을 언급하며 자신이 컴퍼스로 그린 원을 설명한다면, 이는 가능성의 실재화가 일어나는 과정으로 여겨질 수 있다.

기존의 의미체계에서 벗어나는 과정인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발하는 요인 중 하나로 비자발적이거나 무의식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역할이 강조된다(de Freitas, 2012, 2016; Roth & Maheux, 2015). 특정한 목적 하에 이루어지는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주로 학습자가 이미 따르던 기존 의미체계의 규칙이나 습관을 따라 이루어지지만, 새로운 의미가 드러나는 사건은 많은 경우 학습자가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지식을 구성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 알려져 있다(Roth & Maheux, 2015)2). 특히, 학생의 자유로운 동적 행위를 촉진하는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이와 같은 비자발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작용이 두드러진다는 연구가 존재한다(de Freitas & Sinclair, 2014).

예를 들어, de Freitas (2012)는 Knotplots이라는 동적 기하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학생들이 일종의 드래깅(dragging) 제스처를 취하며 학습을 하는 가상의 과정을 언급하였다. 이 환경에서 학생들은 Figure 4a와 같은 매듭 다이어그램을 마우스를 이용해 드래깅하며 Figure 4b와 같은 형태로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위상 구조의 특징을 탐구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학생은 명시적인 규칙에 얽매이지 않은 채 마우스를 움직이며 다이어그램을 변형할 수 있다.

Figure 4. (a-b) The gesture-diagramming in dynamic geometry environment

이때 학생들은 처음에는 드래깅하여 다이어그램을 변화시키는 과정의 의미를 명시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채, 즉, 자신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드러내는 의미에 주목하지 못한 채 그저 마우스를 움직이기만 한다. 하지만 이렇게 점의 위치를 변화시키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매듭의 교차점이 가지는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중요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그러한 움직임이 반복되게 되면, 학생들이 갑자기 교차점에 주목하며 매듭의 특징을 불완전하게나마 인식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학생이 데카르트 평면을 규정하던 기존 논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위상적 의미를 접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렇게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발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나타나게 되면 학생의 신체적 습관이나 언어 사용 방식에 몇몇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교사는 이 순간에 주목하여 새로운 수학적 의미를 학생과 함께 정교화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Moon & Lee, 2020).

반면, 가능성의 실재화는 일상 언어, 수학 기호, 제스처, 다이어그램 등이 특정한 규칙을 따라 서로 조정되고 연계될 때 나타나는 의미 형성 과정이다(Abrahamson, 2009; Arzarello et al., 2009; Edwards, 2009; Radford, 2014). 이 유형의 의미 형성 과정은 암묵적으로만 두드러졌던 혹은 직관하였던 수학적 개념이 점차 명시화되고 정교화되는 과정으로 여겨질 수 있다(de Freitas & Sinclair, 2014; Radford & Roth, 2011).

특히, 이러한 유형의 의미 형성 과정은 다중양식(multimodal)이라는 관점 하에서 조명되었는데, 여기서 양식이란 모종의 의미를 표현하고 정교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문화, 사회, 신체적 자원들을 통칭하는 개념이다(Edwards & Robutti, 2014). 다중양식은 의사소통 및 인지 과정에서 단일한 양식이 아닌 여러 양식이 함께 작용한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교실에서 교사는 극한 개념을 설명할 때 무한히 작다는 언어(언어적 양식)를 두 손가락을 서로 맞닿는 제스처(신체적 양식)와 함께 이용하여, 추상적인 극한 개념에 대해 학생과 의사소통할 수 있다. 그래서 가능성의 실재화에서 나타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언어적 활동 및 다른 수학적 기호와 긴밀히 연계된 채 특정한 규칙이나 질서를 따라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Arzarello et al., 2009; Moon, 2020b; Radford & Roth, 2011; Yoon, Thomas, & Dreyfus, 2011).

위와 같은 논의에 기반을 두고, Moon (2020b)은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발하는 제스처를 AG (Actualizaiton-Gesture)로, 가능성의 실재화 과정에서 여러 기호와 함께 작용하는 제스처를 RG (Realization-Gesture)로 범주화하였다. 이와 같은 범주화는 수업 현상을 이해할 때 학생이 기존의 의미체계에서 벗어나는 순간을 파악하거나, 교사가 학생의 암묵적인 직관을 정교화하기 위해 개입해야 하는 순간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범주화는 의미형성 유형에 따른 제스처의 범주에만 집중하고 있기에, 실제 수업 상황에서 학습자의 제스처가 다이어그램과 상호 수반되는 여러 방식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실제로 수학 수업에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일어나는 양상은 여러 형태로 일어날 수 있다. 기존의 다이어그램에 새로운 요소를 직접 그려넣거나, 다이어그램을 회전시키거나, 심지어 가상의 다이어그램을 눈 앞에서 제스처를 이용해 그리는 행위로도 나타날 수 있다(Menz, 2015). 또한,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마우스를 드래그하여 다이어그램을 변형시키거나 터치스크린 위에서 핀치 제스처를 취하여 다이어그램을 확대하는 형태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도 가능하다(de Freitas & Sinclair, 2014). 이러한 논의들을 종합하여 Noh et al. (2021)은 학습자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교실에서 발생하는 양상을 학습자와 다이어그램 사이의 직, 간접성에 따라 다이어그램의 직접적인 변형(diagramming-D),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diagramming-C), 다이어그램과 학습자 사이의 공간적인 위치 관계의 변화(diagramming-R)로 범주화 한 바 있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은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수학적 의미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틀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진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 중 다이어그램에 대한 직접적인 변형,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을 각각 Act-D, Act-C로 범주화한다. 다음으로, 가능성의 실재화를 촉진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 중 다이어그램에 대한 직접적인 변형,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을 각각 Re-D, Re-C로 범주화한다. 마지막으로, 수학적 개념이나 의미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인지 과정에서 간접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다이어그램과 학습자 사이의 공간적인 위치 관계의 변화를 R로 범주화한다3).

이와 같이 도출한 범주들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어떠한 종류의 의미형성 과정에 기여하고 작용하는지, 그리고 각 의미형성 과정에서 어떠한 양태로 나타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여 제시하면 다음 Table 1과 같다.

The categorization of gesture-diagramming in the process of meaning-making.

현실화(Actualization)실재화(Realization)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관계 양상직접적인 변형(Act-D)직접적인 변형(Re-D)
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Act-C)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Re-C)
다이어그램과 학습자의 공간적 위치 관계의 변화(R)

3. 대푯값 학습과 다이어그램적 추론

여러 연구를 통해 학생의 대푯값 학습은 단순히 주어진 자료를 수치적으로 계산하는 것을 넘어,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었다(Mokros & Russell, 1995; Shaughnessy, 2007; Watson, 2006, 2009). 대푯값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수치적인 정보가 아니라 언제나 주어진 자료 집합과의 관계에 놓여 있는 개념이기에, 대푯값 학습의 목표에는 대푯값 수치에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자료 집합의 변이, 범위, 특이값을 추론하는 것이 포함될 필요가 있다(Watson, 2006). 학생들은 대푯값과 관련하여 자료 집합이 가지는 분포의 전체적인 특성을 추론해야 하고, 분포가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만 한다(Watson & Moritz, 2000).

특히, 분포의 탐구는 많은 경우 그래프적 표현이나 다이어그램을 통해 이루어진다(Watson, 2009). 그래프 및 다이어그램을 중심으로 자료 집합의 분포를 탐구하며 학생들은 개별적인 자료값의 성질에 주목하는 것으로부터 군집(aggregate)의 성질에 주목하는 것으로 넘어가야 하며, 자료 집합을 하나의 전체로서 간주하고 그 특징이나 패턴을 분석할 수 있어야만 한다(Bakker & Gravemeijer, 2004; Bakker & Hoffmann, 2005; Watson, 2009).

이렇듯 학교 수학에서 분포의 탐구가 주로 시각적 표현을 통해 이루어지기에, 다이어그램을 이용한 추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예를 들어, Bakker & Hoffmann (2005)은 통계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다이어그램적 추론(diagrammatic reasoning)이 이루어지며 학생들의 언어 사용 방식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주목하였다. 그들의 연구에서, 학생들이 사용하는 더미(bump)라는 용어는 처음에는 그래프의 모양에 대한 시각적 은유의 의미만을 지니다, 다이어그램적 추론이 일어나며 그래프의 중앙 부분에 자료들의 값이 밀집해있음을 가리키는 통계적 의미를 새롭게 지니게 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와 같이 통계에서 다이어그램을 통한 추론 활동은 분포에 대한 학생들의 언어 사용 및 기호 사용과 관련하여 습관과 규범의 변화를 불러와 학습을 촉진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편, 통계 교육에서 공학 도구를 활용하면 학생이 낱낱의 자료가 아니라 집단적인 자료의 경향과 속성으로 손쉽게 관심을 옮길 수 있다는 점, 자료 이면의 패턴과 구조를 인식하는 것에 더 용이하게 주목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다(Lee & Koo, 2015). 이러한 공학 도구의 장점에 주목하며, 대푯값 및 분포에 대한 다이어그램적 추론을 단순히 종이 위의 다이어그램 환경만이 아니라 팅커플롯과 같은 공학 도구 환경에서도 촉진하고자 하였던 연구들이 존재한다(Bakker, Derry, & Konold, 2006; Fitzallen & Watson, 2010). 이와 같은 공학 도구 환경에서 학생들은 간단한 조작만으로 다양한 표상을 손쉽게 다루고 변화시키며 통계적 추론을 수행할 수 있었으며, 종이 위에서 직접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활동과 공학 도구에서 다이어그램을 조작하는 활동이 다이어그램적 추론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는 점도 확인되었다(Bakker et al., 2006).

1. 연구 맥락

본 연구에서 분석 대상으로 선정한 사례는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던 중학교 3학년 두 차시 수업의 일부이다. 적용한 과제는 수학교육 연구자 세 명과 경력 교사 한 명이 공동으로 개발하였다. 개발 과정에서 연구자들과 교사는 학생들이 대푯값에 대한 수치 계산이 아닌, 지필 환경과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수치 정보가 많이 빠져 있는 다이어그램을 분석하고 조작하여 다이어그램적 추론을 수행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았다.

교사는 2차시 수업에 걸쳐 특정 자료의 분포를 나타내는 다이어그램을 조별로(4인) 분석하도록 하였다. 첫 번째 수업에서 학생에게 주어진 자료의 분포는 평균, 중앙값, 최빈값이 모두 같은 경우였으며, 학생들은 원래의 자료와 평균은 같지만 중앙값이 2 이상 작은 분포에 대해 개략적으로 추측하여 그에 대한 그래프를 그리도록 요구받았다(Figure 5). 즉, 첫 수업에서 교사가 제시한 과제는 학생이 수치 계산에 집중하게 하지 않고, 지필 환경에서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분포의 다이어그램을 추측해보고 그 추측에 대해 정당화하도록 하는 과제였다.

Figure 5. The task applied in the paper and pens environment

두 번째 수업은 첫 번째 수업으로부터 4일 후에 이루어졌다. 두 번째 수업에서 학생은 통계 공학 도구인 팅커플롯을 활용하여, 전 수업에서 분석하였던 것과 동일한 다이어그램을 공학 도구 환경에서 조작하게 된다. 구체적인 자료의 값이 주어지지 않았던 첫 과제와 달리, 두 번째 수업에서는 모든 자료가 수치와 함께 화면에 표시되며, 학생들이 각각의 자료를 옮길 때 변화하는 대푯값의 수치 역시 실시간으로 나타나게 된다(Figure 6). 이를 통해 학생들은 2차시 수업에 걸쳐 자신들이 세운 전략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ure 6. The task applied in the technology environment

본 연구는 연구 질문에 답하기 위해, 2차시 수업 중 일부 에피소드들을 선정하였다. 이 에피소드들은 같은 조의 학생 S1, S2, S3, S4의 활동으로, 제스처-다이어그래밍 행위가 명확히 식별되었으며, 각각이 의미형성 과정에 기여하는 바가 잘 관찰된 사례이다. 이렇게 사례들을 선정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정한 사례에서는 학생의 여러 제스처-다이어그래밍 활동이 잘 나타났다. 특히, 여러 유형의 개별 학생 각각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집단 내에서 서로 영향을 미치며 집단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이는 수업에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여러 양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 목적과 부합한다. 둘째, 선정 사례에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통해 학생들이 새로운 발견을 하거나 자신의 전략을 논리적으로 정당화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관찰되었다. 이는 여러 유형의 수학적 의미형성 과정에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기여하는 바를 파악하고자 하는 본 연구의 목적과 부합한다.

2. 분석 방법

본 연구에서, 자료 수집을 위해 수학교육 연구자 두 명이 S1, S2, S3, S4의 활동을 카메라 4대와 6개의 녹음기로 녹화 및 녹음하였다. 특히, 학습자의 언어적 활동, 제스처-다이어그래밍, 학습지 작성 과정을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고자 하였다. 녹화 파일과 녹음 파일은 전부 전사되었으며, 학생이 작성한 학습지를 수집하여 분석에 이용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영상 자료, 음성 자료, 수집된 문서 자료 등 자료 수집의 다원화를 통해 연구의 객관화를 시도하였고, 수학교육 전문가 2인이 상호 검토를 진행하여 연구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Woo et al., 2006).

본 연구는 위 과정을 거쳐 선정한 사례를 분석하는 방법으로서 미시-민족지학(micro-ethnography)을 선택하였다(Streeck & Mehus, 2005). 이 방법은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인간의 활동과 상호작용을 깊이 있게 분석할 때, 특히 활동에 참여하는 여러 주체의 말, 표정, 제스처, 다이어그래밍 등의 다중-양식적(multi-modal) 행위를 분석할 때 유용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Nemirovsky et al., 2013). 특히, 수학교육연구에서는 제스처와 같은 비언어적 행위를 연구할 때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Nemirovksy & Ferrara, 2009; Radford, 2003). 본 연구의 초점은 짧은 순간 일어나는 의미형성 과정에서 작용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하는 것에 놓여 있기에, 미시-민족지학이 분석 방법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미시-민족지학을 통해 본 연구에서는 수집한 자료에서 나타나는 학생의 언어 활동, 학생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 및 얼굴 표정 등에 주목하고 그것들이 상호 연계되며 학습이 진행되는 과정을 조명한다.

다음으로 본 연구에서는 관련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학생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어떠한 유형의 의미형성 과정에서 작용하는지를 다음과 같은 기준을 통해 분류하고자 하였다. 먼저,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잠재성의 현실화 과정에 기여하는지 그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언어 사용 습관의 변화, 신체적 습관의 변화 및 학생이 노출하는 혼란을 통해 잠재성의 현실화가 일어나는 순간을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한 선행 연구의 기준을 참고하였다(Moon, 2020a; Moon & Lee, 2020). 이 상황에서 학생의 기존의 언어 사용 방식, 신체적 습관 및 혼란의 발생과 관련하여 크고 작은 변화를 불러온 것으로 여겨지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관찰되는 경우, 본 연구는 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진하였다고 판단하고 현실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 코드화하였다.

다음으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가능성의 실재화 과정에 기여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언어 사용 방식 및 기타 다중양식적 행위와 어떻게 연계되며 일어나는지를 상세히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기타 언어나 기호 사용 방식과 연계시켜 해석하는 방법은 가능성의 실재화에 주목하였던 여러 선행연구에서 이용되었다(Nemirovsky et al., 2013; Radford & Roth, 2011). 예를 들어, 학생이 자료들의 평균값이 분포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분포를 나타내는 다이어그램의 중앙 부분을 제스처를 통해 강조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학생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언어와 함께, 언어와 서로 연계되며 평균의 중심 경향이라는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드러내는 경우로 바라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현상을 가능성의 실재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 코드화하였다.

특히,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관계를 의미형성 과정과 연결지어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앞서 도출하였던 Table 1의 틀을 활용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현실화 과정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다이어그램의 직접적인 변형, 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신체의 움직임을 각각 Act-D, Act-C로 코드화하였고, 실재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이어그램의 직접적인 변형, 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신체의 움직임을 각각 Re-D, Re-C로 코드화하였다. 그리고 두 유형의 의미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이어그램과 학습자의 공간적 위치 관계의 변화를 R로 코드화하고자 하였다(Table 2).

The gesture-diagramming analysis framework.

코드사례
Act-D학생이 종이 위에 문제의 조건에 맞는 여러 분포를 반복적으로 그리다,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감탄사와 함께 갑자기 새로운 언어적 습관과 신체적 행위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경우
Act-C한 학생이 공학 도구 프로그램의 화면 위에서 오른쪽 밑으로 나아가는 미세한 원형 제스처를 취한 이후, 그것을 보고 있던 다른 학생이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새로운 전략을 새로운 언어와 체계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설명하는 경우
Re-D주어진 분포 그래프에서 중앙값을 감소시키면서 평균을 유지하려는 목표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면서, 그래프의 변량 14 부분을 위로 증가시키는 그래프를 종이에 그리는 경우
Re-C그래프의 변량 5 부분을 손으로 가리킨 뒤 3쪽으로 이동시키는 제스처를 취하며, 중앙값이 작아지도록 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 분포돼 있는 애들이 이쪽으로 옮겨져야 될 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경우
R한 학생이 과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오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수행한 이후, 다른 학생이 자신의 전략을 정교화하는 경우

IV. 연구 결과

본 연구에서는 두 차시 수업에서 학생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 전후로 나타난 여러 변화를 중심으로 선정된 에피소드들을 상세히 분석한다. 이 에피소드들은 지필 환경과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나타난 각각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역할을 중심으로 분석된다. 각 에피소드가 나타난 맥락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앞서 도출한 분석틀을 통해 사례를 살펴볼 것이다.

1. 지필 환경에서 가능성의 실재화와 함께 나타난 제스처-다이어그래밍

교사로부터 첫 번째 과제를 받은 뒤, 중앙값이 2 이상 작아져야 한다는 조건에 주목한 S1, S2, S3, S4는 다이어그램을 가운데 두고 여러 제스처를 취하며 중앙값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다. 중앙값의 명확한 의미에 주목하며 자신의 의견을 여러 기호를 통해 정교화하는 과정이었기에, 이는 가능성의 실재화 과정에서 일어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 판단될 수 있다.

S1: 이거 이거 이렇게 옮겨야 하지 않을까? (그래프의 변량 5부분에서부터 왼쪽으로 움직이는 제스처. Re-C) … 중앙값이 작아져야 되잖아(과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오며. R).

S2: 그럼 옮겨야지 그래프를 왼쪽으로(양손을 칼날 모양으로 세워서 왼쪽으로 옮기는 제스처. Re-C. Figure 7a).

Figure 7. (a-b) Gesture-diagramming in the process of realization of possibility

S1 : 평균 중앙값 최빈값이 다 여기 있지 않냐. 여기 있을 거 아니야(그래프의 변량 5의 도수 부분을 연필로 두들긴 뒤, 몇 초간 유지. Re-C). 평균 중앙값 최빈값이 여기 있단 말이야. 5에 있어(그래프 변량 5 부분을 연필로 두들긴다. Re-C). 2 이상 작아지려면은 3부터(그래프의 3 부분을 연필로 두들긴다. Re-C), 여기 있어야 된단 말이야 중앙값이(3 이하인 부분을 연필로 원형을 그리며 가리킨다. Re-C). 그러면은 여기에 있는 수들이 제일 많아야 될 거 아니야(3 이하인 부분을 연필로 원형으로 그리며 가리킨다. Re-C). 그러면 여기에 있는 분포돼 있는 애들이 이쪽으로 옮겨져야 될 거 아니야(그래프의 5부분을 아치형 손 모양으로 가리키고, 그것을 3쪽으로 옮기는 제스처. Re-C. Figure 7b). ... 그러니까 이렇게 돼야 하는 거야 (새로운 그래프를 그린다. Re-D. Figure 8)

Figure 8. Re-D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medium and distribution

위 에피소드에서 가능성의 실재화 과정에서 나타난 제스처-다이어그램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학생들은 ‘이거’, ‘왼쪽’, ‘여기’와 같은 비형식적인 언어와 함께 Re-D, Re-C를 활용하며 자신의 추측을 제기하고 정당화하고 있다. 여기서 학생의 언어 사용과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서로 긴밀히 연계된 채, 중앙값의 이동 전략에 대한 의사소통을 촉진하고 있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정교한 수학적 언어 사용을 통한 정당화는 쉬운 일이 아니며, 제스처-다이어그래밍과 같은 비언어적인 행위는 비형식적인 언어 사용의 부정확함을 보완하며 학생의 수학적 의사소통과 인지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rzarello et al., 2009; Chen & Herbst, 2013).

또한, 과제에 있는 정적인 다이어그램을 둘러싸고 많은 Re-C가 관찰되었다. 학생들은 많은 경우 주어진 다이어그램을 정적인 형태로 놔두지 않고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통해 동적인 형태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동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학생의 인지 과정의 일부라는 점을 고려해보면(Radford, 2014), 교사가 제시한 과제가 학생의 활발한 수학적 인지를 촉진하였다고 여겨질 수 있다. 실제로 제한된 정보만이 제시된 다이어그램은 학생의 여러 제스처를 촉발하여 새로운 의미가 드러나도록 이끌 수 있다(Chen & Herbst, 2013).

여러 수학교육연구에서 주목하지 못한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인 R 역시 관찰되었는데, 언뜻 보기에 단순히 과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오는 움직임은 수학적 인지와 크게 상관이 없는 움직임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Thom & Roth (2011)가 지적한 바와 같이, 수업 상황에서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을 분절한 뒤 수학적 개념 및 구조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특정 제스처만을 학습에 기여한 제스처로 판단하는 것은 수학교육현상을 온전히 바라볼 수 없도록 할 수 있다. 즉, 겉으로 보기에 수학적 개념이나 의미와 상관없어 보이는 움직임이 사실은 수학적 인지를 가능하게 하고 촉진하는 움직임일 수 있기에, 이후 학생의 추측의 정당화로 이어진 이와 같은 R의 작용이 더 부각될 필요가 있다(Noh et al., 2021).

실제 위 에피소드에서, S1이 과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온 뒤, S1의 옆에 있던 S2가 중앙값이 작아지게 하기 위한 전략을 언어 및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언급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즉, S1의 R 이후 비로소 S2의 Re-C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S1의 R과 S2의 Re-C를 서로 분리시켜 Re-C만을 학습에 기여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보다, 그 모두를 수학 학습이 일어나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온전히 조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과제의 다이어그램을 둘러싸고 나타난 학생 4명의 Re-C, R은 주어진 분포에서 중앙값이 2 이상 작아지기 위한 전략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학생에게 주어진 자료 집합에서 변량이 3 이하인 자료가 많아지게 되면 중앙값은 감소하게 된다. S1은 Re-D를 통해 이전까지 나타났던 움직임(Re-C, R)을 Figure 6의 다이어그램으로 고정하게 된다. 즉, de Freitas & Sinclair (2014)가 언급했듯이, 다이어그램으로 응축되어 그려지지 않았으면 휘발되었을 수 있었던 제스처의 의미가 Re-D를 통해 학생에게 부각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학생들은 중앙값과 분포를 연결시켜 적절히 해석하고 있으나, 아직 평균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중앙값에 대한 논의가 위와 같이 진행된 이후, Figure 8의 그래프를 지켜보던 S3가 문제의 조건을 살펴보고 “평균은”이라 말하며 평균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을 때, S1은 총 도수가 일정하면 중앙값이 더 작아져도 평균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S4는 그러한 S1의 의견에 혼란스러워하였고, “5에 있던 애들이 만약 2에 온다면은, 5 곱하기 몇이었는데 얘는 2 곱하기 몇이 돼버리잖아”라고 말하며, 단순히 5의 값을 가지는 자료들을 3쪽으로 옮기게 되면 평균 역시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여 S1의 의견에 반박하였다. 그 뒤 약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지다, S1이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S1: 그러면은(이전 그래프를 유심히 지켜보다), 얘를 얘로 옮겼으니까(그래프가 가장 높게 솟아오른 부분을 펜으로 가리킨 뒤, 그것을 변량 3 방향으로 평행하게 이동시킨다. Re-C), 이렇게 하면 되지 않아? (그래프의 변량 13, 14 부분을 위로 올리며 그래프를 그린다. Re-D. Figure 9).

Figure 9. Re-D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average and distribution

S4: 뒤에 이렇게 또 올린다고? (S1이 그린 그래프의 변량 13, 14 부분을 가리키며. Re-C)

S2 : 또 올려?

S1: 응 여기 있는 애들을 이렇게 수를 맞춰야 하니까. (그래프의 왼쪽 부분을 펜으로 가리킨 뒤, 잠시 쉬었다 그래프의 오른쪽 부분을 가리킨다. Re-C)

S2: 평균을 맞추려고? (새롭게 그려진 그래프를 바라보며 고개를 위, 아래로 흔든다. Re-C)

T: 얘들아, 세로가 도수고. 가로가. 변량이야 알았지? 그다음에 총 도수는 일정해야 돼. 총 개수는 변하지 않아. 도수의 총합. (학급 전체를 향해 말하며)

S1: 총 개수가 변하면 안 된다는데? 얘 올라가면 안 되는데. (자신이 그린 그래프에 엑스 표시를 한다. Re-D)

앞서 중앙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에 대한 그래프를 분석한 이후, S1은 이전 그래프를 응시하다 평균이 그대로 유지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Re-D를 통해 제안한다. 이것은 중앙값을 2 이상 감소시키면서 새로운 자료 집합의 평균을 이전 자료 집합의 평균과 일치시키기 위해, 변량 13, 14 부분의 값을 늘려 분포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그렸던 다이어그램(Figure 8)이 또 다시 새로운 Re-C와 Re-D를 촉발하며 새 전략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제스처는 새로운 다이어그램의 구성을 촉발하고 그렇게 그려진 다이어그램은 또 다시 새로운 제스처를 촉발하며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이 역동적으로 이루어진다는 de Freitas & Sinclair (2014)의 주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S1이 그린 다이어그램은 S2와 S4의 새로운 Re-C를 이끌어냈는데, 이 Re-C는 새로운 다이어그램의 모양을 따라 나타났다(변량 13, 14 부분에서 그려진 새로운 그래프를 가리키거나 그래프를 따라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 이러한 제스처들의 움직임은 신체를 통해 기억되며, 당장은 의식적으로 수학적 의미를 다루기 위해 이용되지 않더라도 이후 새로운 상황에서 특정한 계기, 즉 현실화-제스처(A.G)를 통해 다시 의식에 떠오르며 새로운 의미형성 과정을 추동할 잠재력을 지닌다(Moon, 2020b; Thom & Roth, 2011). 이러한 점에서, 새로운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여러 Re-C, Re-D를 촉발한 다이어그램 및 과제의 역할을 확인해볼 수 있다(Noh et al., 2021).

하지만 S1이 그린 그래프는 자료의 총 도수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조건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이후 교사가 학급 전체에 자료의 총 도수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이후, S1, S2, S3, S4는 떠오른 새로운 전략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대략 20분 동안, S1, S2, S3, S4는 여러 혼란을 노출하며 과제의 조건에 부합하는 분포를 그려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그들은 한 번에 하나의 조건만을 고려하는 것은 어려움 없이 성공하였으나, 여러 조건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 특히 평균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중앙값을 줄이는 전략을 떠올리는 것에 큰 어려움을 노출했다.

특히, 개별 학생이 제안한 전략이 수학적으로 정교화될 기회가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관찰되었다. 예를 들어, 수업의 마지막 시점에서 S4가 “평균을 같게 만드는 과정, 그런 게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을 때, S1은 “그러니까 볼록 튀어나온 부분을 앞쪽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하며 중앙값이 작아져야 한다는 점에만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S4가 “왼쪽으로만 간다고 하면 평균이 바뀌잖아”라고 말한 뒤, “차라리 많게 만들고(몸 앞에서 왼손을 위로 올리는 제스처. Re-C)”, “낮게 만든다고 쓰는 게 낫지(앞선 상황에서 왼손과 붙어있던 오른손을 오른쪽 대각선으로 비스듬하게 내리는 제스처. Re-C)”라고 하며 언어와 제스처를 통해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다. “낮게 만든다”는 부분에서 언어와 제스처가 다소 긴밀히 연계되지는 않았으나, 왼손을 위로 올리는 제스처는 중앙값을 작게 만드는 방법을, 오른손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내리는 제스처는 평균을 유지하는 방법을 동시에 논하고자 했던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의견은 이후 다른 흐름의 대화가 이어지면서 정교화되지 못했다.

2.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나타난 제스처-다이어그래밍

첫 번째 수업 이후 4일 뒤, 학생들은 팅커플롯 환경에서 동일한 과제를 해결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첫 수업에서 중앙값을 2 이상 줄이는 방법, 평균을 유지하는 방법, 동시에 총 도수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서로 연결시키지 못했던 학생들은,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이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S4의 현실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나타났으며, 이를 계기로 하여 S1, S2, S3, S4의 논의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며 정교화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S4: 우리가 저번에 했던 게 여기 있는 걸 좀 올려가지고(팅커플롯 화면에서, 변량 13, 14에 손을 위치시켰다가, 그래프 변량 5부분의 가장 높은 부분으로 이동시키는 제스처. Re-C).

S2: 아니 이걸 낮춘 다음에 올리는 거였잖아(그래프의 가장 높은 부분을 가리킨 뒤 살짝 내리고, 그걸 다시 왼쪽 위로 비스듬히 이동시키는 제스처. Re-C). 뒤쪽으로 이렇게(앞선 제스처의 반복. Re-C).

S4: 얘를, 얘를 이렇게 내리면 평균이 내려가지 않나? (변량 5에 있는 자료의 값들을 가리킨 뒤, 손가락으로 왼쪽으로 이동하는 제스처를 4번 반복. Re-C. Figure 10a)

Figure 10. (a-b) Re-C and Act-C of S4 in the technology environment

S1, S3: (공학도구와 함께 나타나는 S2와 S4의 제스처에 주목하는 모습)

S4: 얘를 내리면 평균이 올라가잖아. 아, 평균이 내려가잖아. (변량 5에 있는 자료의 값들을 가리킨 뒤, 손가락으로 화면 위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는 제스처. Re-C.) 그럼 여기서 조금 앞으로 당겨야 해? (혼란스러운 표정과 함께, 변량 5에 있는 자료를 가리킨 뒤 큰 변량 부분을 향해 손가락을 반원형으로 이동시키는 제스처. Act-C. Figure 10b)

S1, S3: (팅커플롯 화면 위에서 나타나는 S2와 S4의 제스처와 논의에 주목하는 모습)

위 에피소드에서 S4는 전 수업에서 논의하였던 기존 전략을 따르면 평균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앙값을 작게 만들기 위해 그래프를 왼쪽으로 옮기기만 하면 평균 역시 같이 작아지기에, 새로운 자료의 분포 그래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때 나타난 여러 Re-C 역시 평균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언어와 함께 드러내고 있다.

그렇게 대화가 진행되다, 갑자기 S4가 혼란스러움과 함께 “조금 앞으로 당겨야 해?”라 말하며 화면 위에서 오른쪽 아래를 향해 반원형 모양을 그리며 손을 움직였다. 이러한 형태의 제스처는 첫 수업의 마지막 시점에서 S4가 취했던 제스처(오른손을 오른쪽 아래로 비스듬히 손을 내리는 제스처)와 유사하지만, 실제 여기서 S4가 지난 수업의 기억을 의식적으로 되살려 다시 이 제스처를 취했다는 증거나 자신의 신체에 축적된 이전 제스처의 움직임에 대한 암묵적인 기억이 두드러져서 이 제스처를 취했다고 판단할 증거는 부족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전에 나타난 제스처들의 움직임은 신체에 기억되고, 이후 새로운 교실 상황에서 특정한 계기에 의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위 현상에서, 이전 수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제스처의 움직임에 대한 기억이 점차 두드러지며 S4의 제스처가 나타날 수 있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S4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아직 특정한 맥락에서 다른 기호와 연계되며 특정한 수학적 의미를 드러내는 실재화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아니었으며, 그렇기에 다른 S1, S2, S3에게 여러 가지 새로운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현실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서 분류될 수 있다. 무엇보다 S4의 Re-C(손가락으로 화면 위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는 제스처)의 경우 지난 수업부터 반복적으로 학생들이 언급하였던 내용인, 중앙값을 낮추게 되면 평균 역시 함께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S4의 Re-C는 새로운 잠재적인 의미를 현실화시키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 분류되기 힘들다.

반면 Act-C로 분류된 S4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변량 5에 있는 자료를 가리킨 뒤 큰 변량 부분을 향해 손가락을 반원형으로 이동시키는 제스처)은 이후 S1의 언어적 습관 및 신체적 습관의 변화를 불러와 이전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전략의 도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잠재성의 현실화를 이끈 제스처-다이어그래밍으로 여겨질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Act-C가 팅커플롯이라는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나타났다는 점은, 테크놀로지 환경에서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진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선행연구의 통찰과도 연결된다(de Freitas & Sinclair, 2014). 물론 이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같은 상황에 처한 모든 학생에게 잠재성의 현실화를 촉발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점은 강조될 필요가 있다.

S1: 그러니까 여기서 옮긴 값이랑(자신의 얼굴 앞에서 양손을 모으고 있다가, 그것을 왼쪽 위로 옮기는 제스처. Re-D. Figure 11a), 여기서 내린 값이랑(자신의 얼굴 앞에서 양손을 모으고 있다가, 그것을 오른쪽 아래로 옮기는 제스처. Re-D. Figure 11b), 원래 있는 거랑(다시 자신의 얼굴 앞에 양손을 모으는 제스처. Re-D.), 평균이 똑같으면 돼. 그렇게 맞추면 되는 거야. 그 평균에 맞게끔. (양손의 끝을 평행하게 대는 제스처. Re-D).

Figure 11. (a-b) S1’s gesture-diagramming to reveal new strategy

위 에피소드에서 S1은 이전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전략을 새로운 언어 사용 방식과 신체적 습관을 통해 비형식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언어 사용 방식과 신체의 움직임 방식을 통해 새로운 전략이 도출되었다는 점에서, 이전 S4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Act-C임을 다시금 확인해볼 수 있다.

S1의 Re-C는 중앙값을 작게 하는 동시에 몇몇 자료의 값을 크게 만들어 기존의 분포와 비교하여 중앙값은 작으나 평균은 동일한 새로운 분포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여기서 S1의 두 번째 제스처는 팅커플롯 화면 위에서 나타났던 S4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재생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이로부터 제스처가 고갈되지 않고 계속하여 새로운 의미를 드러낼 수 있다는 de Freitas & Sinclair (2014)의 주장을 다시금 확인해볼 수 있다. 이렇게 아직은 비형식적인 언어 사용과 제스처를 통해 드러난 새로운 전략은, 이후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제시되며 더 정교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S1: 3개가 5가 있고 3개가 5개 있고 3이, 5가 1개 있어. 그럼 15에다가 오를 더하면 20이잖아. 그런데 이거를. 이게, 이게 합만 갖게끔 이 개수를 바꾼다는 거야. 만약에 이게 맞는 게 또 있을 거 아니야. 3x 플러스 5y가 20이 되는 게 또 있을 거 아니야(종이 위에 식을 쓰며. Re-D). 무궁무진하잖아. 5분의 1, 계속 많잖아 되는 게. 연방(연립방정식)이니까 연방에 식이 하나, 식이 두 개가 아니라, 하나니까. x하고 y를 조정만 하면은 어쨌든 20이 나온, 3x 플러스 5y가 되는 거가 20이 되는 건 많아. x, y가. …그럼 평균은 안 변하는데. 중앙값은 변할 거 아니야. 이게 여기가 높아지고 여기가 낮아졌으니까(양손을 삼각형 모양으로 모아 왼쪽 위로 올린 다음, 다시 오른쪽 아래로 내리는 제스처).

여기서 S1은 앞서 나타난 제스처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더 정교하게 자신의 전략을 정당화하고 있다. Thom & Roth (2011)는 특정한 의미체계 내에서 발생한 제스처의 움직임이 반복되어 신체에 축적된 뒤, 비로소 정교한 언어를 통해 제스처의 의미를 표현하게 될 수 있었던 일련의 과정을 조명한 바 있다. 위 에피소드에서도 S1은 S4의 Act-C 이후 나타난 여러 Re-D를 바탕으로 하여 정교한 기호를 사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고 있다. 즉, 앞서 나타났던 Re-C, Re-D, R 등은 단순히 형식적인 수학 개념의 재현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드러내는 인식적 행위(epistemic action)로 여겨질 수 있다(Roth & Maheux, 2015).

특히, S1은 제스처의 움직임을 x, y 기호를 이용한 대수식으로 재구성한 뒤, 이를 해석하여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분포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일 수 있다는 인식에 다다르고 있다.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를 인식하고, 분포의 전체적인 특성을 확인하며, 분포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후 S1의 설명에 주목하던 S4는 이전 수업에서 그린 다이어그램을 보면서 “그래. 뭔가 이상했어. 이게 이렇게 끝날 리가 없는데”라고 말하며 S1의 주장에 납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S1의 전략을 실제로 팅커플롯을 통해 확인해보자는 S2의 의견을 조원 모두가 받아들여, S1, S2, S3, S4는 팅커플롯을 조작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Figure 12).

Figure 12. Students who check their strategy in the TinkerPlots environment

S3: 다 다 다 3으로 옮겨(팅커플롯의 변량 5의 도수들을 가리키며. Re-C).

S1: 얘네들을? (그래프 변량 5에 있는 값들을 드래그하여 3으로 차례대로 옮긴다. Re-C) 수를 맞추는 게 너무 힘들어. 이거.

S2: 잘 맞추는 거 같은데? 근데 평균이 안 맞아.

S1: 무궁무진하다니까.

S1: 중앙값이 변했냐? 줄었다 3으로. 아, 이건, 이건 최빈값이잖아. 중앙값. 이거 중앙값.

S2: 미디엄이 중앙값이잖아.

S1: 중앙값이 3이 됐어!

S2: 됐어!

S1: 됐어, 2가 줄었어!

S2: 와 정답이야! (S1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종이 위에 구체적인 값이 제시되지 않은 채 제시된 다이어그램과 달리, 팅커플롯과 같은 테크놀로지 환경에서는 자료를 드래그하여 옮길 때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대푯값의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S1, S2, S3, S4는 앞서 도출한 전략을 드래그 행위를 통해 시험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평균이 유지되면서 중앙값이 2 이상 작은 분포를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하고 그에 기뻐하고 있다.

만약 이 과정에서 단순히 학생들이 자료를 옮길 때 변화하는 대푯값의 수치에만 주목했다면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 인식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나, 팅커플롯에서의 작업은 이전까지 S1, S2, S3, S4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드러낸 의미에 기반을 두고 이루어졌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자료 집합의 분포가 여러 형태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한 채 자신들의 전략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즉, 지필 환경에서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 활동이 팅커플롯에서 이루어지는 활동과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학생의 학습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V.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제스처와 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작용이 수학적 의미형성 과정을 추동하여 학습에 기여한다는 여러 선행연구의 주장을 실제 통계적 사고가 일어나는 수업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분석틀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의미형성 과정을 잠재성의 현실화 및 가능성의 실재화로 구별하고, 각 의미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작용을 Re-D, Re-C, 그리고 Act-D, Act-C 및 R로 범주화하여 수업 현상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도출한 시사점을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Re-D, Re-C, R이 일상 언어부터 수학적 상징까지 언어 및 여러 종류의 기호와 함께 긴밀히 연계된 채 작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가능성의 실재화는 기존의 의미체계 안에서 혹은 이미 정립된 습관이나 규칙을 따라 논리적으로 이루어지는 의미의 정교화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Re-D, Re-C, R은 여러 종류의 기호와 연계되어 특정한 의미를 구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따라서 학생이 그 자체로 다루기 힘든 추상적인 수학적 의미를 구현하는 이러한 실재화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아직 수학적으로 정교화되지 않은 비형식적인 아이디어를 주로 다룰 수밖에 없는 학생들이 수학적 의미를 탐구하는 데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제스처와 언어의 변증법적 작용 및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기타 기호와 어떻게 결합되어 학생에게 의미를 드러내는지를 분석한 선행 연구의 통찰과도 연결되는 것이다(Arzarello et al., 2009; Edwards, 2009; Radford & Roth, 2011).

둘째, Re-C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다소 정적인 다이어그램을 역동적으로 재구성하여, 학생들이 새로운 추측을 제기하고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분석한 사례에서 S1, S2, S3, S4는 정적인 다이어그램 위에서 여러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의 다양한 Re-C는 새로운 다이어그램으로 고정되었다가, 다시 그 새로운 다이어그램에서 나타난 여러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학생이 새로운 추측을 제기하는 과정을 이끌었다. de Freitas & Sinclair (2014)의 지적대로, 다이어그램의 의미는 고갈되지 않으며 새로운 제스처를 통해 역동적인 의미 형성 과정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셋째, Act-C에서 Re-C, D로, 다시 Re-C, D에서 정교한 수학적 언어 사용의 방향을 따라 학생의 사고가 생성되고 정교화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는 특정 집단 안에서 작용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어떻게 정교한 수학적 언어 사용을 향해 발달하는지를 보여준다.

먼저, 학생 자신조차 그 의미를 의식하지 못한 미세한 Act-C를 통해 기존의 의미체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로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된다. 그 다음으로, 그와 같은 Act-C가 여러 Re-D, Re-C, R 등으로 재구성되며 비형식적이지만 어느 정도 정교화된 의미가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반복되고 신체에 축적되어 학생이 의식하는 수준에 다다르게 되면, 비로소 학생들은 정교한 수학적 기호로 그러한 움직임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본 연구의 발견은 비자발적인 신체의 움직임에서 수학적인 용어 사용으로의 이행 과정을 분석한 몇몇 선행연구와 그 궤(Roth & Maheux, 2015; Thom & Roth, 2011)를 같이 하고 있으나, 그러한 선행연구들과 달리 본 연구는 개인의 활동이 아닌 집단 내에서 상호 작용하는 여러 학생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작용을 부각하였다는 점에서 더 나아갔다고 할 수 있다.

넷째, 본 연구에서 Act-C의 작용으로 인해 네 명의 학생이 새로운 추측을 제기하고 정당화할 수 있었으나, 학생에게 의식적으로 포착되지 않은 여러 제스처 역시 관찰되었다. 예를 들어, 첫 수업의 마지막 시점에서 나타난 S4의 제스처는 새로운 추측을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명확히 부각되지 않은 채 사라지고 말았다. Moon (2020b)은 이와 관련하여 현실화 과정을 이끌 수 있는 제스처를 포착하고 이용하는 교사의 전문성을 강조하였다. 즉,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제스처의 잠재력을 느끼고 이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이를 외부에서 관찰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전문가인 교사의 개입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Radford & Roth (2011)가 언급하였듯이, 교사에게는 학생의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학생들의 암묵적인 사고를 더 명시적인 형태로 이끄는 윤리적인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지필 환경에서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과 공학 도구 환경에서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지필 환경에서 여러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새로운 추측과 정당화를 수행하였고, 이를 공학 도구 환경에서 반복하며 자신들의 추측을 확인하고 그에 감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잠재성의 현실화를 더 용이하게 촉진할 수 있는 공학 도구 환경에서 Act-C가 나타났다는 점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공학 도구가 가지는 유용한 기능인, 모든 자료의 값과 대푯값의 수치 변화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추측과 정당화에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이었다. Ng & Sinclair (2015)의 주장대로, 디지털 기술과 지필 환경이 의미 형성 과정에서 상보적으로 작용하며 학생의 학습을 도울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다이어그램적 추론을 통해 대푯값과 분포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과정을 분석한 선행연구(Bakker et al., 2006; Bakker & Hoffmann, 2005)를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작용이라는 관점으로 확장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그들의 연구는 다이어그램이 단순히 개념의 표상이 아니라 사고, 이해, 추론의 원천이라는 점 그리고 다이어그램적 추론을 거치며 언어 사용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본 연구는 그것에 더해 다이어그램과 제스처가 어떻게 실제 수업에서 구체적으로 상호 수반되는지, 어떻게 그것이 수학적 의미가 드러나고 정교화되는 과정에 기여하는지를 조명하였다.

단, 본 연구는 교실 안에서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나타난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분석한 미시발생론적 연구에 해당한다(Radford et al., 2009). 이러한 유형의 연구 결과를 더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더 장기적인 연구가 추가로 요구된다(Moon, 2020a). 향후 교실 안에서 교사와 학생을 통해 나타나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작용에 대한 추가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Footnote

1) 본 연구에서 다이어그래밍은 단순히 종이나 화면 위에 나타난 정적인 대상으로서의 다이어그램이 아니라 새로운 다이어그램의 생성에 관여하는 동적인 행위를 뜻한다(Noh et al, 2021).

2) 이와 관련하여, de Freitas (2012, 2016), 2016Roth & Maheux (2015가 수업 상황에서 나타나는 모든 제스처나 다어이그램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지 않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또, 제스처-다이어그래밍만으로 학습자가 새로운 의미를 접하게 된다고도 주장하지 않는다. 본 연구 역시 이러한 관점을 취하며, 새로운 의미의 발현을 이끄는 여러 요소 중 비언어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작용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

3) 여기서 R을 잠재성의 현실화 및 가능성의 실재화라는 범주를 따라 구별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실제 수업 현상을 분석할 때, 특정한 대상과 연계되어 작용하는 D나 C와는 달리 R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은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에서 다른 여러 기호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계된 채로 작용하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듯 Act-R과 Re-R을 구별하는 근거를 조작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어렵기에, 수학적 의미 형성 과정에 기여하는 R 유형의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두 범주가 아닌 하나의 범주로 설정하고자 하였다.

Fig 1.

Figure 1. The example of mutual involvement between gesture and diagram (Moon, 2020a, p.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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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Figure 2. The slice gesture that embodies the abstract concept of fractions (Edwards, 2009, p.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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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Figure 3. The slight movement of the body that tilts the diagram (Noh et al, 2021, p.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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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Figure 4. (a-b) The gesture-diagramming in dynamic geometry 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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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5.

Figure 5. The task applied in the paper and pens 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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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6.

Figure 6. The task applied in the technology 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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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7.

Figure 7. (a-b) Gesture-diagramming in the process of realization of possi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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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8.

Figure 8. Re-D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medium and distrib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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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9.

Figure 9. Re-D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average and distrib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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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0.

Figure 10. (a-b) Re-C and Act-C of S4 in the technology 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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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1.

Figure 11. (a-b) S1’s gesture-diagramming to reveal new strat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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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2.

Figure 12. Students who check their strategy in the TinkerPlots 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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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The categorization of gesture-diagramming in the process of meaning-making

현실화(Actualization)실재화(Realization)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의 상호 수반적 관계 양상직접적인 변형(Act-D)직접적인 변형(Re-D)
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Act-C)다이어그램 및 다이어그램의 요소를 따라 나타나는 움직임(Re-C)
다이어그램과 학습자의 공간적 위치 관계의 변화(R)

Table 2 The gesture-diagramming analysis framework

코드사례
Act-D학생이 종이 위에 문제의 조건에 맞는 여러 분포를 반복적으로 그리다,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감탄사와 함께 갑자기 새로운 언어적 습관과 신체적 행위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경우
Act-C한 학생이 공학 도구 프로그램의 화면 위에서 오른쪽 밑으로 나아가는 미세한 원형 제스처를 취한 이후, 그것을 보고 있던 다른 학생이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새로운 전략을 새로운 언어와 체계적인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통해 설명하는 경우
Re-D주어진 분포 그래프에서 중앙값을 감소시키면서 평균을 유지하려는 목표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면서, 그래프의 변량 14 부분을 위로 증가시키는 그래프를 종이에 그리는 경우
Re-C그래프의 변량 5 부분을 손으로 가리킨 뒤 3쪽으로 이동시키는 제스처를 취하며, 중앙값이 작아지도록 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 분포돼 있는 애들이 이쪽으로 옮겨져야 될 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경우
R한 학생이 과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오는 제스처-다이어그래밍을 수행한 이후, 다른 학생이 자신의 전략을 정교화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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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1 No.4 2021-11-30

pISSN 2288-7733
eISSN 2288-8357

Frequency : Quarterly